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봉석&희정/일상

좋은 선물 고마워요 봉석씨~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제 동생이 태어나기 전이니 6살 이전입니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되어버렸지만, 제가 태어나 6살까지 살았던 그 집은 마당에 장독대도 있고, 예쁜 꽃밭도 있었습니다. 담장으로 나팔꽃이 있었던 기억도 나고요. 저희집 앞으로 커다란 소나무도 있었습니다.

 

제가 6살이 되던 해

지금 생각해 보면 저희는 강제이주되었던 것 같습니다.

강남 어느지역에 아파트입주권을 주고(지금이야 강남이 부자동네지면, 그 때만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제가 엄청 나이 든 사람같네요~^^;;;;) 집에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린밸트지역으로 지정이 되어서요. 제 어린 기억에도 사람들이 와서 빨리 이사나가라고 압박하고 저희 담을 부서버린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집을 무자비하게 부서버려 항아리도 깨졌고요. 깨진항아리 앞에서 엄마가 철거하는 사람에게 항의하던 기억도 납니다. 그 집에 살 때만해도 동네에 언니 오빠들이 같이 놀고, 어른들도 자주만나면서 반장집 어르신을 큰 어른으로 모시면서 잘 따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강제이주를 당한 이후 그 때 같이 놀았던 언니오빠들을 다시 만나기는 어려웠습니다. 저희도 계속 같은 동네에 살았지만, 작은 방으로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기 시작했죠. 저희가 그 동네에 얼마나 오래 살았냐하면...저희 큰아버지가 본동초등학교 1회 졸업생이시고, 제가 40회졸업생 제 동생 그리고 제 조카까지 같은학교를 다녔으니까요. ^^;;;;;; 심지어 아빠는 한강에서 수영하고 놀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전 오래 전 그 집이 전 늘 그립습니다.

특히 엄마가 가꾸시던 그 작은 꽃밭이요.

 

결혼해서 우리 부부가 처음 장만한 우리집은 작고 소박하지만 제겐 엄청나게 좋은 집입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그 옛날 꽃밭을 만들 수 있는 집이니까요.

작년에는 인태가 너무 어려서 거의 할 수 없었는데, 올해는 인태랑 같이 시간은 오래걸리지만, 과감하게 집안에 여기저기 밭을 만들고 있습니다. 먹을거리의 자급자족을 위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꽃을 심을 수 있는 밭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요~

 

그리고 드디어 늘 마음속으로 그렸던 장미덩쿨아치를 만들었습니다.

제가요? 아뇨 제 신랑 봉석씨가요~

그리고 손님이 오실 때만 사용할 단호박과 수세미덩쿨 주차장도 만들었고요.

뚝딱뚝딱 혼자서 이리저리 계산하며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다리에서 떨어지기도 하면서....^^;;;;; 

 

장날 장계장에서 덩쿨장미묘목도 샀습니다. 행여 장미가 있는 곳에 환삼덩쿨도 들어올까봐 환삼덩쿨이 많이 자라는 수로도 청소도 하고요. 

 

     

아빠가 뚝딱뚝딱 만드니 인태도 자기 망치 들고와서 나무하나 들고 망치질을 하네요~ 윗집 형이 놀러왔는데도 말이죠~

 

 

 표정만 보면 집 몇 채 지은 사람같죠?

 

 

제게는 밭과 구조물들을 그리고 인태에게는 수납가능한 계단식 나무의자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시간은 걸렸지만,

봉석씨가 애를써서 만들어 준 것들 하나하나가 제겐 그 어떤 것들과 비교할 수 없는 평생을 간직하고 싶은 귀한 보석같습니다.

 

고마워요 봉석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