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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감자

특별한 감자심기

매일매일 기상청에서 날씨예보를 봤습니다.

드디어 오늘부터 영상기온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물론 또 꽃샘추위가 오겠지만요.

 

올해는 비닐하우스에서 감자를 키우는 만큼 노지보다 조금 일찍 감자를 심습니다.

작년에는 봉석씨와 2인1조로 심었는데, 올해는 인태와 제가 함께해야합니다.

 

감자파종기를 경제사업장에서 구입했습니다.

인태는 파종기가 신기한지 이리저리 살펴보고 또 사용해봅니다. 

 

감자밭에 도착하니 파종기를 들고오는게 힘들었는지 제가 넘겨주네요.

 

 

준비한 씨감자를 파종기로 구멍을 뚫어 넣어줍니다.

구멍을 뚫는 것은 제가하고 인태가 씨감자를 넣습니다.

한 고랑에 지그재그로 심는데, 약 10M정도 파종한 뒤 인태는 슬그머니 자리를 떴습니다.

 

 

도망갈 줄 알았는데, 다행이도 옆에 난 풀을 뽑네요. 총 4고랑을 심고, 흙을 덮어주고 물을 주는 것 까지 끝내야 하기때문에 제 맘은 참 급합니다. 최대한 빨리 손을 놀려보지요. 정신없이 감자를 심고있는데 인태가 "엄마 나와. 나와요..."합니다. 얼굴이 상기된 걸보니 덥나봅니다. "엄마 물. 엄마 즈우스" 이제 두고랑 끝냈는데...인태도 더든 저를 기다릴 수 없을 것 같네요. 급한마음을 잠시 내려놓기로 하고 인태를 데리고 하우스에서 나왔습니다.

 

 

요녀석. 밖으로 나오고나니 놀고싶은 마음이 발동하나봅니다. 집으로 안가고 내려가자고 하네요. 감자심을 때 춘미농장의 어처구니님이 인태가 지루해 하면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인태가 들은건지 춘미언니네집으로 가네요. 엄마맘도 몰라주는 우리 인태...ㅠ.ㅠ

춘미언니는 인태덕분에 쉰다면서 오미자와 빵을 주셨습니다. 목이 많이 탔는지 인태는 2컵이나 마시네요. 한참 먹고 놀았는데도 인태는 춘미언니집에서 떠날줄을 모릅니다.

 

 

저는 인태가 떨어뜨린 빵 한조각을 주어 "인태야 우리 이거 군이 주러가자. 이모, 삼촌한테 인사하고 가자!!" 하고 부탁했습니다.

 

다행이 인태는 춘미언니네 개 군이를 만나는게 좋았나봅니다. 씩씩하게 인사하고 군이에게 빵을 준 인태가 이번에는 마을회관에 있는 그네를 타야겠다고 하네요. ㅎㅎ 머리가 복잡해지지만 인태손을 잡고 회관으로 갔습니다. 그네에 앉아 저를 보며 환히 웃는 인태를 보니 다시 제 마음을 내려놓게 되네요. 인태랑 그네타고 있는데, 마을꼬마 몇명이 회관으로 오고, 인태는 신나게 꼬마들과 뛰어놀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놀다가 우연히 우리마을 똘똘이 소윤이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소윤이는 점심을 먹고 저와 함께 감자를 심고싶다고 하네요. 소윤이네 집에 자전거를 두고 저희 집으로 가려는데 인태가 또 아쉬워하네요. 때마침 마을 오매떡방 혜경언니가 인태에게 빵을 먹고가라며 잡으시네요. 인태는 제 눈치를 보며 "이모...빵~~"하며 자기에게 눈치주지 말라는 듯 이야기를 합니다. 집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멀 줄이야.

 

점심은 간단하게 카레를 해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뒤 소윤이는 저와 같이 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인태가 아닌 다른 꼬마랑 같이 일을 하는게 마음에 걸려 일하겠다는 소윤이를 말려봤지만 요녀석 오히려 저를 설득합니다.

 

"이모 저 일하는거 좋아해요. 그래서 엄마도 잘 도와줘요."

"소윤아 그런데 덥고 힘들고...괜찮겠어?"

"네. 저 이모 돕고싶어요."

 

다시 시작한 감자심기.

마을대표님이 제가 아이들과 함께 일하는 걸 보고 같이 감자를 심겠다고 오셨습니다. 마을대표님의 아들인 원석이도 함께요. 그래서 올해는 4살 인태, 5살 원석이 7살 소윤이 그리고 마을대표님과 함께 감자를 심었네요. 고마운 손길에 다시한 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해지기 전에 감자심기를 다 끝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