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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나라살이/태국이야기

쓰레기 없는 마을 baan Lao Yai

매번 쓰레기통에 눈이 갑니다.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넘처납니다. 

태국의 쓰레기처리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니, 태국정부도 늘어나는 쓰레기처리문제를 상당히 신경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또이 오빠와 함께 야소톤 도청에 지역의 쓰레기처리과정에 대해 알아보러 갔습니다. 


담당공무원이 쓰레기처리관련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kudchum군에 있는 쓰레기없는 마을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

kudchum군은 유기농업, 지역협동조합, 그리고 지역화폐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이미 잘 알려진 지역입니다. 

저희는 담당공무원과 kudchum군청에서 쓰레기처리를 관할하는 보건위생과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담당자는 이 지역 주민들이 처음부터 쓰레기처리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전합니다. 처음 중앙정부에서 쓰레기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말했을 때, 지역주민들은 공무원이 할 일을 왜 우리에게 미루냐고 했었답니다.  그래서 지역단체장과 지역병원 그리고 마을대표들이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쓰레기문제에 참여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를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가기위해 "건강한 삶"에 대해 홍보하고 그 중 하나로 쓰레기문제를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5년이 지난 2016년 2개의 마을이 쓰레기 없는 마을로 보고되었습니다. 발생하는 하루 쓰레기의 총양도 7톤에서 4톤으로 줄어들었고, 마을에 배포된 600개의 쓰레기통이 200개로 줄었다고 합니다. 


현장을 보고 싶어 우리는 마을로 향했습니다. 

마을 입구부터 다른 마을과 다릅니다. 





비치 된 쓰레기통은 물론 길거리에 쓰레기가 전혀 없습니다. 대신 집집마다 분리수거틀이 있었습니다. 모양도 다 다릅니다.


그 중 한 마을은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재활용쓰레기 은행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마을 모든 가구원이 조합원으로 등록했습니다. 은행의 초기 운영자금 1000밧을 마련할 때 까지 주민들은 자신들이 갖고있는 재활용쓰레기(병, 플라스틱, 종이 등)을 모았답니다. 그 후에는 일정금액을 받고 은행에서 주민들에게 쓰레기를 구입합니다. 




은행을 운영하던 초기에는 매주 은행을 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재활용쓰레기 조차 줄어들어 이제 2주에 한 번 연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날 봉사하는 주민들에게는 일정금액의 활동비도 지급한다고 합니다.  


수익을 어떻게 내고, 이 은행을 운영하는지 궁금해 졌습니다. 마을 재활용쓰레기 은행장님은 이렇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맥주병을 예로 들어, 주민들이 맥주병을 낱개로 은행에 팔면 병 1개에 2~3밧입니다. 그런데 병을 박스로 모아 수집상에게 팔면 병 1개 당 6밧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생긴 차액을 운영비로 사용하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용쓰레기 중 비닐쓰레기 처리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비닐이 더러울 경우 수집상이 가져가지 않으니까요. 지역정부와 논의 끝에 지방정부에서 비닐세척기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수집상에게 넘기는 가격보다 조금 저렴하게 지방정부에서 비닐을 구매해 세척하고 수집상에게 판매한다고 하더군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좋은 거버넌스의 사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7년 우리는 다시 도청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환하게 우리를 맞이한 담당자는 쓰레기 없는 마을이 3개의 마을로 늘어났다 전합니다. 쓰레기 없는 상태로 잘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늘어나고 있다니 참 반가우면서도 궁금한 것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2016년에 찾았던 마을 중 Lao Yai마을에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태국에는 자급자족경제이론이 있습니다. 자급자족하기 위한 방법과 더불어, 자신의 집이 배움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태국에는 자급자족경제이론이 있습니다. 자급자족하기 위한 방법과 더불어, 자신의 집이 배움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많은 협동을 한다고 합니다. 쓰레기처리를 예로 들면, 1)  회의를 할 때 조직에 쓰레기문제에 대한 고민을 제시, 2) 분리수거를 하는데 문제에 봉착하면 조직이 즉각적으로 개별통보,  3) 쓰레기문제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나 공동체에 가이드라인을 제안, 4) 이웃이 쓰레기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 5)이웃이 쓰레기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쓰레기를 줄이기위한 실천으로 가장 많이 실행한 것은 1)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분리, 2)자신의 쓰레기통은 각자 마련, 3) 공공장소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기, 4) 쓰레기는 매장, 5) 음식물쓰레기는 집안 가축이나 지렁이 먹이로 사용, 6) 마을 청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그 외에 쓰레기를 미생물퇴비로 만드는 것을 했다고 합니다. 


쓰레기 양을 줄이는데 얼마나 기여했는가라는 질문에는 플라스틱병이나, 유리병 그리고 낙엽 등의 쓰레기는 많이 줄였고, 플라스틱봉투나 깨끗한 음식의 재사용의 참여도 높았습니다.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주민들 스스로 쓰레기 없는 마을을 만들어 가면서 마을 주민들은 건강한 삶과 동시에 지역주변환경을 깨끗히하고 소득창출까지 했습니다. 자발적인 개인의 활동과 함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했던 마을 전체가 함께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거기에 지방정부와의 협력까지 더해져 더 좋은 성과들을 내고 있는 것이죠. 


물론 여전히 주민들은 시장가방을 사용하기 보다 비닐봉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대나무바구니처럼 생분해가능한 보관함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적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가야할 부분이 많지만, 쓰레기 대란에 많은 동식물들이 인간이 만들어 낸 쓰레기로 고통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렇게 살아가고 계신 분들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합니다.  더불어 이 분들에게서 배운 것들을  제가 있는 곳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