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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특별한 생일날

"생일 축하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봉석씨가 이야기합니다.

계속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어 기분이 좋아 미역국도 끓이고 콩나물잡채도 했습니다.

미역국은 싱겁고, 잡채는 짜고...제 입맛이 이상한지 아침밥상은 맛이 하나도 없었지만 나름 제가 만든 제 생일밥상입니다.

봉석씨는 며칠동안 아랫마을 하우스만드는 일을 하러 아침일찍 나가서 저녁에 들어옵니다.

생일이라고 특별한 뭔가를 할 수 있을꺼란 생각을 전혀 못하죠.

 

섭섭하냐구요?

전혀요. 왜냐하면...전 이미 엄청 큰 선물을 받았거든요. 신랑은 제가 꿈만꾸던 농장경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또 일년동안 노동력도 주고있거든요. 자기가 하고싶은 일도 있는데 저를 배려한 것들을 생각하면 제가 더 뭔가를 바랄 수 없는 상황이예요. 그래서 충분히 정말 아주 충분히 고마워하고있죠.

 

요 며칠 신랑이 다른일을 하고있어서 저와 인태가 작물을 돌보고 있습니다.

하우스문들을 다 열어주고 감자밭에는 비닐도 벗겨주고...

그런데 마을언니가 뭔가를 잔뜩 들고 마당으로 들어오시네요~

인태입을 옷가지들 그리고 균을 배양해서 만든 요플레~~~

욜~~ 오늘 내 생일인거 아셨나????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큰일을 쉽게 보지 못하는 저에게 요플레는 완전 좋은 선물이죠.

 

하하~ 저도 저에게 나름 선물을 주었습니다.

낮잠!! 지난밤 인태가 잠을 설치는 바람에 저도 잠을 못잤기에 피곤했는데...생일날이니 집안일이나 농장일을 뒤로미루고

저를 위한 시간을 줬습니다. 심지어 놀고있는 인태에게 "엄마는 좀 잘께. 너 놀아~"하고 잠을 잤으니까요. 하하 일어나보니 인태도 제 옆에서 자고있더라구요.

 

푹 쉬고 기분좋게 청소를 해볼까 하고있는데 마을 꼬마들이 찾아왔습니다.

"이모 오늘 생일이예요? 저희가 특별한 걸 준비했어요."하며 들어오길래...

 

"안돼~~ 오늘은...청소 안해서 지저분하단말야. 특별한거 없어도 돼 괜찮아~~"

"안돼요. 이모 그럼 우리 밖에서 기다릴께요."

 

요녀석들...끝까지 기다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들어와서 한쪽 방에서 놀라고 했더니 제가 청소하는 동안 인태도 봐준다고 하네요. 기특한녀석들...겸사겸사 빨래까지 다 끝냈는데...아이들이 케잌과 스파게티, 초콜렛, 스프 등 제가 먹고싶다고 한 것을 블럭으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만들어 놓고 생일축하노래도 불러주네요.

아닌 듯 하면서도 전 대부분 적정선을 그어두고 적정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녀석들은 제가 그어놓은 선을 넘어와 저를 감동시키기까지 합니다. 고맙게도...이렇게 가슴이 따뜻한 아이들이 어떻게 자랄지 기대되고 또 이 마음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도록 마을이모역할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녁이 되고 오늘도 고단한 몸으로 집에 온 봉석씨와 친환경인증에 필요한 토양도 떠오고 저녁밥도 해서 먹었습니다. 오늘은 마을 TF회의가 있어 회의갔다 거의 자정이 되어 돌아왔는데...쓰러져 자고있을 꺼라 생각했던 신랑이 저를 맞이하더군요. 들려주고 싶은게 있어서 기다렸다고...꽹~~한 눈을하고 뭔가를 틀어주는데... 

라디오 사연과 함께 노래신청을 했다네요.

 

사연도 짠~하고 노래도 짠~해서 눈물 주루룩....

하루종일 난 정말 특별한 사람이구나!!생각하게 하는 특별한 생일이었습니다.

아~패이스북을 통해 생일축하해 준 분들도 감사하구요

 

봉석씨가 올린 사연이예요. 녹음기로 녹음한건 용량조절을 못해 못올리겠네요. ㅋㅋ 블로그로 이런 자랑질을 제가 하다니...꿈만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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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동안 꿈음을 청취하면서
이렇게 사연을 올리는 것은 처음인 듯 싶습니다.

오늘은 아내의 36번째 생일이예요~
갓태어난 아들(인태)에게 자연이 주는 푸르름을 선물하고자
서울토박이인 저희가 이곳(전북 장수)으로 내려온지 1년이 넘었네요...

요즘 작게나마 농사를 짓으면서 하루하루 시행착오는 겪고있는데...
모진 제 성격때문에 아내의 실수를 그냥 넘어가지 않아
아내가 참~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옵니다.

아내를 참 많이 사랑하는데... 표현이 서툴러 아내에게
싫은 소리만 했네요~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아내에게 미안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희정씨~!
생일 축하해요~
당신이 이세상에 태어나
못난 저와 함께 살아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모진 제 성격때문에 눈물 흘린 날도 많았을텐데...
정말 미안하고... 당신에게 좋은 남편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할께요~
사랑해요~ 희정씨~

신청곡도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이런 노래도 있더군요~
'쿨-아내에게'
못난 남편이 아내에게 받치는 노래같아요~
마치 제 마음처럼요~

윤희씨... 그리고 작사님과 스텝여러분께 제 사연 채택을 꼭 부탁
드리겠습니다.

 


아내의 생일날... 생일선물도 못해주고... 오미자하우스설치 아르바이트를
나갔다가 올 수 밖에 없었던... 못난 제게 음악과 사연소개의 선물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매일 늦은 밤 좋은 음악과 사연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 아내에게 (김성수)
 
무엇하나 잘하는거 없는 나인대 그런 나를 믿고 와준 고마운 사람
 후회하고 있는건 아닌지.. 내가 싫어지는건 아닌지..
 난 꿈만 같은 사랑으로 행복하지만 그댄 웬지 힘들어 보여
 내사랑아 ...고마워요 나같은 놈이란 살아줘서
 내사랑아 ...사랑해요 이 마음 변치 않아요 ...
 나때문에..잠못자고 기다린 밤이 얼만지...
 잠 버릇이 고약해서 편히 못잤을 텐데...
 내사랑아 ...고마워요 나같은 놈이란 살아줘서
 내사랑아 ...사랑해요 이 마음 변치 않아요 ...
나 오늘도 좀 늦을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