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하면 마사지가 떠오를 만큼 태국마사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단순한 마사지가 아닌 태국의학을 기본으로 한 마사지이기 때문일 것 입니다. 또이오빠 고향집에 머무르는 동안 태국전통의학 의사인 누나와 함께 언니가 일하고 있는 의료원을 방문했습니다. 이 의료원은 천주교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서양의원과 전통의원이 같이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치료방법이 다르니 환자의 상황에 따라 양쪽을 오고갈 수 있는 거죠. 의원을 둘러보고 저희는 의원 한 쪽에서 언니의 지침하에 오빠집 갖고 온 다양한 약용작물로 약주머니(다양한 약용식물을 넣은 것으로 따뜻하게 만들어 통증부위를 찜질 할 수 있는 약주머니)를 만들었습니다.
약주머니에 들어가는 재료는 볶음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준비하는 것 처럼 모두 잘게 썰어야 합니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썰다보니 가끔 손톱이 잘리기도 하고(?!?!@.@) 손가락이 많이 아프기도 하더군요. 다 자른 재료들은 모두 모아서 잘 버무린 다음 천에 넣어 주머니를 만들었습니다. 모두 수작업입니다. 약주머니는 오늘처럼 생재료를 사용하기도 하고 말린재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생으로 만든 것은 꼭 냉동보관 해야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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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약주머니 만드는 체험을 한 우리 부부에게 의원에서 특별히 태국마사지를 해 주셨습니다. 치료사의 손 마사지 후 스팀 사우나실에서 약 15분동안 땀을 쫘~악 빼고 나와 차를 마시면서 여유를 찾습니다. 그 뒤 샤워를 하면 마사지가 모두 끝이나죠. 이렇게 풀코스로 마사지를 받고나니 스리랑카의 "아유로베딕"이 생각나네요. 아유로베딕은 식물오일을 활용한 스리랑카 전통 마사지치료입니다. 순서는 태국과 같은데 스리랑카에서는 향기로, 태국에서는 혈점으로 치료를 하네요.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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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일의 태국여행기간동안 우리는 마사지를 3번 받았습니다. 사실 전 매일매일 받고 싶을 만큼 지난 일년이 힘들었습니다. 다만, 제 몸을 다른사람이 만지기 싫어하는 인태때문에 3번의 마사지가 모두 힘들었습니다. 다행이 이곳에서는 제가 마사지를 받는 동안 의원에 계신 선생님들이 인태랑 놀아주셨습니다.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말이죠~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인태가 재밌게 하루를 보낸 의원은 어린아이가 편하게 만지고 올라탈 수 있는 동물 조형물도 있고, 두 돌이 안 된 아기가 혼자 돌아다녀도 될 만큼 주변이 안전하고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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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희가 태국전통의원을 방문해서 약주머니 만들기를 하고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또이오빠의 누나(이하 언니)덕분이었습니다. 우리가 또이오빠 고향집을 방문했을 때 언니는 어머니에게 약주머니로 찜질하면서 마사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언니는 어려서 부터 머리가 뛰어나 학교에서 늘 일등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태국 농촌에서 여자아이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는 어려웠다고 합니다. 때문에 언니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방콕에 나가서 일을 시작했다더군요. 그렇게 일해서 번 돈으로 언니는 오빠의 학비를 지원했고, 덕분에 2살 어린 오빠는 어렵지 않게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공부를 좋아하는 언니가 그리 쉽게 공부를 포기하지는 않았겠죠? 언니는 야학같은 곳을 다니면서 꾸준하게 공부해서 나중에는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마히돈"이라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교수가 되려고 할 때, 건강이 점점 안좋아지는 부모님의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동네 의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예전에는 부모님에게 일이 생기면 운전을 못하는 부모님을 태워 의원에 모시고 가기도 하고 했었는데, 지금은 동네에 돈있는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높은 담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게 높아진 담들이 사람들간의 소통을 막아버리고 이웃간에 돌봄도 점점 사라지게 한 거죠.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희 부부는 고민이 더 많아졌습니다. 저희도 고향 서울을 떠나 살고 있으니까요. 저희에게는 고작 3시간 거리라고 생각하는데, 부모님들에게는 참 멀게 느껴지시나 봅니다. 부모님은 멀게 느껴지는 것이 단순히 멀다!가 아니라 멀리있는 자식에게 부담주지 말아야 한다~!라고 느끼시고요. 저희가 시골로 이사 온 뒤 양가 부모님 모두 말을 아끼셨습니다. 당신들 이야기보다는 저희가 새로운 환경에서 잘 지내는지를 걱정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나름 부모님이 섭섭하시다고 느끼시지 않게, 우리는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려고 최대한 자주 찾아뵜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어디가 불편하시거나, 아프시거나 하는 이야기를 직접 해 주시지는 않으시네요. 심지어 친정엄마는 탈골된 고관절때문에 10년넘게 고생하시다가 허리에까지 무리가 와서 수술하시면서 간병할 사람이 마땅치 않았는데도 저에게는 아무 말씀 안하셨으니까요. 처음엔 섭섭하고 화가 나기도 했는데...자식미 멀리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낙담할까봐 그러셨다네요. 멀리 살게되니 하루가 다르게 약해지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오고, 우리 좋은 곳에서 산다고 이사왔는데, 마음은 편하지가 않네요. 또 제게 가장 큰 아픔으로 남아있는 사랑하는 큰 고모가 제가 스리랑카에서 2년 사는 동안 암으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고모도 먼 타국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자신때문에 제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면 안된다고 투병도, 죽음도 제게 알리지 말라고 하셨던 것도 자꾸 생각나고요. 처음엔 고모에게 내가 이정도밖에 안됐나 하며 섭섭하고 원망스러웠는데, 시간이 지나고 부모가 되어보니 고모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이런상황을 또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 여행에서 언니의 삶을 보며 저는 큰 감동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너무 당연한 것인데, 자주 잊어버리는 부모님의 소중함을요. 어린나이에 고생하며 힘겹게 공부하면서 얻은 유명대학의 정교수도 부모님위에 있을 수는 없겠죠. 시골 작은 의원 의사라도 부모님이 필요할 때 달려갈 수 있다면 그걸도 된거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