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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2014 무지하게 아팠던 인태쑝

오늘따라 네 모습이 눈부시다 인태야.

네가 살아갈 이 사회가
정의롭고 아름답고
서로의 상황을 공감하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또 지구생태가 건강하면 좋겠는데 말이다...

 

 

 

 

지난달 열이 펄펄끓었던 인태. 해열제를 먹고 땀 비오듯 흘리며 열내리는 모습에 난 해열제 역할에 충격을 받았었다.

어제 체온계가 없는 원주에서 다시 펄펄 끓어오르는 인태를 간호하며 알게된건... . 족욕이 확실히 땀내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

장수 우리 윗집 진영언니가 가르쳐준 방법인데....아이의 상체는 이불로 둘둘말아주고 발에서 무릎정도까지 따끈한 물에 담가주면 약 10분뒤부터 땀을내며 열을 내린다고 했다. 아주 정확하게 내가 하지 못한부분도 있어 빠른 시간안에 땀을 내게한건 아니었지만 지난밤 열을 내리게 하고 또 오늘도 열이올랐다가 족욕하면서 열 내리는걸 보면서 또 하나를 배웠다.

...

지금 인태는 평소때처럼 머리에 땀내며 자는 중.

인태는 따뜻한물에 발담그고 있는게 좋았는지 계속계속 족욕해달라고 한다!!
휴~~~ 오늘은 푹 잘 수 있겠지?? 

 

내 생활 많은 부분을 인태가 차지하면서 순간순간 "내가 미쳤나?"싶을때가 있다. 아이한테 화내고, 삐지고 말도안돼는 소리들을 하는 등. 오늘도 약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약먹기를 강요하는 날 보면서... 참...어처구니 없었다.

인태가 먹는 약은 한의사 유경이가 보내주는거라 물에 타서 줘도 쓰긴 쓰다. 그러니 당연히 먹기 싫겠지...나도 한양방냄새만 나도 도망가고 싶었던 때까 있었는데...

이런 당연한 생각들이 자꾸 시간에 쫒기면서 잊어버리게 된다. 그리고는 단순히 지금 내가 해야하는 거에 반항을 하거나 말을 안들으면 화를내는 어리석은 행동들이 먼저나올 뿐. 마치 지금 내가 미워하고있는 정부의 수장들처럼...이런 괴물같은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인태를 보며 잠시 눈을 감았다.

...

현재의 내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를 보았다. 또 인태가 어렸을때는 마치 인태때문에 내가 무능력해 진 것처럼 괴로워 했던 나를 보았다. 인태가 내게서 독립할 수 있을 때 까지는 요녀석이 내 삶의 가장 우선순위에 있다는 것을 다시 각인시켰다.

눈을 뜨니 슬픈얼굴의 인태가 보인다.

"인태 이리와봐. 엄마 안아줘! 엄마가 괴물로 변해서 무서웠지?"
"네. 너무 속상했어요."

훌쩍거리며 말하는 이 아이가 참 안쓰럽다. 못난 엄마 만나 이게 무슨 고생이냐...싶은 것이...ㅠ.ㅠ

"미안해. 엄마가 정말정말 미안해. 근데 약은 먹어야해. 엄마도 너한테 약주는거 너무너무 싫은데...이거 안먹어서 인태가 아프면 인태랑 놀러갈 수도 없고 친구들 만날 수도 없잖아. 이거 먹고 빨리 나아서 우리 신나게 놀자. 그럴 수 있어"
"엄마...엄마도 먹어봐요."

내게 맛을 보게한 뒤 자기도 먹으면서 "맛있어요."라고 말한다. 마치...체면을 걸듯. 상처주지 않고도 싫어하는 것을 하게 할 수 있는데...

난 좀 더 성숙해 져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