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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먹을거리 선물해주는 이웃들

주인집 아주머니

우리 주인집 아주머니의 첫인상은 "거칠다"였습니다.
우리가 집을 얻으러 갔을 때부터 '난 아쉬울 것 없어. 그 돈내고 살라면 살고 말라면 말어~'였으니까요.
그래도...이 가격에 이만한 집이 없다...싶어 사정사정해서 들어왔습니다.

행여...뭔가 잘못하면 나가라고 할까
만나는 분들께 열심히 인사하고 청소도 열심히 하고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거친줄알 알았던 아주머니의 다정하고 귀여운 모습이 보입니다.

장날 시장가다가 길에서 만났을때는
"어르신 안녕하세요? 어디가세요?"
"어~ 지름짜러가 지름"
"네~잘 다녀오세요"

얼마 전 서울다녀오겟다며 인사하는 우리들에게
"그려 잘 다녀와. 갔다와서는 여기 상추 따먹어. 맛있는거여. 노지에서자라서 맛있어."
네 하고 대답은 했지만, 상추를 따먹지 않앗더니
며칠전에는 한아름 상추를 솎아서 갖고오셨다.

"상추 따먹을 지 몰러? 맛있는거여. 노지에서 자라서. 쌈장은 있는겨?"
하십니다. 하하하...얼마나 많이 주셧는지...결국 일부분은 냉장고로....

아주머니가 주신지 하루가 지난 상추.

 

옆방 아주머니

지난 달 농협 파머스마켓에서 파 한단을 샀습니다. 많은 파를 빨리 소화하지 못하는 저이기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사서 집에 들어왔는데, 옆방아주머니 가족을 만났습니다. 아주머니, 아저씨 그리고 아들? 세사람이 들어오면서 저에게 물었습니다.

"파 얼마주고 샀소?"
"4천원이요"
제 말에 아주머니와 아들은 마주보며 웃더군요. 그래서 저도 물었죠
"얼마주고 사셨어요?"
"2천5백원"
"네? 어디서요?"
"전주서. 이양반이 다쳐서 전주병원에 있다가 오늘 퇴원했어."

나보다 1천5백원이나 싸게사진 아주머니가족은 매우 흡족한 얼굴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아주머니 가족과 인사하고 한참을 마주치지 못했는데...며칠 전 아주머니께서 우리집 방문을 두드리셨습니다. 인태를 제우려고 같이 누워서 젖을 먹이다가 벌쩍 일어났죠.
아주머니는 플라스틱 통에 물김치를 담아오셨습니다.

ㅋㅋ 우리 엄마가 해준 물김치와는 사뭇 달랐지만..'젊은 사람이 뭐 해먹겠어?'라고 염려하며 주셧기에...ㅋㅋ 잘 먹겠습니다.



'이거 맛들면 먹어.'
'아...네...'
눈치를 보니 빨리 내용물을 우리집 그릇에 옮겨담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주머니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부엌으로 향하는데
'우리 그 사람 내일 중국가. 그래서 오늘 내가 쉬었어.'
'네? 중국에는 왜요?'
'다쳐서 일 못하니까 여기있으면 뭐해. 그냥 중국 가라고 했어.'
'네~그럼 아주머니는 한국분이시고요?'
'나도 중국사람이야. 1년비자 받고왔는데 3개월에 한번씩 중국갔다가 와야해.'

조금 다르긴 했지만...사투리인가보다 했는데...중국에서 오신 이웃이었습니다.
가끔 밖에서 들리던 중국말이 바로 이 가족들이었나봅니다.
그릇을 받아들고 아주머니는 우리방을 나가시면서 "놀러와~"라고 연실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언제 계시는데요?"하고 물으니...
"내가 일다녀서...밤 11시에 들어와."하십니다.

흑...빈말이었나봅니다. ㅋㅋㅋ

진희언니

하늘소마을 진희언니가 왔습니다.
밖에는 형부가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고 언니는 뭔가가 잔뜩 들은 봉지하나를 우리 방안으로 넣어줍니다.

"우리가 너무 딱 맞게 수확했나봐."
언니는 마을에서 내려오는 길에 우리집에 들려 강냉이도 주고, 농산물도 주고갑니다.
작년 서울에 살때에는 언니에가 하는 꾸러미상자를 받아먹었는데, 올해는 이웃에 사니 조금씩 나눠줍니다.

이번에 언니가 갔다준 미나리, 부추 그리고 마늘쫑!! 예쁘게 신문지에 싸여 우리집에 왔습니다.

작년에 받았던 꾸러미상자입니다. 제가 너무 좋아서 신문지 다 벗겨내고 기념촬영 했던 것!!ㅋㅋ



유기농으로 작게 농사지어 살고있는 언니는 요즘 포장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한 것 같습니다. 꾸러미직거래가 유행을 타면서 가공식품까지 배달할 수 있는 스틸로폼상자뿐 아니라 냉매제까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유기농 농부인 언니네 가족은 단순히 안전한 먹을거리만이 아닌 환경을 같이 고민하기에 언니는 꾸러미상자안에 넣는 야채들을 신문지로 정성껏 포장하고 비닐은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발~야채를 사는 소비자들이 또 직거래 꾸러미 상자를 선택하는 분들이 이런 언니네 마음에 감동받아 계속 언니네 텃밭 먹을거리를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족은 장수로 이사온 후 선물할 곳이 생기면 언니네 꾸러미상자를 이용합니다. 하하하 선물받은 사람들은 '대박"좋아합니다. 종합선물셋트라며 신이나 저에게 전화를 하는데...선물한 저도 완전 신납니다. 하하하 이 글을 읽는 분들...언니네 꾸러미 한번 받아보심 어떨지...^^`
언니네 꾸러미내용과 농사 그리고 하늘소 마을이야기는 아래 링크한 곳으로 가서 보세요!!!

유기농 농부가 된 낭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