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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다시 설레임으로...

3.6.9.

아이가 태어나서 급성장하는 시기

장기 외국생활을 할 때 오게되는 어려운 시기

그리고...

나의 결혼생활에 찾아온 위기.

 

문득 열어본 오래된 사진속에서

신랑과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때만해도 우리가 결혼할 꺼란 생각은 전혀 안했었죠.

 

제게 그는 그저 성실하고 착한 동생이었고

사물놀이 공연을 인도하는 리더였고

내 일년 해외봉사단 선배였죠.

 

 봉석씨와 제가 함께 한 공연이네요. 자리도...바로 옆이었네요. 일주일동안 유숙소에서 같이 공연연습하고 먹고자고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 봉석씨가 귀국하기 전 설장고를 배워보고싶다고 다시 만났었지만...너무 어려워 포기했었죠.

 

 많이 흔들렸지만...공연끝나고 둘이찍은사진도 있었네요~ ㅋㅋ 있는지도 몰랐네요.

 

간혹 스리랑카이야기를 나누다 봉석씨 기억에 있는 제  이야기를 들어보면...

스리랑카에서도 제가 그다지 착하지는 않았었더군요.

제가 사는 지역에 놀러오면 밥도 해주고 잘해주겠다고 하고선

막상 놀러오니 일명 '멘탈'이라면서 밥은 커녕 우리집은 금남의 집이니 오지말라고 했다네요.

ㅋㅋㅋㅋㅋ

 

그런 저에게 1년 먼저 귀국해서 다음 해 제 생일때 선물을 보내줬더라구요.

커피, 오징어, 사탕들...

스리랑카에서 처음 받은 한국음식이었어요. 정말 감동했었죠. 

 

 

 임신, 육아 그리고 시골생활로 이어지면서 살림과 농사

모든것이 처음해 보는 것이어서

실수도 많이하고 그때마다 가슴조리고 소심해지고...

이런 나를 마냥 위로해주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신랑에게 바랬습니다.

한편으로 살도 안빠지고 자신감도 잃어가면서 제가 많이 위축되었었네요.

 

신랑이 없는 밤을 보내며

문득 들여다 본 사진속에서

우리가 코이카 단원으로 알고 지냈던 시간부터 쭈~욱 한결같은 신랑을 봅니다.

그리고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저도 마주합니다.

 

저는 신랑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변한 건 저였습니다.

우직하고 한결같은 그가 좋아 결혼했는데

어느 순간 맨날 똑같다고 나를 너무 몰라준다고 제가 실증났던거죠.

참 부끄럽고 신랑에게 많이 미안합니다.

 

다시 설레였던 그 때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신랑이 좋아했던 제 모습을 되찾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신랑이 집으로 돌아오면 꼬~옥 안아줘야겠습니다.

설레임을 가득 담아서.  

 

제가 스리랑카에서 가장 좋아했던 엘카두와에 있는 친구 BEN 가족의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제 선생님이 스리랑카를 방문하셨을 때 함께 갔었는데 그때 봉석씨가 있었네요. 유일하게 함께 간 스리랑카 여행지...ㅋㅋ 언젠가 꼭 한번 우리 둘의 여행으로 다시가고 싶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