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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도망간 근육들을 데려오고 숨어버린 이목구비를 찾아서...

# 누구지???

우리의 결혼사진을 보던 인태가 신랑으로 보며 "아빠"하고 부르는데 그 옆에 서 있는 저는 그냥 지나칩니다.

 

"인태야 엄마는 어디있어???엄마..."

 

인태는 저를 한 번 쳐다보더니 사진첩의 사진을 넘겨 최근 사진을 보며 "엄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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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요를 많이 듣고 부르는 요즘 인태도 좋아하는 노래가 몇 개 있습니다.

그 중 곰세마리를 불러달라고 할 때 인태가 말합니다.

 

"아빠 뚱뚱해~"

"아빠 뚱뚱해??? 아...곰세마리? 알았어 불러줄께...곰세마리가 한 집에있어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엄마 뚱뚱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노래를 하다말고 저는 인태앞에서 큰 소리로 웃었지만 마음은 씁쓸했습니다. 인태눈에도 내가 뚱뚱해보이는구나...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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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유수유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니 점점 제 맘에 드는 옷이 입고싶어집니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저를 방치했나봅니다. 분명 제가 입었던 옷들인데 잘 안들어갑니다. ㅠ.ㅠ

애를써서 옷을 입고 거울앞에 서보니 너무 흉하네요. 결국 입고싶었던 옷들을 다 내려놓았습니다.

 

# 아무래도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벌이가 없으니 최대한 부담되지 않는 구민센터에서 운동을 하려고했는데...시간이 변경되었다는 등 알려진 정보와는 다른상황들이 펼쳐지내요. 쩝...할 수 없이 근처 헬스클럽을 찾았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이 한 달이라 거금 6만원이나 주고 회원권을 끊었습니다. 대신 핼스 이외에 월수금 요가, 화목은 태보를 무료로 배울 수 있더군요. 

 

 

# 기대하는 마음으로 운동을 하러갑니다. 특히 태보는 이전부터 배우고 싶었기에 더욱 기대하며갑니다. 태보 선생님은 참 예쁘기도 합니다. 몸에 군살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뒤에서 의욕적으로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해봅니다. 모르는 동작을 따라하려니 선생님에게서 눈을 땔 수가 없네요. 하루가 지나고 두번 째 시간이 되니 동작이 조금씩 익숙해집니다. 이제는 제 시선이 선생님에게서 거울 속 저의 모습으로 향할 수 있게 되었는데...

 

오~ 마이~ 갓~~~~~~~~~~~~~~~!!!!!!!!!!!!!!!!!!!!!!!!!!!!!!!!

 

선생님 옆에 선생님보다 1.5배는 두터운 사람이 지방들을 출렁거리며 둔탁하게 움직이고 있네요.

순간 저게 나야????하며 화들짝 놀랐습니다.

몸은 움직이고 있지만 생각은 멈춘 것 같았습니다. 어쩌자고 내가 이렇게 나를 방치했을까????하는 생각이 계속듭니다.

마음의 열의는 가득한 데 운동을 시작한 지 고작 2주차에 그만 몸살이 났습니다.

트레이너는 안하다 운동하면 몸살이 나니 그럴때는 하루 푹~ 쉬어주라고 하네요.

쩝...시간은 지나가는데 몸은 그날이 그날입니다. 게다가 몸살까지나니 운동도 쉽지 않고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죠. 이게 어떻게 주어진 기회인데...어쩌면 다시는 오지않을 수 있는 귀한 한달인데...

운동시간은 줄여도 매일매일 운동을 가다보니 운동 3주차가 되면서 둔탁했던 움직임들이 조금은 부드러워지네요.

뭐...몸무게 및 외형은 아직 큰 변화가 없기는 하지만...

 

지난 4년동안 천천히 제 몸으로 찾아온 지방들이니 아마 쉽게 나가려고하지는 않겠죠.

천천히 자리잡은 녀석들에게 다시 천천히 나가라고 해야겠습니다.

지방녀석들에게 자리빼앗긴 근육들이 다시 자리잡고 묻혀버린 이목구비가 살아날 때까지요.

 

딱...요정도까지만...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