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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감자

감자씨는 묵은감자 칼로 썰어 심어요~

감자심을 준비를 합니다.

감자는 노지에 심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노지감자가 전분이 많고 저장이 오래간다고 합니다. 단, 생산을 일찍 하려고 할 경우에는 하우스에 심는다고 하네요.

저희는 하우스 3동에 노지가 조금있습니다. 지난 겨울, 농사계획을 할 때 감자는 하우스에서 하려고했는데, 농사시작을 늦게하기도 했고, 노지감자가 좋다고 해서 전면 수정했습니다. 감자는 노지에 심기로...

제일먼저 밭에 남아있는 부산물들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퇴비 20포 유박2포와 붕사를 뿌린 후 트렉터로 밭을 갈아엎었습니다. 이후, 관리기로 두둑을 만들었습니다. 두둑의 크기는 관리기로 조절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단, 좀 복잡하다고 합니다. 마을 관리기가 3자로 조정이 되어있어 저희 감자밭 두둑도 3자짜리로 5줄을 만들었습니다.

 

마을 공동트렉터입니다. 첫 운전이라 신랑이 조심조심 운전합니다. 왼쪽이 갈아엎은 흙입니다. 빠르고 쉽게 땅을 갈아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기계로 땅은 눌렸을 것이고, 빠른속도로 땅을 뒤집는 기계에 미처 도망가지 못해 죽은 지렁이같은 생물들도 많을 것입니다. 불편한 진실입니다. 관리기로 두둑을 만들고 있습니다. 꽤 무거워서 저는 사용하기 어렵겠습니다. 트렉터, 관리기등 처음 농기계를 다루는 신랑은 매우 진지합니다. 처음치고 잘 한다고 마을대표에게 칭찬도 받았습니다.

 

비닐을 칩니다. 인태가 감기에 걸려 신랑 혼자서 하니 시간이 꽤 걸립니다. 꼼꼼한 신랑...비닐도 예쁘게 쳤다고 마을 어른께 또 칭찬받았습니다. 제가 정말 일잘하는 일꾼과 살고있나봅니다.

멀칭은 양파, 마늘밭에 한 것처럼 밭의 일부분을 왕겨로 하고, 나머지는 비닐멀칭을 할 것입니다. 총 5줄인데, 그 중 한줄만 왕겨멀칭을 할 예정입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데, 양파의 경우 현재까지 비닐멀칭을 한 것에 비해 왕겨멀칭의 양파가 좀 천천히 자랍니다. 그러나 잡초의 양은 별 차의가 없더군요. 부족하지만, 이렇게 재배작물에 왕겨과 비닐멀칭을 해서 잡초가 자라는 양, 생산물의 크기 등을 비교해 보려고합니다. 토양의 건강상태는 제가 분석할수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우선은 이 정도부터 시작해보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보면서 점차적으로 비닐멀칭을 줄여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아! 많은 농업부산물 중 왜 왕겨멀칭만 적용하냐구요? 소를 많이 키우는 이 지역에서는 사실 농업부산물을 구하기가 어려운데요 그나마 왕겨나 가장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약재나 버섯배지를 구할 수 있으면 그걸 쓰고싶기는 해요. 2004년도에 제가 실험한 결과로 보면 토질향상에 아주 좋거든요.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날때까지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 신랑. 인태가 자는 틈을 이용해 간식을 갖다줬습니다. 간식을 먹으면서도 발은 비닐을 꼭 밟고있네요 보통 두줄로 25~30cm간격으로 심는다고합니다. 저희는 감자씨가 부족할 것 같아서 우선 한주로 심기로 했습니다.

 

감자씨는 제 선생님을 통해 강원도 고랭지연구소에서 나오는 씨감자를 신청해 두었습니다. 3월말~4월초에 도착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교수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미안하다 하시면서...담당자가 바뀌면서 이 사람이 장기출장갔다가 이제 도착했는데, 교수님의 신청서에 착오가 생겼다고 합니다. 다른곳에 먼저 주고 남으면 주겠다면서...

