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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녹색연합

북한산 케이블카 놓지 마세요~

= 나랑 같이 북한산 백운대 갈사람~
친구들에게 SMS를 보냈습니다.

- 언니, 녹색연합에서 뭐해요?
- 그래? 시간함 내보지 뭐
- 그래요 언니...

타국에서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은 한국에서의 시간과는 다른 듯 합니다.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스리랑카에서 함께한 우리 시스터들은 연락하면 대부분 OK를 외칩니다.

“케이블카 없는 국립공원!”

저는 등산화와 등산바지에 점퍼를 챙겨입고 나갔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스터들은 오래된 운동화에 청바지, 혹은 편한바지를 입고왔습니다. 불편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다들 괜찮다고 해서 도선사 입구부터 가방에 “No 케이블카 더 이상 북한산을 훼손하지 마라!”라는 자보를 붙이고 산에 들었습니다.



단풍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한눈팔고 있자면, 우리를 지나가는 분들이 말을 걸어옵니다.

북한산의 가을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아가씨 그게 뭐예요? 뭘 한다는 거예요?”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만든대요.”

“이런 미친~”

도선사에서 백운대까지 가는 내내 우리를 지나치는 분들은 가방에 붙인 자보를 보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북한산에 뭘 만든다고?” “아니 산장에서 전화가 안 터져서 작은 철탑 하나도 못 세우게 하더니 케이블카를 만들게 그냥 둔단 말이야?” “주민들이 싫다는데 케이블카는 왜?”





백운대 정상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와~~~~ 감탄하다가 
들고있는 피켓을 보며 이 여기저기에서 한마디씩 하십니다. 그 중에는 나이들어서도 이 경관을 보려면 케이블카가 있어야 좋은그 아니냐며 한말씀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한명씩만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번갈아가며 이 피켓을 들고있었습니다.

마치 혼나는거 같네요. ㅋㅋ 한참을 저에게 좋은일 한다면서 칭찬해주시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관을 보기위해서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어떤 결과가 올까요?
지금과 같은 경관이 남아있을까요? 이 멋진 경관에 5층건물이 들어서고, 커다란 케이블카가 지나다닐꺼고, 시끄러워 못견딘 야생동물들은 도망갈꺼고. 그들과 함께하는 식물들은...땅들은... 어떻게 될까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있는 곳들도 점차 그 지위를 박탈당할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겨우 4%에 지나지않는 국립공원에서도 자연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할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북한산에서 만난 대부분은 몰랐던 사실을 알겠다며, 반대서명을 하겠다, 이 일을 하는데 후원하겠다 등등 응원을 하시며, 과일도 주시고 떠나셨습니다. 어떤분은 위문에서 백운대까지 힘겹게 피켓들고 올라가는 우리들의 짐을 대신 올려주시기도 했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우리들은 또 한번 자연 그대로를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못” 하나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환경부에 우리의 의견을 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