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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영화

거룩한 이별

혹시...러브레터 같은거야?
"오갱끼 데스까~"
"평점 9점이야~"

왠지 음악이 서정적이고 조용해서 이 영화를 볼지 말지 고민이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마음이 평안할 때만 일본영화를 본다. 심심할때는 드라마를 보기도 했지만...^^;;;;
오늘은...이 정도면 마음이 안정되어 있는 상태라 괜찮을 것 같다!

염습사!
난 나의 어린시절을 함께 했던 집안 어른 4분과 긴 이별을 했지만, 한번도 그분들이 돌아가신 이후의 모습을 본적이 없다. 왜? 누군가 내게 그랬다. 하관할때 모습이 너무 안좋아서 자꾸만 그 모습이 생각난다고. 그래서 나는 장례식 내내 환하게 웃고계시는 영정사진만 봤다.

일본의 장례모습은 좀 달라보였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돌아가신 분이 관에 들어가시기 전에 염습사가 와서 깨끗하게 몸을 닦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힌 다음 영정사진의 모습대로 환하게 화장을 한다. 돌아가신 분이 참...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염습사는 가족들에게나 돌아가신분께 깍듯이 인사를 하고 돌아가신 분이라도 몸이 노출시키지 않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원래 첼로리스트였다. 어린시절부터 첼로연주를 했고, 이번에 큰맘먹고 1억 8천이나 하는 고가의 첼로도 구입했다. 그러나...그는 곧 마지막 연주를 하고 고가의 첼로를 중고가게에 넘기게된다.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작은 시골동네로 돌아온다.

조금 으아했다. 대체적으로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그 물에서 떠나려 하지 않고, 손이 곱기 때문에 험한일은 하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었다. 물론, 영화 중간중간 어린시절 그가 사용했던 어린이용첼로로 연주하는 모습이 나온다. 참 진지한 모습으로. 하지만, 염습사는 돌아가신 분이라면 누구나 만나 깨끗하게 씻겨드려야 하기에 손이 고을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물론 그가 염습사가 되기 위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직감이 뛰어난 사장님에게 딱 걸린 것이다. 사실 그는 영화 내내 그다지 말을 많이 안했다. 심지어 염습사가 된 그를 그의 부인이 떠나가는 그 순간에도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염습사라는 직업을 이번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되었고, 그의 손길 하나하나는 참 거룩해 보였다. 가족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가족을 위해, 떠나는 사람을 가장 아름답게 장식해주는 스타일리스트?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으~ 나의 언어적 한계란...
그러나 일본에서 염습사는 천한직업인 것 같다. 남자주인공은 자신의 직업을 아내에게 숨기고 있었고, 그 아내는 남편의 직업을 알았을 때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냐? 아이가 이지매를 당할 수도 있다. 하면서 그를 떠나기 까지 했으니...

하지만,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그리고 그 작은 동네에 사람들이 찾은 목욕탕을 운영하시던 주인아주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길을 준비하는 염습사 남편, 친구의 모습을 보며 그를 비난하던 사람들은 마음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린시절 그에게 큰 상처를 남겨줬던 바람난 아버지를 만나면서 남자 주인공은 자신이 염습사인것이 자랑스럽지 않았을까 싶다. 어린시절 돌을 건네며 자신의 마음을 건넸던 아버지.
어린시절 아버지가 그에게 줬던 돌은 투박하고 큰 돌. 그는 그것을 자신의 첼로안에 넣어두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줬던 작고 예쁜 돌을 돌아가신 아버지의 꼭 쥐어진 손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 때 주루룩 떨어지는 알 수 없는 눈물. 용서라는 단어도 필요없다. 그냥 그 마음이 그리움이 영화속 주인공뿐 아니라 영화 밖 내게도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언어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돌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했다고 한다. 마음이 편안하면 부드러운 돌을,무슨 일이 있으면 울퉁불퉁한 돌을 주는 것이다.돌을 받은 사람은 부드러운 돌이면 안심하고, 거친 돌이면 걱정을 했다고_

그런 그리움을 안고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만남과 헤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