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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마을

펌]동네정치부터 바꾸자!

by 따루 다솜단미 2010. 6. 29.

주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를 실현하고 있는 마을이 있다. 마포구에 있는 성미산 마을이다. 성미산마을은 마을 만들기나 도시 공동체 운동의 모범으로 꼽히는 곳이다. 성미산 마을의 시작은 단순했다. 아이들이 잘 키우고 싶다는 몇 몇 마을 사람들이 ‘공동육아’를 시작했다. 아이들의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생협’을 만들고, 유기농 ‘반찬가게’와 ‘아이스크림 가게’도 만들었다. 그 아이들이 뛰어 놀던 성미산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그 싸움을 지속하기 위해 ‘마포연대’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공동육아를 마치고 학교를 가게 되자 대안 학교인 ‘성미산 학교’와 ‘공부방’을 만들었다. 마을의 규모가 커지자 소통을 위해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 ‘마포 FM'과 ’마을과 사람들‘이 만들어졌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차병원(카센터)’를 세우고 공동으로 차를 구매하여 ‘카 셰어링’을 하고 있다. 스스로 즐거워서 춤을 배우고(댄스 동아리), 마을 밴드(마포밴드)를 만들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 마을의 축제로 모아졌다.

 

성미산 밖의 사람들은 이 지역을 풀뿌리‘운동’의 모범이라고 하고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생활’이라고 한다. 성미산 사람들이 다른 지역과 다른 것은 생활에 필요한 것을 ‘협동’의 방식으로 풀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풀뿌리시민운동은 기존의 권력과 시장을 감시하는 대변형 운동에 의해 ‘대변’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주체’가 되어 새로운 ‘가치’와 ‘방식’으로 우리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운동이다.

 

마포구 성미산 마을이 풀뿌리운동의 모범이라면 경기도 과천은 풀뿌리운동에 기초한 생활정치의 싹을 틔운 곳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이라는 벽을 뚫고 마을후보인 서형원의원이 과천시의원에 당선되었다.

과천시는 90년대 초중반 지역운동 초기부터 생협이나 환경단체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나 주민들의 관계망이 꾸준히 발달해 온 지역이다. ‘동화 읽는 어른모임’, ‘과천환경운동연합’, ‘맑은내 사람들(맑은내 방과후 학교, 청소년 공간 굴다리)’, ‘푸른 내일을 여는 여성들(녹색가게 등 재활용 환경운동)’, ‘품앗이(지역화폐 공동체)’, ‘학교평화 만들기(학교폭력추방과 청소년인권)’, 한 살림 과천지부 등 3곳의 생협, 공동육아 등 부모협동보육시설 4곳. 대안학교 3곳, 공동육아 방과후 2곳, 초등학교 4곳 중 3개 운영위에 지속적으로 참여 등등이 서형원의원을 당선시킨 힘이다. 서형원의원은 자신의 지방정치활동을 ‘운동’이라고 이야기 하고 스스로를 마을의 풀뿌리운동의 ‘간사’라 한다.

 

마포구 성미산 마을과 경기도 과천시의 사례에서 보듯이 풀뿌리시민운동은 주민들의 욕구에 기초한 ‘지역현안(이슈)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삶의 공간)을 보존하고 가꾸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마을 만들기’로 나아간다. 이슈에 대한 대응과 마을 만들기로 조직화된 주민들은 이슈가 해결되어도 일상적인 ‘지역 권력에 대한 감시와 참여’를 통해 주민들의 요구를 관철시킨다. 정책결정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는 ‘지방정치에 대한 참여’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공부분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주민들의 욕구에 대해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 간다.

성미산마을과 과천시의 활동에는 ‘생활’과 ‘운동’과 ‘정치’의 경계가 없다. 주민의 욕구에 기초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생활인이 주체가가 되는 풀뿌리시민운동과 이에 기반한 생활정치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하나의 기획의 서로 다른 모습이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혹자는 반이명박전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연합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명박정부에 반대하던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던 보수정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자신이 정권을 잡겠다는 기획이지 주민을 지방정치의 주체로 세우겠다는 기획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기획이 아니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풀뿌리운동에 기반 한 새로운 정치기획이 필요한 이유이다.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리는 일들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담장허물기로 유명한 대구 삼덕동도 재개발의 광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재개발의 범위를 전체 면적의 4분의 1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0여년의 마을 만들기의 힘이었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막는 방법은 지금의 마을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재개발이 필요 없게 하는 것이다. 성미산에서의 ‘저탄소 마을 만들기’나 전북 부안의 ‘에너지 자립 마을’과 같이 기후변화의 문제도 얼마든지 지역에서 대안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혹자는 이러한 마을 단위의 운동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기존의 정치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가? 답은 ‘아니다’이다. 브라질 포루트알레그레시의 참여예산은 세계 100여개의 나라에 벤치마킹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마포구 성미산의 사례와 경기도 과천시의 실험과 도전이 마을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지금의 정치보다는 더 크다. 풀뿌리 생활정치가 희망이다. <내일신문 11월 18자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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