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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머컬쳐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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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밭만들어 김장채소 심었던 그 때 2014. 여름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학생들과 작업한 틀밭만들기. 비맞으며 작업한 지 이틀째. 아침에 만나니 밝은 표정을 각진 친구도 있고, 힘든 얼굴을 하고있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래서...서로의 에너지를 공유하자고 했다. 서로 손을 맞잡고 서로를 생각하고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모양을 만들면서 또 다른 지혜들이 필요했다. 오늘도 또 난 답을 주지 않고 아이디어만 줬다. 많이 힘들어 하는 친구들 옆에서 작업을 조금씩 도와줄 뿐 그들의 농장으로 만들어 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역시 똑똑하고 몸놀림이 빨랐다. 같이 주변을 탐색하며 틀을 만들 재료들을 찾아 나르고 고정하고 또 물길을 내며 밭에 흙을 채우고...... 함께 일을하기에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들을 보며 나는 연실 "Wonderful"을 외치..
2014 금산 별에별꼴 생태마을네트워크... 2014년 8월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 전환점의 중심에는... 품을 뜻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차돌같은 젊은 친구들이 있었다. 나는 꿈을 꾸기만 했는데 이 친구들은 그 꿈을 현실화해가고 있었다. 풀밭마녀 소란 꿈만꾸던 영국 토트네스지역에서 살며 공부하다 온 친구 한국에서 퍼머컬쳐 디자이너로 퍼머컬쳐학교도 여는 멋진친구. 덕분에 나도...이젠 퍼머컬쳐디자이너로 시작... 금산 별꼴에 있으면서 참 좋았던....풍광 메모 하나도 예쁘게 했던 그 순간들... 산골에 사는 아줌마가 소녀가 된듯 화환을 썼던 그 순간 인태를 예뻐해주던 예쁜친구들.... 그리고 풀들이 정말 맛있는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던 시간들... 1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만큼 인태쑝에게 신나는 시간을 선물해준 별에별꼴 친구들. ..
닭의장풀 8월 초, 막걸리 안주로 최고 멋들어진 풀이 있다면 바로 '닭의장풀'일 것이다. 밭이나 길가에 대나무처럼 생긴 풀이 자줏빛 꽃을 달고 있다. 닭장 아래에서도 잘 자랄 정도로 아무데서나 잘 자라 이름도 '닭의장풀'이다. '닭의 밑씻개'라고도 부르는데 잡초로 천시하는 이 풀을 당나라 시인 두보는 수반에 꽂아두고 '꽃을 피우는 대나무'라 하면서 감상했다고 한다. 줄기 마디와 잎이 대나무를 연상시키는 '닭의장풀'은 꽃의 모양이 벼슬을 단 닭의 머리를 닮았다. 꽃은 대부분 파란색이지만 더러 분홍 또는 흰색의 꽃잎을 가진 것도 있다. 닭의장풀은 보통 열을 내리는 데 쓴다. 신경통이 있을 때는 그늘에 말린 것을 물에 띄워서 그 물로 목욕을 했다. 열 내림약과 신경통 외에도 동의치료에서는 당뇨, 오줌 내는 약, 염증 ..
토끼풀 5월 1일은 유례야 어찌 되었든 많은 직장인들이 쉬는 노동절이다. 그 날 나는 연두농장 식구들과 삼삼오오 감자북을 주러 옥길동 밭에 갔다. 토끼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밭이다. 토끼풀을 요즘 아이들은 '클로버'라고 부른다. 토끼풀은 1907년경 사료로 이용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온 풀이다. 그 이전에는 한국에 없었던 귀화식물이다. '행운'을 준다는 네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풀밭을 뒤지던 사춘기 시절도 있었다. 어릴 적에 토끼풀로 목걸이와 팔찌, 반지를 만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다. 토끼풀 장신구는 어릴 적 여자아이들의 가장 화려한 소품에다가 남자아이들이 여자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예쁜 선물 중 하나였으니까. 연한 토끼풀을 한 잎 뜯어서 입에 가져가니 옆에 있..
