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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우리 엄마도 그랬다고 하셨지

제 동생이 3~4살, 제가 9~10살때 엄마는 많이 아팠습니다.

늑막염이였던걸로 알고있는데, 당시 우리집은 병원에 갈 수 있는 형편은 아니였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성냥으로 불을 붙여 사용하는 석유곤로로 음식을 했어야 했고, 손세탁을 해야했습니다. 그 당시 제 기억속에 엄마는 늘 누워계셨고, 퇴근한 아빠가 밥을 해 주시고, 점심에는 오빠가 라면끓여주고 양말은 제가 빨았더랬죠. 엄마가 편찮으시니 집안일의 역할분담은 당연한 거였어요. 게다가 제 동생이 아직 어렸기 때문에...

이런 집안상황은 정확히 얼마나 진행됬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런 집안상황때문에 제가 학교에서 효녀상을 받았었네요. 즉, 선생님이 우리사정을 아실정도면, 짧은 기간은 아니였을 겁니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가 일어나셨네요. 엄마는 꿈속에서 누군가 엄마몸속에 있는 고름을 빼 줬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동생이 아랫목에 묻어둔 밥통을 열어 주걱으로 밥을 떠 먹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기도를 하셨다고 합니다. "저 어린 것을 두고 어떻게 갑니까."하면서요.

인태를 키우면서 가끔 엄마의 기도가 제 기도가 될 때가 있습니다.

"힘내야겠네. 저녀석 굶기지는 말아야 하는데..."하면서요. ㅋㅋ 근데 인태는 아침에 눈뜨면 밥달라고 하고, 행여 제가 밥시간을 못맞추면 계속 따라다니면서 "엄마 밥..엄마 밥주세요. 엄마 배고파요."한답니다. 쩝...어느새 이녀석이 제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