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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아픈아기 끌어앉고 맞이한 어버이날


2011.5.7
하루가 이토록 길 수 있을까요?

38.5도
불덩이처럼 뜨거워진 인태의 체온입니다. 열이 오르니 아기는 힘들어 칭얼대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새벽 2시부터 시작된 고열은 저녁이 되서야 떨어졌고, 그제서야 체온계를 옆에두고 맘조리던 저도 한 숨 돌렸습니다. 

엄마의 마음을 알았을까요? 인태도 최선을 다해 열과 싸웠나봅니다.
평소 많아야 하루에 2번 똥을 쌌는데, 오늘은 5번이나 똥을 쌌습니다(배변활동을 잘 하면 열이 심하게 오르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열이 떨어지면 저를 보고 빵끗 미소도 지어줍니다. 

다음 날 있을 자격증시험준비로 인태의 열이 다 떨어졌을 때 들어온 신랑은 우리에게 연실 미안하다고 합니다. 저는 신랑에게 혼자서 겁도나고 힘들었다고 투정하니  "우리 부모님들도 이렇게 우리를 끼웠겠지?"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이상하게 엄마가 옆에있으면 밤마다 열이 심하게 올랐었습니다. 저는 그 때 20대였는데도 불구하고 고열상태에서 헛소리도 하고 심하게 칭얼댔던 기억이 납니다. 다인실을 이용했던 저는 결국 로비로 나와 의자에 눕고 엄마는 그런 저를 몇 시간동안 붙잡고 어루만지며 기도해줬습니다.

그 후 엄마는 해마다 제 보험을 들었습니다.
벌이가 많지도 않으면서 자꾸 보험만 든다고...차라리 그 돈으로 엄마 맛있는거 사먹고 예쁜옷 입으라고 잔소리 하는 저에게 '병원에 입원하면 그 병원비는 어떻하라고!'합니다. 20살 때 부터 근 십년간 매해 병원에 입원했던 저의 병원비에 엄마는 많이 힘들었나봅니다.

인태를 낳고 친정에서 한 달간의 몸조리 하고 우리 집으로 돌아오기 하루 전.
엄마는 인태를 안고 제게 자꾸만 이야기 합니다.
'해준거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하다.'
'인태 재워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빨래 해주고 밥까지 다 차려주시고는 뭘 못해줬다고 그래?!! 얼마나 더 해줘야 잘해준 건데??? 힘들어서 등에 혹이되도록 고름까지 찼으면서...'
엄마에게 대꾸하다보니...왈칵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먹는거, 입는거, 자는거 모두 아기에게 맞추고,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바라며 인태엄마로 살아가는 요즘
이제야 조금씩 부모마음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엄마,아빠!~~~!!!

결혼 전 두달에 한번은 가족이 함께 영화보고 저녁을 먹곤 했습니다. 이 사진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제가 찍은 사진이네요~ 그런데 우리오빠는 어디갔을까?

코이카로 스리랑카에 가던 날 아침 우리집 앞에서 엄마 아빠랑~~


낳실제 괴로움다 잊으시고
기를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어려선 안고 업고 얼려주시고
자라선문 기대어 기다리는 마

앓을 사 그릇되 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엔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님의 정성은 지극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