환삼덩굴 같은 가시풀, 또 나왔네. 지금 잡아주지 않으면 작년 꼴 난다고." 지난해 여름, 풀베기를 잠시 소홀히 한 틈을 타 환삼덩굴이 무성하게 자라 콩 줄기를 칭칭 감아 버렸다. 콩밭이 아니라 아예 가시풀밭이 되었다. 콩을 살려보겠다고 일주일 동안 한여름 태양 볕에서 환삼덩굴을 베는데 콩줄기와 단단히 얽혀 있어 콩줄기까지 베기가 다반사였다. 더구나 제아무리 중무장을 하고 밭에 들어갔어도 가시에 살갗이 긁히는 바람에 '이런 고역이 따로 없구나' 싶어졌다. 가시에 긁힌 자국들은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어서야 사라지니, 농사꾼이라면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적군 반열에 환삼덩굴을 올려놓는 것도 당연하다. 환삼덩굴은 3월에 자줏빛 긴 떡잎을 올린다. 5월부터 모양을 갖추며 가장자리에서 본밭으로 향할 자세를 하다가, 잡초..
칡넝쿨 칡을 먹던 시절, 아이들 얼굴엔 종종 땟물이 흘렀다. 요즘 아이들처럼 하얗고 발그레한 그런 얼굴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칡을 잘근 잘근 껌처럼 씹다가 단 물이 다 빠지고 나면 퉤하고 뱉기 일쑤였다. 그때는 칡만큼 좋은 간식거리도 없었다. 어른들은 또 주독을 푸는 명약으로 칡을 먹었고,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곡물에 버금가는 구황식물로 찾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칡에 대한 관심은 점차 시들해졌다. 먹을 것도 많아졌고 간식거리도 많아졌으니까. 그러다가 수년 전, 칡즙과 칡술이 붐을 이루면서 칡은 다시 우리 앞에 등장했다. 칡은 이제 옛날 아이들이 껌처럼 즐기던 간식이 아니라 성인들의 점유물이 되었다. 예전에는 칡의 어린순으로 나물을 해 먹거나 쌀과 섞어 칡밥을 지어 먹었다. 칡뿌리는 굵어지면서..
쑥부쟁이 나는 이것들을 '들국화'라고 불렀다. 들에 피는 국화처럼 생겼으니까. 들에 피는 깨는 '들깨'라고 하고, 들에 피는 꽃은 '들꽃'이라고 한다. 촌에서 '들'이란 매일 오가며 보는 그런 곳이다. 들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들판'은 '귀한 장소나 귀한 것이 있는 곳'을 말하지 않는다. 대개 귀하지 않고 흔한 것, 깨질까 소중하게 다루지 않아도 되는 것들의 터전이다. '야생'이라는 단어의 '야(野)'가 곧 '들'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쑥부쟁이, 구절초, 벌개미취, 개망초, 산국, 감국을 통칭해서 '들국화'라고 불렀다. 국화처럼 생긴 것은 내 눈에 모두 들국화였던 셈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비슷하지 않다. 6월에 한창 피는 개망초는 계란처럼 생겼다고 해서 '계란꽃'이라 불렀지만 '식물도감'을 아무리 찾아보..
까마중 양파를 캐고 나서 배추가 들어가기 전까지, 7~8월의 밭은 잡초들의 잔치터다. 이런 잡초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7월에 한 번 정도 풀을 베어 밭에 두껍게 깔아주고, 8월 초순 또 자란 잡초를 베서 밭에 깔아준다. 며칠이 지나면 잡초줄기가 시들고 누렇게 되면서 마른다. 잡초를 베는 일은 고달프다. 그래서 진저리가 나고 적개심이 솟기도 한다. 하지만 밭에 자란 잡초를 베고 있자면 잡초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벼과 잡초 외에 다양한 잡초가 있기 때문이다. 감자밭이 끝나고 1차로 잡초를 제거하러 갔더니 명아주가 훌쩍 커 있다. 별꽃아재비도 지천이다. 가장자리에 있던 환삼덩굴이 밭으로 진입하기 시작한다.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은 환삼덩굴 사이로 뻗어 오른다. 돌콩과 얼치기완두, 그리고 그 사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