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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결혼

색다른 결혼식 올린 김희정 녹색연합 간사 “금빛결혼 NO! 녹색잔치 열었죠”

결혼식 연재를 하면서 인터뷰 의뢰가 들어왔다. 흔쾌히 응했는데, 오늘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다소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 담겨 기자님께 기사내용에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서 메일로 보내드렸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인터뷰는 안하기로 결심했다. 우리가 오랜 시간동안 자연을 덜 헤치는 결혼식을 위해 수많은 노력과 고민을 했는데, 이 기사 내용만 보면, 아주 저렴한 결혼식을 한 결과만 보인다.
내가 인터뷰에 응했던 것은 나와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 것 뿐인데, 신랑과 나는 너무나도 마음이 많이 상했다. ㅠ.ㅠ 더 화가나는 것은 이 기사를 쓴 사람은 당사자인 우리가 이 글을 보고 기사를 수정을 요청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려달라고 부탁했음에도 안된다고 딱 잡아 땔 정도로 인터뷰에 응한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쿠키 사회] 처음엔 예물이 걸렸다. 지난해 몽골에서 본 금광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 채취 과정에서 사용된 유독성화학물질들은 금광 주변의 땅과 물을 심각하게 오염시킨다. 또 좁고 깊은 굴 속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어린 아이들을 인신매매하는 일조차 벌어진다. 다이아몬드도 마찬가지. 시댁에 예물을 받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다음엔 예복이 문제였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드레스, 한복, 정장 등을 다 갖추자니 부담스러웠다. 평소에는 입지도 않는 옷들이다. 과감하게 생활한복을 선택했다. 복지관에서 무료강습을 받으며 직접 옷을 만들었다. 좀 모자란 부분은 강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니 그럴듯한 드레스가 됐다. 단돈 20만원에 신랑 신부 예복이 해결됐다.

=> 넉넉하지 않아 드레스, 한복, 정장 등을 안 한 것이 아닙니다. 불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고 허례허식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요즘 다 패키지로 이뤄지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도 없는 것이 보통의 결혼식입니다만, 우린 불편을 좀 감수하고 우리가 직접 만든.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입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좋은 기회를 얻어 복지관에서 생활한복을 만들었습니다. 돈이 절약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만큼 시간 노력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지요.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이 되는 사회에서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하나하나 노력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스스로에게도 의미가 있기에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따지다 보니 ‘녹색결혼식’이 됐다. 청첩장은 재생용지를 썼고, 하객선물로는 천연염색한 손수건을 준비했다. 결혼식장은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가능해야 했으므로 도심에 위치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웨딩홀(서울 종로5가)로 잡았다. 그래도 불편한 마음은 다 가시지 않았다. 축의금의 1%를 떼어 숲조성기금으로 기부했다. 결혼식 탄소상쇄금이었다.

녹색연합에서 간사로 일하는 김희정(32)씨의 결혼식 이야기다. 김씨는 지난 2월 말 두 살 연하의 회사원과 결혼했다. 김씨는 자신의 특별한 결혼식 이야기를 월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연재하고 있다. 3월호부터 게재된 ‘녹색결혼도전기’가 그것이다. 김씨는 “정형화된 결혼식이 아니라서 어르신들이 어떻게 보실지 전날까지도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청첩장을 액자로 만들어 집에 걸어놓은 이가 있는가 하면, 생활한복 드레스를 자기 딸 결혼식에 빌려줄 수 있느냐는 이도 있었다. 결혼을 앞둔 주변 사람들의 문의도 많아졌다.

김씨가 녹색결혼식을 선택한 것은 환경에 대한 예민한 감각 때문이지만 경제적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시민단체 간사 수입으로는 평범한 결혼식조차 부담스럽다. 김씨는 “형식적인 것은 안 하는 대신 내용적으로 차별화된 결혼식을 선택했다”면서 “다행히 사람들은 우리의 결혼식을 초라함 대신 새로움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간사 수입으로 평범한 결혼식이 부담스럽다!! 그렇지 않습니다. 수입은 다른 분들보다 적을지라도 보통 사람들이 하는 결혼식 못하는 것이 아니고 부담도 없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이유라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다만, 관점이 자연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부담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하는 결혼식이라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또, 녹색결혼식을 우리가 하자고 한 것이 아닌, 그저 우린 서로가 하고 싶었던 모습의 결혼식을 부모님과 상의 끝에 만들었고, 주변에서 그렇게 불러주는 것뿐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습니다.

식사비를 제외한 결혼식 전체 비용은 200만원이 채 안 된다. 신랑 신부는 아낀 돈으로 양가 부모님께 옷 한 벌씩 해드렸다. 색다르면서도 친환경적인 결혼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김씨는 재생용지 청첩장을 권했다.

=>비용을 아껴 부모님께 옷 한 벌씩 해드렸던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번 돈으로 좋은 것을 드리고 싶었고, 의미가 담긴 것을 해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결혼식 비용을 아꼈다고 한다면, 우린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하게 뺐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200만원이 중요한 것이 아닌,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할지라도, 우린 자연을 조금이라도 생각을 했고 굳이 우리를 뽐내기 위해 한 것이 아니었고, 결혼식 안에 의미를 담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840쌍이 결혼하고 한 쌍이 평균 200장의 청첩장을 만든다고 할 때, 연간 1만3812그루의 나무가 청첩장을 위해서 베어지는 셈”이라며 “재생용지 청첩장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최근 배우 김혜수씨와 함께 재생용지 청첩장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