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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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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가는길을 밀림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풀이 쑥쑥 자라는 계절입니다. 뽑고 돌아서면 또 쑤~욱... 그나마 자주 다니는 길은 풀이 덜 자라는데 잘 안가는 곳은 금새 풀숲이 되어버립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정도로요. 친구사이도 그런 것 같더군요. 연락이 뜸해지면서 소식이 끊어지고...그러다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있는지 찾기도 어려워지는... 자꾸 풀을 뽑아 길을 만들듯 친구에게로 가는 길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때쓰고 있습니다. 보고싶다고. 외롭다고 친구와 통화하면 어찌 이곳에 한 번 안오는 것이냐고. 이곳이 그렇게 먼 곳이냐고... 다행이도 저의 이런 외침을 듣고 저희집에 친구들이 찾아왔습니다. 벌써 10년지기가 되어가고 있는 스리랑카 KOICA동기들. 내 좋은 친구들. 타국에서 만나 함께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
좋은 선물 고마워요 봉석씨~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제 동생이 태어나기 전이니 6살 이전입니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되어버렸지만, 제가 태어나 6살까지 살았던 그 집은 마당에 장독대도 있고, 예쁜 꽃밭도 있었습니다. 담장으로 나팔꽃이 있었던 기억도 나고요. 저희집 앞으로 커다란 소나무도 있었습니다. 제가 6살이 되던 해 지금 생각해 보면 저희는 강제이주되었던 것 같습니다. 강남 어느지역에 아파트입주권을 주고(지금이야 강남이 부자동네지면, 그 때만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제가 엄청 나이 든 사람같네요~^^;;;;) 집에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린밸트지역으로 지정이 되어서요. 제 어린 기억에도 사람들이 와서 빨리 이사나가라고 압박하고 저희 담을 부서버린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집을 무자비하게 부서버려 항아리..
마을길 따라 산책~ 하루시작은 작물 돌아보기입니다. 특히 요즘은 며칠 전 옮겨심은 고추들이 잘 적응하는지, 옆 줄에 넣은 참깨는 잘 자라는지 확인하는 거죠. 근데...벌써 진딧물이 찾아왔다고 하네요. ] 봉석씨가 콩밭 주변으로 물길을 정리하는 동안 저와 인태는 남은 토종고추모종을 이웃에게 나눠드리러 갑니다. 이젠 뭐든 다 자기가 하려고 하네요. 비가 온 뒤라 시야가 좋습니다. 싱싱한 기분도 좋아서인지 인태가 "밑으로????" 하며 마을길을 내려갑니다. 땅이 질퍽거려 일을 많이 할 수 없는 터라 저도 편안한 마음으로 인태를 따라나섭니다. 혼자 계속 아랫길로 향하는 인태를 다시 마을 회관으로 유도합니다. 그렇게 다시 집으로 가는 길 인태는 다시 꼬꼬삼촌만나러 가자고 하네요. 춘미 언니네서 차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서른 여덞. 사랑하는 두 남자와 함께. "오늘 뭐하고 싶어?" "오늘??? 뭐 특별히 하고싶은 건 없는데? "오늘 뭐 먹고싶어?" "글쎄...서울에서 맛있는거 먹어서 그런지 먹고싶은 것도 없네~" 5월9일. 제 생일입니다. 봉석씨는 뭔가를 해 주고 싶어하는 눈치인데 제가 뭐 특별한 반응이 없어 난감한가봅니다. 결혼기념일때도 그랬었는데... 전 기념일, 생일같은 날을 특별히 챙기는 것이 자꾸 어색해집니다. 또 제가 뭔가 해주는 것도 없이 받기만 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래도 뭔가 해주고 싶어하는 봉석씨 마음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결혼기념일에는 제가 좋은 크림스파게티를 봉석씨에게 만들어 달라고 했었죠. 오늘도 뭔가 말해야 할 것 같아 맛있는 케잌 먹고싶다고 했습니다. ㅋㅋ 생일파티를 하기 위해 오늘 할 일은 끝내야겠죠? 오늘 우리가 할 일은 땔감..
