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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나도 죽을만큼 힘든 시절이 있었지.

 

 

내나이 19살

꿈을품고 떠났던 미국에서 불법체류자가 되어 도망치듯 한국으로돌아와 검정고시를 했다.

 

지금은 자신의 길을 찾겠다고 대안학교를 다니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내가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하면 마치 굉장히 진보적인 사람을 바라보듯 하지만

그때 같이 학원에 다녔던 사람들 말에 의하면 학원생 90%가 학교에서 퇴학직전까지 가서 자퇴하고 나와

사회에 적응할 길이 없어 검정고시를 한다고 했었다.

학교도, 집도 모두 자기를 버렸다며 속상해 했었던 사람들...

 

나 또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 

성공할 때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겠다며

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던 시절

빛을 보고살지 않아 얼굴은 백혈병환자로 의심받을 만큼 하얗게 변하고

마치 말못하는 사람인 냥 침묵으로 일관하며 보내던 때

내게 말을 걸어주고 마음을 표현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엄마한테 너 이야기를 하니까 너랑같이 공부하래. 나도 너랑 같이 공부해서 달라지고싶어." 라고 했던 집시스타일친구

 

"야, 넌 평범한집안에서 평범하게 사는 애같은데, 너가 세상에서 제일행복한거야. 난 우리집에서 내가 뭘하는지 아무도 몰라. 학교에서도 버림받았고, 사회에서도 집에서도 버림받았다고." 매일밤 맥주한잔하고 나에게 전화했던 빨간머리친구. 하지만 시험을 한달 앞두고 화장실에서 담배피다 걸려 교무실에서 하루종일 벌서고 자존심상한다며 시험 한달앞두고 학원을 나갔었지.

 

"난 젊으니까 그냥 막 살꺼야."

날 좋아한다며 늦게까지 같이 공부했었다. 하지만 내 앞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난 누군가의 고백을 받아드릴 처지가 아니었지. 결국 미안하다는 말 뿐이 할 수 없었는데  그 후 매일 장마비를 맞고 돌아다니다 "내걱정마. 행복해라"라는 쪽지만 남겼던 친구.

 

"희정아~ XX오빠한테 인사한번만해라"

-안녕하세요

내 인사에 수줍어 고개숙였던 제비족오빠

 

그땐, 나도 죽을꺼만 같아서

내게 손을 내민 이 사람들을 그냥 스쳐 지나왔다.

그러데 10년이 지나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 사람들이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요즘 봉석씨를 통해 공교육을 받지않는 친구들 이야기를 듣다보니 더더욱 이들이 보고싶어진다.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잘 살고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