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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임신

더 밝게 세상을 만들기


임신 6개월!
유산에 대한 위험은 줄고, 몸은 너무 무겁지 않아 요즘 난 정말 바쁘게 활동을 하고있다.
마치 밀린숙제를 하듯, 오늘은 야근을 자청했는데...

오늘따라 악몽에 시달린 아침
중고등학생들과 "종이는 숲입니다"캠페인을 위한 교육을 위해 교육센터를 왔다갔다 하면서 준비하고
3시간의 교육진행. 그리고 마무리를 하면서 넷북과 커다란 카메라 그리고 물품을 들고 20분남짓 작은 언덕을 넘어 교육센터에서 녹색연합 사무실로 짐을 날랐던 탓인지...9시가 넘으니 눈이 마구 감겨 더이상 버틸 수가 없어 퇴근했다.

왠일~
버스가 안온다. 다시 혜화로 걸어넘어가기로 했다.
어차피 요즘 살이 좀 찌는것 같아 '운동하자!'싶어 걸어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지하철을 타자마자 몸은 지쳐온다. 아직 긴장이 풀리면 안되는데...
동대문운동장에서 갈아타는 5호선은 늘 사람이 많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왠지모르게 넷북과 사진기로 어깨는 짓눌리는듯 하고...피곤하고...그래도 책이나 읽으면서 가야지...하고 있는데
몇정거장 지나지 않아 내 앞에 앉아있던 청년이 벌떡 일어나면서

"죄송해요. 제가 딴생각하느냐고 몰랐어요. 여기 앉으세요!"
"아~ 네. 고맙습니다!"

왠일인가 싶다.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았을 때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욕만먹고(http://similre.tistory.com/entry/임산부도-노약자석에-맘편히-앉고싶다), 아주 힘들지 않으면 노약자석에는 잘 안가는터라 보통 일반인 자리에 잘 가는데...오늘처럼 자리를 양보받은 적인 임신이후 처음인 듯 싶다. 너무 좋아서 자리에 앉아 신랑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 앞에 앉아있던 청년이 딴생각 했다 못봤다면서 내게 자리양보해 줬어요 ㅋ 고맙네~

 고맙네요...혹시~! 아직도 그 청년이 있으면...신랑이 참 고마워한다고 전해주세요~*^^*

  쑥스러워 말을 못걸겠네~ 꼭 이야기 해야돼?

  ㅋㅋ 고마움은 표시해야~ 그리고 칭찬을 받아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 ㅋ 당신이 그렇담  어쩔 수 없지만요~ㅋㅋ

   당신 말 전했어요. ㅋㅋ 청년에게 임신하고 첨으로 양보받았다는 얘기도 전했고 ㅋ

 참 잘했어요~ 고마워요~ 당신과 그분이.. 이세상 더 밝게 만드는데 한몫을 했습니다.^^

신랑과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왠지 기분이 더 좋아졌다.
누군가 내가 부탁하지 않아도 나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반갑고, 그 사람에게 나와 신랑이 함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좋고, 또 그런것에 밝을세상을 꿈꿀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하다.



퇴근할때만해도 무거웠던 발걸음이 아무리 많은 계단을 올라가도 가볍게 느껴진다. 매일매일 이런 기분으로 하루를 마감하면 얼마나 좋을까? 기분좋은 상상하며 다시한번 미소지어본다. 그리고 배속에 있는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에 오늘이야기를 꼭 적으려고 한다. 나중에 이 아이가 자라면서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며 타인의 필요를 즐겁게 채워줄 수 있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