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나무순이 올라옵니다.
쌉사름 한 맛과 향이 입맛을 돋굽니다.
엄나무가 자라기 전
이 자리에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이 집으로 이사 온 첫 봄에 제가 열심히 한 일이었죠.
그런데 꽃 밭을 만든 그 다음해,
또 그 다음해
해가 지날 수록 가시나무가 땅에서 올라오더군요.
처음엔 뭐지?
왜 여기서 나지? 했는데
딱 윗집 가시나무가 자라는 거리만큼 우리집에서도 자라네요.
이 나무 이름이 엄나무라는 것도
봄이 되면 엄나무 순이 나온다는 것도
그걸 데쳐서 먹고,
나무는 잘 말려 약으로 사용한다는 것도
그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만든 꽃밭이지만,
이제 더이상 꽃은 심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몇 해 전에 심었던 더덕과 참나물이 다른 풀들과 같이 자랍니다.
우리가 먹기 부족하지 않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