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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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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abc 오랫만에 돌아온 집은 거미들의 세상이었나봅니다. 방을 걸을때마다 느껴지는 거미줄. 서둘러 청소를 하고 우리를 우리의 돌봄이 필요한것들을 찾아봅니다. 그 중 제일 먼저 춘미언니가 잘 말려주신 고추와 하우스에서 잘 익은 고추들을 돌보기로 했습니다. 봉석씨가 고추를 따고 제가 마른 고추 꼭지를 따고. 인태도 고추꼭지를 따겠다고 저와 마주 앉습니다. 큰 장갑은 불편한지 맨손으로 하네요. 그러다가 갑자기" 엄마 abc"하며 고추를 보여줍니다. C모양으로 굽은 고추입니다. "정말 그렇네. C, chilli" 그러더니 다시 비슷하게 굽은 고추를 보여줍니다. "또 c네" "아니 아니. 이거." "아~~u. I love you u 의 u??" "응 유" ㅋ 인태에게는 영어도 놀이의 하나인 듯 합니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
인태소원 들어주기 매일매일 기차타고 싶다고 했는데 드디어 오늘타네요. "이게 기차야~~" "이거(의자) 버스랑 똑같아" "그렇네 똑같네~" 이런 ~~ 똑같다네요. 쩝 문득 예전에 남아공 여행갔을때가 떠오릅니다. 여행일정을 기획했던 친구가 어떠냐고 물었는데 제가 인태와 비슷한말을 했었죠. 이런 반응이 참 김빠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네요. 오늘 여행지는 온양온천에 있는 도솔부부한의원십니다. 늘 봉석씨와 함께 갔었는데 이제는 인태와 둘이 가네요. 어제 인태 피부에 오돌도돌한 것들이 올라와 밤새 가렵다고 힘들어 했습니다. 땀띠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정확히 알아야 할 것같아 여행하듯 가기로 했습니다. 새마을호 열차 9900원짜리 열차표를 끊었는데 빈자리가 많아 인태도 한자리 차지하네요^^.옆에 앉은 누나에게 과자도 선물받고~~ 처음 ..
인태랑 걸어서 터미널까지 오늘은 인태랑 둘이서 버스타고 서울가는 날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하우스문을 열고 작물들 돌아보고 인태를 깨웁니다. "인태야 일어나.서울가자!" "알았어." 서둘러야 합니다 8시50분 차를 타야하고, 그 차를 타려면 터미널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물론 춘미언니가 차를 테워주신다고는하지만, 전 우리기 할 수있는 만큼 노력해보고 안되면 그때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랫만에 마을길을 걸어내려옵니다. 인태도 신이난 듯 보입니다. "엄마 저기 짹짹이. 엄마 저기 구름." 전기줄에 앉아있는 새도 저 멀리 산을 감싸고 있는 구름도 참 멋스럽습니다. "엄마 이거 왜 심었어?" "먹으려고 심으셨겠지?? 깻잎이랑 콩이랑 고구마가 있네?" "엄마 무슨소리야??" "옆이 고속도로야. 자동차 달리는 소리야. 좀 시끄럽네..
우리 엄마도 그랬다고 하셨지 제 동생이 3~4살, 제가 9~10살때 엄마는 많이 아팠습니다. 늑막염이였던걸로 알고있는데, 당시 우리집은 병원에 갈 수 있는 형편은 아니였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성냥으로 불을 붙여 사용하는 석유곤로로 음식을 했어야 했고, 손세탁을 해야했습니다. 그 당시 제 기억속에 엄마는 늘 누워계셨고, 퇴근한 아빠가 밥을 해 주시고, 점심에는 오빠가 라면끓여주고 양말은 제가 빨았더랬죠. 엄마가 편찮으시니 집안일의 역할분담은 당연한 거였어요. 게다가 제 동생이 아직 어렸기 때문에... 이런 집안상황은 정확히 얼마나 진행됬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런 집안상황때문에 제가 학교에서 효녀상을 받았었네요. 즉, 선생님이 우리사정을 아실정도면, 짧은 기간은 아니였을 겁니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가 일어나셨네요. 엄마는 꿈..
아빠와 아들 저녁이면 아빠와 야구를 보던 인태는 공과 기다란 것만 보면 야구를 상상합니다. 아빠가 마신 막걸리병을 들고 아빠에게 갑니다. "아빠. 야구해요. 이렇게...이렇게" 자기가 표현하고 아빠에게 해 보라고 합니다. 인태가 공을 던지면 아빠가 치는... 아빠가 한 번 공을 치면 "꺄르르르르르"바닥을 구르면서 인태가 웃네요. 내일 아빠를 만나면...또 아빠랑 야구를 하자고 할까요???? 고작 며칠 떨어져 있었는데도...만나면 하고싶은 걸 자꾸 생각하게 하네요~ 히히히
딱딱해요, 말랑해요~ 저녁이 되면 분주해지는 가을입니다. 봉석씨가 없음을 적응하는 하루였기에 더 그랬나봅니다. 뭐든 자기가 하고싶어하는 인태에게 역할을 주면서 말린고추를 고릅니다. "인태야 이건 말랑말랑, 요건 딱딱한거야. 딱딱한건 봉투에 말랑한건 바닥에 놔야해." "말랑말랑??엄마 이건 딱딱해요??" 인태질문에 대답하다보니 점점 어두워집니다. 모기들이 덤비는지 인태는 손목을 긁기시작하고요. "인태야 안되겠다. 너 먼저 들어가. 엄마가 빨리 끝내고 들어갈께." "다 하고." "간지럽잖아. 긁으면 더 간지러우니까 긁지마!" 서둘러 고추를 정리하는데 인태가 절 부릅니다 "엄마, 반지" 동그랗게 말린 고추를 손가락에 끼고 인태가 활짝웃네요, 하하하 오늘도 경직된 저를 웃게하는 인태입니다.
땅콩수확ㅡ생땅콩 쪄서먹기 인태키를 훌쩍 넘겼던 땅콩잎들이 쓰러졌습니다. 잎도 거뭇거뭇해 지고요. 2포기 뽑아서 어떤가 봤는데 꽤 괜찮습니다. 이 땅콩은 오늘 저녁에 인태랑 쪄 먹어야 겠습니다. 쪄서 먹으면 밤처럼 고소한 맛이 납니다. 인태도 땅콩도 귀엽죠?? 땅콩을 잎에서 분리하고 하나하나 깝니다. 처음엔 안까려고 하더니 "인태야 놀자. 엄마랑 땅콩까면서 놀자!!" "놀자??그래!!" 일하자고 하면 도망가니 이제는 놀자고 해야합니다. 어린아이도 같은거라도 노는것과 일은 느낌부터 다른가봅니다. 결국 인태는 끝까지 땅콩을 다 깠습니다. 심지어 제가 "인태야 밥먹자!!"라고 해도 "다 하고!!" 하면서요.
가을이 찾아왔네요 오전기온 13도. 춥습니다. 왠지 가을이 아닌 겨울이 찾아온 것 같이 춥습니다. 가을옷을 꺼내야겠네요. 그리고 지난 달 미리 인태의 가을을 준비해 준 선영이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선영아 인태 예쁘지????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