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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녹색연합

우리동네 청소차는 우리동네에서 나는 자원으로...

2009년 3월.

강동구로 이주했다. 전에 살던 동네와는 사뭇 다른 동네 분위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틈이 날 때 마다 자전거타고 돌아다녔다. 그리고 매달 집으로 배달되는 구민일보도 꼼꼼히 읽어보았다. 그러던 중 녹색연합과 강동구가 주최했던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에 이어 녹색교육센터에서 ‘마을이 지구를 구한다’ - 강동구의 폐식용유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사용현장학습 - 이 있어 참여했다.

  서울시장의 약속은 별거 아니구나!

 동네에서 하는 행사를 참여하니 참 좋다. 약속시간 5분전에 집에서 출발해도 넉넉히 도착한다. 첫 순서는 이 일을 담당하는 강동구청 정인화팀장의 ‘강동구청 지역에너지순환-바이오디젤 프로젝트’이야기다. 폐기물처리만 30년. 많은 고민을 하며 자원순환 그리고 환경교육의 의미를 담아 초중학생들과 강동폐식용유 교육연수, 학교와 협약 등 폐식용유수거하여 강동구 청소차에 바이오디젤을 만들어 운행하고 있다. 이야기만 들으니 이 일이 아주 간단하면서도 많은 언론에 노출되어 담당자를 스타로 만드는 등 화려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실상 폐식용유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의 상용화는 쉽지 않았다. 폐식용유는 생활폐기물로 분류가 되며 수거처리책임이 기초자치단체에 있는데, 여러분과가 겹쳐있는 행정적 절차 등 지자체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또한 바이오디젤이 증가하는 것을 정유사가 원치 않기 때문에 정유사의 눈치를 보는 곳도 많고, 자동차 제작자도 바이오디젤 사용 시 발생되는 문제는 책임지지 않는 다는 등 비 협조적인 것이다. 때문에 강동구 바이오디젤에 대한 많은 방송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오직 강동구만 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이 일을 책임지고 움직이는 담당자도 지자체도 없기 때문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현 서울시장이 후보였을 때 바이오디젤 이용확대를 하겠다는 서약까지 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정작 청소차관할은 자치구청장에게 서울시장이 책임지고 진행할 필요는 없다. 즉, 선거 때 어느 후보가 아무리 환경적인 약속을 했어도 그가 그 약속을 지켜야 하는 주최가 아니면, 별 효력이 없음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자원순환을 날마다 체험 학습하는 어린이

 

폐식용유 재활용을 하고있는 강덕초등학교

계단에 있는 영어문장들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요즘 학교는 이렇구나...

강동구청과 결연한 2번째 학교...자원순환학교가 더 많으면 좋겠다.

우리는 강덕초등학교 갔다. 올망졸망 어린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참 예쁘다. 쉬는 시간이 되니 복도 한쪽에서 몇몇 학생이 물통을 들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집에서 담아온 폐식용유를 수거함에 넣는 학생.

가만히 잘 넣어야 한다는 고학년 말에 바로 따라한다

강동구청에서 나눠준 수거통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수줍은 2학년 학생


학생들이 있는 쪽에 가 보았더니, 물병모양의 폐식용유 개인수거통을 학교에 비치된 수거함에 학생들이 넣고 있는 것이었다. 수거함 옆에는 고학년으로 보이는 학생이 통을 탁탁 내리치는 작은 학생에게 “통을 치면 안 돼! 이렇게 천천히 넣어야 해!”하며 가르쳐주고 있었다. 가만히 아이들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으니, 담당선생님이 오셔서 수거함의 변화 - 예를 들어 수거함의 높이를 아이들의 높이에 맞추고, 기름이 밖으로 흘러 아이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등 - 이야기를 해 주셨다. 폐식용유의 수거는 명절때가 확실히 많다. 이는 명절을 친척집에서 보내는 아이들도 수거통을 소지해서 수거해 오기 때문이다. 이 말씀을 하시면서 선생님들은 폐식용유를 많이 갖고오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고 덧붙이셨다. “괜히 아이들에게 양을 많이 갖고 오는 학생들을 칭찬하고 해서 경쟁에 붙이면, 집에서 사용하지 않은 식용유를 갖고 오기도 하거든요.” 폐식용유 갖고 오는 것을 격려하면서도 경쟁하지 않게 하는 선생님들의 교육철학이 인상 깊었다.

현재 우리나라 폐식용유의 수거율은 62%정도이고 그 중 15% 가정에서만 재활용을 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학생들의 이런 활동은 비단 폐식용유의 수거만 되고 있는 것이 아니고 환경문제와 교육문제를 가정에서도 풀어내는 일상에서의 체험학습이 된다. 이 이야기를 들은 초등학생 참가자는 옆에 서 있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우리학교에서도 이거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폐식용유를 수거해서 재활용하는 담당부서가 그 초등학생이 다니는 자치구에 없으면 할 수가 없다. 기후변화, 녹색생활을 이야기 하면서 석유에 대안이 되는 또 폐기물활용이라는 중요한 녹색생활을 맘껏 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가, 서울시가 또 우리나라가 노력해야한다는 바람이 생겼다.

 

마을이 지구를 구한다 참가자들~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평택에 있는 M 에너지 방문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오늘 하루 교육을 받으면서 내가 살고있는 자치구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기쁘고 또 구민으로 적극적으로 구정활동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말뿐인 녹색생활이 아닌 실질적인 녹색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하나하나 삶의 모습을 바꾸어 오늘 교육의 주제처럼 언젠가는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마을주민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