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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고추

아낌없이 주고 간 고추나무

고추나무를 잘랐습니다.

녀석..눈물흘리네요.

 

 

따뜻한 나라에 있었다면 더 오래 살았을 텐데,

겨울이 있는 우리나라에 살면서 일년생이 되어버린 고추나무.

 

2월초부터 씨앗에서 싹트고 

진딧물과 개미들에게 시달리다

부쩍부쩍 자라면서 담배나방을 먹여살리기도 하고...

 

꽃을 피우고, 초록고추를 만들고 다시 빨갛게 물들인 녀석들을

우리에게 주었지요.

 

빨간 고추들은 태양의 따사로움속에 잘말라

우리나라 음식에 없어서는 안될 김치의 주 재료인 고추가루로 재 탄생했지요.

 

이제 겨울이 오면서 시들해진 고추나무들은 남아있는 모든 고추열매를 우리에게 주고

가지는 밭에서 썪으며 미생물에게 분해되어 흙이 되겠지요.

 

 

굵은 나뭇가지는 우리집 화목보일러에 들어가 집을 따뜻하게 해 줄껍니다.

 

 

그리고 잘 마른 씨앗은 내년 2월 다시 싹을 틔우겠죠.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마운 고추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