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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언니의 암 투병

말하자면 복잡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큰고모 식구들과 함께 살았다.
그래서 내게는 나이차이가 나는 큰오빠와 언니가 있다. 함께 살았기에 친척보다는 내 형제,자매다. 물론 20여년을 따로 살고있는 상황이지만, 나의 유아기, 성장기를 함께 해 준 큰오빠와 언니는 여전히 나의 가까운 형제다.
그리고 약 20년 전 날 미국에 불러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기도 했다. 그리고 10년 전부터 언니는 여성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했다. 나 또한 다른 나라에 살고있었기에 언니의 근황을 알 수 없었지만, 참 어려운 시간을 보냈었던 것 같다.
다행이도 요즘 언니는 또 다른 인생을 살고있다고 한다. 투병중에는 차를 타고 움직이는 것 조차 힘들었다던데...요즘은 내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을 통해 손주들과 같이 놀고 또 노인병리, 유아교육을 공부하며 즐겁게 사는 언니를 보니 좋다.

언니와 소식을 주고받는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언니가 작성한 투병노트를 봤다. 보고싶은 마음 그리운 마음에 언니의 글을 옮겨왔다. 투병당시 찍어 둔 언니의 사진한장과 함께...

다시 찻은병실....

의사의 지시대로 두간호사와 의사가 들어왔다

남편은 나의 코트를 손목에 두르고 반대편 의자에 가서 앉았다.

의사 선생님 께서  "이제 붕대를 풀겠어요."

간호원들이 의사를 도와 가슴을
갈비뼈가 으스러지도록 감았던 붕대를 풀기 시작했다

붕대가 드디어 서서히 내몸에서 떼어져 나가고있다....

가슴을 펴려는 순간 붕대로 가라고 있던 나의 가슴이 적나라게 아니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않고 풀어 헤쳐졌다 나의 가슴을 보는 순간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악~~~" 비명을 질렀다

 왼쪽가슴 밑 아니 겨드랑이 밑을더돌아 등부터 앞가슴 반쪽까지 공사현장에서 붐직한 그 굴근 스테이플러가 지퍼를 연상하듯가로로 가로질러있었다

 "아~~난 몰라~~~~ 왜이렇게 많이 짤렀어 아~~아~~~"

 연실 소리지르며 우는 나를 누구도 막지 않고 (막으려하지 안았다는 말이 더 맞는말이다 )가만히 두고 시선들은 다른곳을 응시하고들 있었다

 "여보~~~~나 어떠케~~~~"

 2~3분 가량이 흐른뒤 남편이 코트를 내 어깨에 걸치며 아무렇지도 않게

 "암이 다 없어졌데.....임파선 까지 퍼졌었는데 수술이 너무 잘됐데.....

 당신 성격에 성형수술하겠어? 이참에 당신 유방재건 수술에  성형수술 해봐...."

 날 달래려고 열심히 아무렇지도 안은척 계속 무어라 말을하고있다.

 더 이상 아무말도 안들린다....."

 정신이 들었을때는 이미 웃옷을 입고있었다

여전히 병실 침대에 걸처 앉은 자세에서 남편을 올려다봤다

정신이 없는 내 눈에도 남편의 눈동자는 빨개있었다

내가 츠근해 보였는지 두손으로 나의 어깨를 감싸고 있다

나의 눈은 남편을 쳐다보며 눈에서 눈물은 하염없이 계속흘러내린다.

우리둘이는 서로 얼굴만 처다보고 말이 없었다

 

남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연희야 밖에 나가봐 팔,다리 없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지.....

그 사람들 떳떳하고 당당하게 잘다녀......"

 

난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래..

분명히 무슨 뜻이 있을거야  내가 죽지않았고 제2의 인생을 살수있는기회야....

그래 앞으로 내인생은 덤이다

나의 긍적적인 성격도 한목했다

앞으로 내 인생은 내것이 아니다.

 

오늘 부터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면 화도 안나겠지?

오늘이 마지막이면 여행 갈까?

오늘이 마지막이면 못해 본것도 해야지

오늘이 마지막이면 더 행복하게

오늘이 마지막이면 더 베풀어야지....

그래 바로 이거야 베풀어야되

드디어 내가 하고싶고 나를 위해서 생각했던 생각들이 남을 위하고 남을 향해가는 것을 느꼈다

 

 "여보 힘네"

남편이 놀래는 기세가 역역했다 난 모르는척 애써 침착해지려고 힘썼다

 "여보 의사선생님이 다음 주부터 항암 치료하자는데 2주후면 머리가 빠진다고 머리먼저 자르고 가발도 사놓으라는데...."

"그래 머리자르러가자"

"가발은 어떤걸로 살까????"

"난 짧은 머리가 안 어울릴거 같은데...."

"내 얼굴이 너무커서...."

"당신 보기에도 내 얼굴이 커???"

남편은 기다렸다는듯이

"응"

하는바람에 우리는 둘이서 배꼽을 잡고 웃었다

가발쓰고 찍은사진이란다. 내가 원더걸스 복고풍같은데? 했더니...좋다고...^^:;;그렇게 봐줘서 고맙다고...ㅋㅋㅋ 암튼 언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