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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인태랑 걸어서 터미널까지

오늘은 인태랑 둘이서 버스타고 서울가는 날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하우스문을 열고 작물들 돌아보고 인태를 깨웁니다.

"인태야 일어나.서울가자!"
"알았어."

서둘러야 합니다
8시50분 차를 타야하고, 그 차를 타려면 터미널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물론 춘미언니가 차를 테워주신다고는하지만, 전 우리기 할 수있는 만큼 노력해보고 안되면 그때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랫만에 마을길을 걸어내려옵니다.
인태도 신이난 듯 보입니다.

"엄마 저기 짹짹이. 엄마 저기 구름."
전기줄에 앉아있는 새도 저 멀리 산을 감싸고 있는 구름도 참 멋스럽습니다.




"엄마 이거 왜 심었어?"
"먹으려고 심으셨겠지?? 깻잎이랑 콩이랑 고구마가 있네?"

"엄마 무슨소리야??"
"옆이 고속도로야. 자동차 달리는 소리야. 좀 시끄럽네~~"

"엄마 물!!"
"어 저건 장계천이아."
"장계천? 놀아요?"
"아니. 지금은 버스타러 가는 길이잖아. 저기서 놀면 서울못가."
"서울못가? 서울가야지."
"그치? 아빠만나서 야구해야지?"

"엄마 저거."
"사과나무네!"
"사과나무?"

이것저것 둘러보느랴 인태는 바쁩니다.
근데 이제 반 왔는데 시간은 30분이 지났습니다. 마음이조급해지네요.

"인태야 달리자. 준비 땅!"



요녀석 열심히 달리더니 얼마못가서 힘들다네요.
이러다가는 첫차를 타기는 어려울것 같네요.
안되면 히치를 해야겠다 생각해서 도로로 나왔는데 차도 별로없고 지나는차는 순식간어 지나가 버리네요.

예전에는 시골길을 걷고있으면 차를 일부러 세우지 않아도 차를 세워 타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아이를 안고 걷는데 차를 세워주는 사람은 없네요.

ㅋ 이젠 정말 달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조용한 터미널 안을 헉헉거리며 들어가 표를 끊었습니다. 출발 3분 전이네요.
다행이 화장실도 다녀오고 인태랑 저랑 모두 무사하고 @.,@ ㅋ

히히 힘들긴 했지만 즐겁네요.
이럴려고 시골에 사는건데~~싶고요.
물론 4살 꼬마와 3km가 넘는 거리를 1시간에 가는 건 무리네요. 다음엔 2시간 전에 출발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