어쩌겠습니까? 마을분들에게 급하게 전화해서 겨우 감자 40키로를 구했습니다. 미리 신청했으면 17,000원에 살 수 있었다고 하는데...지금은 가격이 올라 25,000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감자는 씨감자가 아니라고하네요.

우리 신랑이 좋아하는 통닭한마리가 날라가버렸습니다. ㅠ.ㅠ

밤에 인태를 제우고 눈을 보면서 감자를 절단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신랑이 절단면에 겨우내 나무때우면서 모아두었던 재를 묻혔습니다. 아무래도 잿가루가 날리게 되니 신랑이 인태를 위해 자신이 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하필...재를 뭍이는 사이 비가 온다며 파전먹자고 마을대표에게 문자가 날라오네요~ 밖을 보니 비가오다가 눈이오다가 바람도 쌩쌩불고...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걍 파전을 포기하기로 했는데...시간이 흐를수록 재를 묻히고 있는 신랑의 얼굴에 섭섭함이 짖어집니다.

"오랫만에 파전에 막걸리 먹을 수 있었는데..." 어휴...제가 판단을 잘못했나봅니다. 행여 절단한 감자가 썩으면 어떻하나 걱정되어 시골에서 쉴 수 있는 비오는 날~에도 일을 했으니...여유롭기위해 시골에 가자고 했는데...아직은 여유로울 수 없는 초보농부입니다.    ㅠ.ㅠ

 

오랜시간 유모차에 있는건 인태에게 괴로운 일일것입니다. 알면서도 인태가 좋아하는 당근하나 주고 엄마아빠 일하는거 구경하라고 했습니다. 농사 조기교육이라고 합리화하면서...ㅠ.ㅠ 먹다가, 자다가...소리치다가...ㅋㅋㅋ 일하다 인태에게 달려갔다가...정신없습니다.

 

밭준비를 하면서 인태는 대부부의 시간을 제 등이나 유모차에서 보냈습니다. 일교차가 크고 아직은 찬바람이 많이 불어 결국 며칠만에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이구...콧물에 기침하는 인태를 보니...이구...내가 또 욕심을 부렸나보다...싶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신랑과 번갈아가며 밖에서 일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주로 신랑이 일을 했지만요.

인태가 자는틈을 이용해서 밖에서 일했습니다. 다행이 우리가 집안으로 돌아왔을 때 인태가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집안에서 유리문을 통해 우리를 찾은 인태와 마주쳤습니다. 하하 녀석...

 

-불편한 진실 -

혹시 이런말 들어보신 적 있나요????

모든 살아있는 것은 세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생물학 공부를 할 때 제게 가장 충격을 준 문구였습니다. 식물체집을 가서 군락(집단)을 이루고 있는 식물들을 볼때마다 요녀석들 엄청나게 쎈 애들이구나~싶었습니다. 대부분 그렇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식물들은 옆에 소수로 있는 식물들의 영역까지 확대해 갔으니까요. 그런현상을 보면서 "모든 살아있는 것은 세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소름이 확~끼쳤거든요. 뭐...이런 이야기도 사람의 관찰에 의해 적힌것이니 참 사람중심적인 생각이겠지만요.

 하하~

왜 이 이야기를 하냐구요?

제가 이번주에 우리집을 정복하려고 하는 산딸기나무를 죽이고, 제 농장에 있는 쑥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들을 제거했거든요. 이들을 모두 "잡초"라고 부르면서...분명.제가 뿌리체 뽑히거나 잘린녀석들은 저와는 다른 색이겠지만 엄청난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다 죽었을꺼예요. 햇볓에 말러가는 잡초들을 보면서 미안한마음이 커지더군요. 그 미안한 맘을 갖고 정성을 다해 작물을 키워야겠어요.

집안 마당입니다.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서도...^^;;; 쑥입니다. 귀한것이죠. 그런데 너무 많아서 처치곤란입니다. 쑥 필요하신분 와서 뜯어가세요~ 유기농 쑥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