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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16개월 인태는 동네 누나 형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해요~

드디어 인태가 혼자서 일어서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습니다.  일어서기위해 준비행동인 "영~차"를 한 뒤 거의 2달만입니다.

서울에 있던 두달동안 인태는 나름 행복하면서도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걷는것이 늦어진 것 같습니다.

잠시 특별했던 인태의 어려움을 공유하면...

엄마가 아파서 같이아프고, 또 엄마를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빼앗겨 맘아프고...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간혹 옆에있는 아이에게 맞거나 갖고있던 것을 빼앗기고... 또 엄마등에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네요. 그래서인지 인태는 국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행여 누가 국자를 빼앗으면 엄청나게 울었습니다. 잡은 국자는 잠이 들 때까지 절대로 내려놓지 않았고요. 국자를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 잡고있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일부처럼 손에서 떨어져있는 것이 어색해하는 듯 싶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잡고만 있더라고요.

왜 인태는 국자에 집착하는 것일까? 여러방향으로 관찰하고, 분석해보았습니다. 육아관련서적도 찾아보고 우리 주치의 유경이와도 의논해보고요. 인태가 국자에 집착하는 것은 "불안"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마음이 편안해지면 자연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3월부터는 제가 다른 일을 하지않고 인태와 충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3월이 끝나가는 지금도 인태는 여전히 국자를 좋아하고 잡고 있으려고합니다. 하지만 국자가 아닌 다른 것들에도 관심을 갖고 심지어 국자를 놓고 놀기도 합니다. 외출할 때는 빈손으로 나가고요.

오랫동안 떠났던 장수 우리집도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엉엉 울고 밤에 잠도 잘 못 자더니 2주차인 지금은 혼자서 다른방에서 놀기도 하고 밤에 잠도 잘 잡니다. 제가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게요~헤헤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인태를 보면서 아이가 자라는데 부모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되었습니다. 또 법률스님의 말씀처럼 만 3세까지는 꼭 엄마가 아이를 키워야한다는 말이 공감되었습니다. 인태에게 많이 미안하고 또 고맙고 그렇습니다.

요즘 인태는 세식구가 함께있을 때면 저보다는 아빠옆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빠가 먹는거 따라먹고, 아빠랑 놀고 아빠가 보는거 따라보고...혹시 섭섭하냐구요???오~노...감사할따름이죠^^

 

가만보면 인태는 혼자서 연습을 많이 하나봅니다. 이날도 저는 설거지를 봉석씨는 문을 수리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여~어엉 아후" 하는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인태가 엉덩이를 하늘로 올리고 일어서고 있더군요. 그러다 넘어지고 다시 엉덩이 하늘하며 일어나고. 제가 인태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니 인태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 빙그래~멋적은 미소를 짓더군요 혼자서 걸을때는 손을 앞으로 올리고 걷더군요. 넘어질 때 바로 손을 앞으로 쭉 뻗어 바닥을 짚을 수 있도록 말이죠.

 

이것도 아빠 따라하기일까요? 저희가 시사IN을 2년째 구독하고 있는데요, 종이가 얋아 인태가 찢고놀기 딱 좋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은 인태손에 안들어가게 애썼는데...요녀석이 언제 인태손에 간 것일까요??? 또 언제부터 인태는 이 책을 열심히 보게 된 것일까요? 제가 사진기를 찾아 이 모습을 찍기까지 한참동안 책장을 넘겨가며 책을 보더군요. 혹시...인태도 총선준비를 하는것일까요???

인태가 좋아하는 동찬이의 큰 누~나가 집에 놀러왔습니다. 가끔 마을 누나들이 집에 놀러와 인태랑 놀고 인태장난감갖고 놀고 하는데요...인태는 누나들만보면 손을 들고 환호합니다. 시간이 되서 누나들이 돌아가면 문을 두드리며 아쉬워하고요~~

쌍둥이 윤희윤여와 솔나리는 놀던 장난감을 제자리에 정리하기 바쁘니다. 저희집을 나서기 전 갖고놀았던 장난감은 모두 제자리에 두고 갑니다. ㅋㅋ 인태랑 놀아주고 치워주기까지 하니 제겐 너무 고마운 녀석들입니다.

 

16개월된 인태는 키가 76센치미터, 몸무게가 11킬로그램을 넘습니다. 특정단어에 반응하고("사랑해~"하면 두 팔을 머리로 올리고, "콧구멍"하면 손가락을 콧구멍에 넣는 등~) 저희가 하는대로 따라합니다. "빠이빠이~"하면 손을 흔들고, 인사하라고 하면 고개숙여 인사도 하죠. 자기 의사표현도 더 확실해 졌습니다. 우는 소리가 달라진 거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못하게 하거나 빼앗거나하면 바닥에 고개를 숙이며 통곡을 합니다. 또 인태가 잘못해서 제가 두손을 꼭 잡고 훈육을 할 때면 인태는 제눈을 회피하기도 합니다. 마치 자기잘못을 알면서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처럼말이죠. 가끔 제가 하지 말라고 한 것은 하기 전에 제 눈치를 살피기도 하고요. 배가고플 때는 밥을 찾고요. 벌써 단맛을 알아 달달한 과자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방안에 있는 것 보다는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고 동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두팔을 흔들며 신나해합니다.

인태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자꾸만 자꾸만 인태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아깝고 또 아깝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태도 저보다는 제 또래들이랑 노는 것을 좋아할테니까요~ 더 자라면 더 넓은 세상을 보기위해 떠날테지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말이죠. 그럼 저도 제 부모님들처럼 쿨~하게 보내줘야겠죠? 하하 그래서 제 품에 있을때 제 맘대로 안아주고 뽀뽀하고 실컷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