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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험난했던 인태의 11개월이 끝났습니다.

이제 정확히 만 12개월이네요.
인태의 11개월은 정말 험난했습니다.

11월 초 장수 하늘소 마을로 올라오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랫집이 더 많이 보이네요. 저희집은 차 뒤로 보이는 초록색지붕집입니다. 빨간머리 앤이 살았던 집도 초록색지붕이었다던데...^^;;;


서울에 있는 짐을 빼느랴, 장계 셋방에 있던 짐을 빼느랴 계속되는 이삿짐싸기와 또 풀고 정리하기.
더불어 하우스에 마늘과 양파를 심느랴 정말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 잡고 일어서고 또 걸어다니고 싶은 인태에게 쌓여있는 살림살이들이 흥미로운 장난감이었나봅니다.
그만...바닥에 내려놓은 압력솥을 인태가 건드려 순간 압력솥의 증기로 손가락 사이사이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화상치료때문에 손에 칭칭붕대를 감고 양말을 입혔더니...손가락이 없어 잡고 일어설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늘 하던 잡고 일어서기를 안할 인태가 아니지요.
첫재날은 손가락이 없어 자기 맘대로 안되는 것을 괴로워하더니 두째날이 되면서 비틀거리며 잡고 일어서더군요. 하지만 역시 손가락이 없으니 불안합니다. 그러다 결국 넘어지면서 싱크대 손잡이에 얼굴을 긁혔습니다.
어이쿠....

화상에 이어 얼굴에 상처까지 생기니 저의 가슴은 찢어질 것 같습니다.


19일 인태 서포터즈 창단식을 서울에서 잘 마치고 장수로 돌아와 하우스에 심을 마지막 양파모종을 옮겨오는데,
인태를 돌보고 있던 봉석씨가 저를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더군요.
무슨일이가 싶어 집안에 뛰어들어갔더니...
인태가 울면서 저에게 오는데 눈옆에 빨갛게 상처가 보입니다.
똥도싸고, 먹을것도 먹으면서 아빠랑 잘 놀다가 2시간이 다 되도록 안들어오는 엄마찾으며 문에 서 있다가 그만 넘어지면서 상처가 난 것입니다.
이번에는 봉석씨가 인태 상처를 보며 자기잘못이라며 괴로워합니다.
상처는 소독하고 약 발라주면 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목욕을 시키다가 인태 몸을 보니 피부에 아토피같은 것이 보입니다.
아니...이게 무슨일이가 싶어 또 가슴이 벌렁벌렁
우리가 요즘 아무거나 막 먹여서 그런가? 과자를 먹여서 그런가? 화상치료 받으면서 먹었던 항생제가 문제인가????하며 또 다시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한의원에 가서 인태의 피부를 보여주니...지루성피부염이라고 합니다.
곰팡이는 어디에나 있는거라서 너무 염려하지 말라고 합니다.
지루성피부염은 피부에 빨간 원모양이 생겼다가 그 원의 가운데부터 새살이 나면서 자연적으로 치료된다고 합니다.
너무 자주 목욕시키지 말고, 자운고 발라주라고 합니다.

짐싸고, 풀고, 마늘심고, 양파심고, 똥치우고, 정리하고
이런저런 인태의 상처를 치료하다보니 어느새 12월이 되었습니다.
휴...
이제..큰일은 지나갔으니, 인태랑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빨래를 탁탁 털어서 건조대에 너는 저를 보고, 인태가 바닥에 있는 빨래를 집어 흔들흔들 털고 줍니다.

모자쓰는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ㅋㅋㅋ 이곳은 너무추워 밖에 나갈때 모자를 씌웠더니...이제 모자를 쓰면 밖에 나가는 줄 알고 좋아합니다.

 


저희집 쪽마루입니다. 유모차를 내리는 동안 꼼작하지 말라고 하면 요롷게 앉아있습니다. 그러다 저를 보고 저렇게 미소를 짓는데...이제는 표정하나하나까지도 따라합니다. 다채로워지는 인태의 표정이 신기할 뿐입니다.

 


요즘에는 유난히 걸레질을 잘 합니다. 저렇게 기어다니면서 걸레질을 하는것을 보면...고맙기도 하고...상을 펴면 행주질까지 하니...^^;;;;

 

요즘 자주보는 인태의 표정입니다. 요롷게 제앞에 서서 뭐라고 웅얼웅얼거리죠.


밖에 나가는 이야기를 하면 어느새 문 앞에 서 있고, 야단치면 자기도 호통치기도 합니다.
자기물건에 대한 인식도 분명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다른사람이 만지면 어느새 달려가 장난감 사수를 하기도 하고, 다른 아기가 제게 기대어 있으면 달려와 손을 치우기도 합니다.
책을 혼자 넘겨보기도 하고...제가 화낼때 소리, 웃을때 소리, 양치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다 따라하는 따라쟁이 인태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