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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결혼

나 어때?

by 따루 다솜단미 2009. 4. 10.


결혼이란거 생각도 안하다가 이렇게 내가 만든 옷을 입고 결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

당신이랑 결혼을 준비하면서 우리 결혼식에는 한복을 입고 하기로 했잖아.
물론 그 한복에 대한 그림이 우리 둘이 달랐지만 말이지.

불필요하게 여러벌의 옷을 사지 말고,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자고 결정하고
신랑은 번번히 내가 고르는 옷을 보고
"이렇게 화려한 옷을 평소에 어떻게 입겠다는거야?" 라고 하면 나는 그 멋진 옷이 입고 싶어서 마구 우겼지. "입을꺼야. 왜 이옷을 평소에 못입는건데~~". "어휴~ 우리가 한복입기로 하면서 뭐라고 했는지 잊었어?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입자는 거였잖아. 그런데 이런옷을 언제 입을 수 있니?" 

당신말이 맞았는데...... 보면 볼 수록 난 화려한게 좋았어. 이미 밷은 말을 주어 담지도 못하고...
그러다 생활한복 카페에서 맘에 드는 옷을 봤지. 소박한 듯 하지만, 절묘하게 한복의 모습을 담고있는 그런 옷이었지. 

누가 만들어주길 바랐으나 내 대신 해 줄 수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우선 선생님 권유대로 시작하긴 했는데, 아마 내가 바느질 할 줄 알았다면 시작도 안했을꺼야.
처음으로 동대문에 천을 사러가보고, 재봉도구들을 사보고, 전기 재봉틀에 발장단을 맞춰가며 한땀한땀 바느질을 했지. 처음엔 혼자서 동대문 시장가는것도 힘들고, 재봉틀 연습하다 순간 "드르르륵~~~~"

내 옷 바느질 하면서, 신랑 옷 패턴그리고, 옷감사러다니고... 근무하랴, 한복배우러 다니랴...그래도 우리가 약속한 것을 지키고 싶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힘들다는 말도 못했어. 행여 포기하라고 할까봐. 양말하나 안꿰메는 네가 뭘 한다고 하냐고 할까봐. 그리도 우리가 생각한 것을 이야기 하고, 이야기 한 그대로 지키고 싶었어.

그렇게 3달이 지나고, 생활한복수업도 끝났는데...내 옷은 끝이 날 줄은 모르고...
흰색치마에 빨간 저고리가 안어울리는거 같기도하고... 그리다가 완성해서 입었을 때...거울을 보고 놀라
야근하고 퇴근하는  신랑에게 전화해서 엉엉 울었었지
"당신을 원망하는건 아냐. 근데 옷이 너무 안이쁘니까... 어떻게 ~~ 엉엉엉....내가 선택해서 한건데, 나도 이렇게 맘에 안들지는 몰랐어. 왜 옷을 만든다고 한거니...엉엉엉" 목놓아 울고있는 날 진정시키려고 한건지..."어디 한번 보자. 정말 맘에 안들면 그냥 사자."

신랑 손 꼭 잡고 눈물 훔치며 다시 복지관으로 옷을 갖고 갔지. 전날 상황설명을 해서, 선생님이도 단단히 준비해 오셨더라구. 만든 옷에 패치코트입고, 면사포를 쓰고, 허리에 리본만드니...신랑이 "이쁘네~" 하네...선생님도 흐뭇하게 웃으시고

그 말에 힘을 얻어 다시 광장시장으로 가서 면사포재료 사고, 양단천도 사고. 그리고 결혼식 날 옷과 함께 따뜻한 수산이 가져온 화관을 쓰고나니...

이 옷을 입고 이렇게 웃기까지 참 긴 여정이었다. 그래서 더 기쁜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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