밥 한끼 같이 먹고싶어서. 그래서 더 좋은 가족 결혼 전에는 매 달 한 번 이상 가족모임을 했었다. 같이 영화보고 새롭게 찾아 낸 맛있는 식당가서 밥먹고... 어떤 날은 영화 예약시간 맞추느랴 대패삼겹살을 한 시간도 안돼서 먹기도 하고... 캘리포니아롤이 처음 유행할 때 그거 먹으러 갔다가 '뭔 김밥을 만원이냐 하냐?' 하며 부모님께 꾸지람을 듣기도 했었다. 액션영화볼 때는 엄마가 힘들어 하고 드라마장르를 볼 때는 아빠가 꾸벅꾸벅 그러다 가족 모두 웃고 울고 나왔던 영화는 "파송송~~~계란탁~~~~" 막내 진희가 먼저 결혼하고 그 다음 나랑 오빠가 결혼 한 후 결혼 전 만큼 가족이 모두 모여 같이 영화보고 밥먹는 건 어려워졌다. 특히 우리 가족이 장수로 이사온 뒤에는 더욱 더. 2월 설날 그리고 부모님 생신 이후로 다 같이 모여 밥을 먹지는 못했으니 ..
노동자의 날~ 하나짱이 장수 꼬농인태네집에 놀러왔습니다. 올해 저희집에 첫 손님이 왔습니다. 봉석씨랑 사회복지 정보원에서 자전거 타고 복지순례를 떠났었던 재호씨가 딸 하나를 데리고 오셨습니다. 하나는 인태보다 한 달 늦게 세상에 나왔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하나를 만나니 참 반갑더군요. 다만, 하나를 맞아할 준비를 미리 해 두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요. 동물을 좋아한다는 하나는 우리마을 닭이나 강아지에게 쉽게 다가가는 씩씩한 아이였습니다. 인태랑 놀다가 신경전이 일어나도 쿨하게 지나가고, 먹는것도 잘 먹고 잘 싸고~^^:;;; 하나엄마를 만나 어떻게 아이를 키웠는지 꼭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인태는 하나를 처음 만나서는 자기 장난감을 주지도 않고, 오히려 하나가 잡는 장난감을 빼앗으면서 경계를 하더군요. 같이 놀라고 이야기하는 엄마아빠에게 섭섭한 듯 울먹거..
봄날의 만남, 지난날의 추억 "산에갈래" "아 네 잠시만요." 서둘러 채비를하고 춘미농장 어처구니님과 맷돌언니를 따라 나섰습니다. 올해로 하늘소 마을로 이사온지 벌써 3년차입니다. 그런데 뒷 산은 처음이네요. ^^;;;;; 정비된 길이 아니라 인태가 걷기에는 조금 벅찹니다. 그래도 어른이 4이나 있으니 한번씩 돌아가며 안고 올라가봅니다. 거의 정상에 왔을까요? 어처구니 삼촌품에 안겨 올라온 인태가 어느 새 자리잡고 앉았네요. 너무 오랫만에 산길을 밟아봅니다. 특히 등산로가 아닌 길은 2007년 한국에 돌아와서 녹색연합에서 활동할 때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당시 울진숲길 기본노선 찾는다면서 활동가들과 등고선 지도들고 다녔었지요. 그러다가 맷돼지 울음소리에 식은땀 줄줄 흘리며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무실에 전화걸어 여행자보험 들어달라..
동남아시아 전문요리점 I'm Asia 태국 여행기를 정리하다보니 작년에 갔었던 식당이 생각나네요. 오랫동안 국내에 살고있는 이주민(이주여성, 외국인노동자 등)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다문화식당 I'm Asia. 카페분위기나 음식자체가 자극적인 전문식당과는 다르게 포근하고 풋풋했습니다. 식당이 대전에 있어 작정하고 찾아갔는데 그만 카메라를 안갖고 가는 바람에 식당과 음식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이구..아쉬워... 가격도 다른 외국음식점에 비해 훨씬 저렴했고요, 양도 많았어요. 맛도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담백했고요. 제가 가장 좋았던 것은 식당에서 일하는 분의 배려였는데요. 어린아이를 위해 준비해 준 그릇과 수저포크. 말없이 미소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참 좋았었습니다. 다른분들은 모르겠지만, 동남아시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