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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나라살이/태국이야기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태국 전통의학)

닝 언니가 일하고 있는 "태국전통의학"의원(Ban Se Song Health Center)에 실습생들이 온다고 합니다. 

이 실습생들은 약 3주간에 걸쳐 언니의 의원에서 실습을 합니다. 

학생들의 실습장소는 "도시, 변두리 그리고 시골"로 나누고 이 3지역에서 3주씩 생활하며 실습한다고 합니다. 

 

오늘하는 행사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Herbal Ball(마사지할 때 사용하는 허브주머니)"을 만들고, 스트레칭 등을 함께하며 지역주민들이 보다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자가치료하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행사입니다. 태국도 고혈압 환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당뇨환자는 적은 편이지만, 이런 질병들이 없는 태국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자며 지역 보건소장님의 말씀도 들었습니다. 


마을 강당? 에 주민들이 모여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도 함께 했습니다. 행사장 양 옆에는 Herbal Ball에 들어가는 약재들과 관련된 베너들이 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태국어를 잘 모르는 우리를 위해 학생들이 영어로 번역한 브로셔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실습생 건이 우리 옆에서 영어로 통역을 해 줍니다. 마을주민뿐 아니라 우리와 함께 하기위해 닝언니와 학생들이 많은 것을 준비했구나! 싶었습니다. 




학생들은 주민들과 함께 노래하고, 스트레칭을 함께 합니다. 

천천히 주민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합니다.



그리고 모둠별로 동그랗게 모여앉아 필요한 재료들을 썰고, 섞어 예쁜 Herbal Ball을 만듭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도 고사리같은 손으로 조물조물 잘도 만듭니다. 


Herbal Ball을 하나씩 다 만들어 갈 때쯤 주변정리를 하고 지역주민들이 지역재료들로 만든 식사를 나눠줍니다. 다 함께 모여앉아 식사하니 그 또한 행복합니다. 보통 이 지역분들은 마을행사가 있으면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해 함께 먹는다고 합니다. 


오늘의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면서 자리를 청소하기 시작했는데, 다른 한 쪽에서 다시 원 하나가 생겼습니다. 어머니들이 남아있는 재료들을 다시 썰고계십니다. 그 모습을 보며 "역시 어머니들 알뜰하셔~~"라고 이야기 하는데, 건이 이야기를 전합니다.  


어머니들이 남은 재료들을 의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재료준비를 해 주고 계신다고...

순간 지금 나의 생각이 부끄러웠습니다. 

중간중간 실습생 건과 이야기 한 내용들을 옮겨적어 봅니다. 


나  :  이런 활동은 왜 해요?

건  : 태국에서는 태국 국민들 모두 건강하기를 바래요.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지원하               는거죠.  


나  : 만일 태국 국민들이 스스로 건강한 삶을 산다면 학생과 같은 의사들이 많이 필요없어지지 않을까요?

건  : 국민들이 건강해 진다면야 그걸로 좋지요.  


나  : 태국 마사지숍의 마사지와 태국 전통의원의 마사지는 무엇이 달라요?

건 : 숍에서 하는 마사지는 마사지 하는 분들이 훈련을 받아요. 그리고 몸의 많은 부분들을 사용해 마사지를              해요. 이 마사지 방법들은 주로 지역사회를 통해 배워온 것들이죠. 의사들의 마사지는 왕실에서 내려온              전통으로 혈자리를 찾아 손으로만 마사지를 해요. 혈자리를 찾아 마사지를 하기 때문에 손으로만 해도              가능하죠. 

 

나  : 하긴 왕을 발로 밟거나 팔꿈치로 누르고 하면 큰일났었겠죠? ^^;;;;; 졸업하면 그 다음은 계획은 뭐예요?

건  : 엄마는 의원을 차리기를 바라는데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요. 특히 이렇            게 지역에 와서요. 가족들과 의논을 해야죠.  


나  : 진료를 좀 받고 싶은데요. 기침이 계속 나서요. 

건  : 진료는 받을 수 있고, 돈은 따로 받지 않아요. 다만, 원하신다면 지역의원에 기부를 하시면 되요. 



학생들은 의원에서 감기에 좋은 "허브스팀", 위를 위한 허브뜸 뜨는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배꼽 주변으로 수건을 동그랗게 말아 아쪽으로 오일을 발라주고 소금과 준비한 약재들을 배 위에 올려둡니다. 그 위로 젖은 수건을 올려 에탄올을 살짝 뿌려준 뒤 불을 붙이네요. 



감기에 걸렸을 때는 따뜻한 물에 허브약재들을 넣어 코로 흡입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오늘 학생들을 만나면서 사람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가 다른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이오빠는 이들의 태도에 의사로 당연히 갖춰야 하는 덕목이라고 합니다. 4년의 교육을 받으며 사람을 대하는 교육을 따로 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들이 만나게 될 환자는 정말 다양할 테니까요.  


또 하나 실습생들이 모두 여학생들이었는데, 혹시 이 분야는 여성이 주로 많이 종사하는지 물었습니다. 보통 남학생들은 공대를 선호하고, 전통의학은 여학생들이 선호한다고 하네요. 다만, 실습은 남, 여 따로 조를 구성해서 나가기에 오늘은 여학생들만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세대들을 바라보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과거 숲과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약용식물의 성장과 보관등을 배운 윗 세대들과는 달리 도시에서 자라며 포장된 약재로 공부한다는 한계였습니다. 때론 약용작물을 재배하고 관리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이 의사들보다 더 잘 아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요. 


특별했던 오늘을 마무리하며 안정된 직장을 위한 배움이 아닌, 건강한 사회를 향해 배우고 나아가는 태국 전통의학도들과 의사들을 더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