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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다시 겨울낭만을 찾기까지...

눈이  왔습니다.


눈을
보고, 만지고, 밟고...
예전에는 눈이 오면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습니다.
이곳 산동네로 이사오기 전까지...ㅠ.ㅠ

물론,
산동네 하늘소 마을이 주는 행복은 참 큽니다.
건강한 땅도 있고 또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터전인 스리랑카 캔디를 많이 닮았거든요.

다만, 그곳은 눈이 안왔고, 이곳은 눈이 오는 차이가 있다는 것.
눈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것

그럼...
집에서 따듯하게 지낼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하고
먹을 것을 비축해야 합니다.


저는 볕이 좋은 가을에 처음으로 선물받은 무와 무청을 말렸습니다.

눈이오면, 가스배달이 안돼니 여유분의 가스와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기 위한 땔감도 준비하고요.
저희가 살고있는 집은 가스와 화목보일러 두개의 보일러 시스템이 있는데
가스의 경우 난방으로 하루종일 사용하면 한통을 3~4일 사용합니다. 주방용으로는 3~4개월 사용하고요.
가격은 얼마 전 1천원이 내려 한통에 39,000원합니다. 만일 가스보일러만 사용할 경우 한 달에 대략 40만원을 사용하게됩니다.
화목보일러를 사용할 경우...한차(10톤기준)에 80만원인데 겨울을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약 4개월정도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비용면으로...많이 차의가 나죠?


문제는...화목보일러에 사용할 나무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수소문하다 장수산림조합에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담당자가 친절하게 잘 도와주셨는데...아쉬운 것은 나무를 파시는 분이 저희마을에 들어오는데 언덕이 있어 한차 가득 싣고 올라오실 수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비용은 한차비용을 받아야 하신다면서...ㅠ.ㅠ 그것도 이번만 갔다주신답니다. 가격이 안맞는다고...

이제...
구입한 나무를 엔진톱으로 잘라야 합니다.
그런데 엔진톱이 잘 안돼네요. 수리점에 맡겼는데 이곳에서는 못고치니 전주로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고치려 나가기도 어렵고해서...신랑은 자꾸만 꺼지는 엔진톱을 그냥 나무를 자르겠다고 합니다. 허나 자꾸 시동이 꺼지니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인태가 잠든 사이
하우스에 대파를 뽑으러 갔다가 마주한 신랑이 많이 힘들어보입니다.
수북히 싸인 나무를 보니 겨울 내 따뜻하겠다...싶으면서
저걸 언제 다 자를까...합니다.
나무를 마르기 전에 엔진톱으로 적당히 자른 뒤,
잘 말려 도끼로 땔감으로 사용하기 좋은 크기로 잘라야합니다.
ㅋㅋㅋㅋ
우리 신랑 허리휘는 소리가 벌써 들리는 듯 하네요.

그래도...
불을 지필때면
신랑은 고구마를 구워줍니다.


노력이 더해져서 그럴까요? 고구마는 정말 달고 맛나네요.

시골에 내려와 살면서
엄청난 양의 노동으로 지켜가고 있었는데...
신랑이 구워준 고구마가 다시 제게 낭만을 알려주네요.

겨울낭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