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착각을 잘 한다.
느리게 사는 삶이라는 것이 마치 게을려도 괜찮다는 것인냥.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마치 방치해도 괜찮은 냥.
지속적인 경각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참 바뀌지 않는 나의 태도에 다시한 번 슬펐다.
오미자를 구입했다. 그것도 어렵게 또 비싸게.
그런데 설탕절임을 할 통과 설탕을 준비하지 못했다.
인태 치아가 좀 이상해 보였다.
마침 그때 다니는 치과의사선생님이 해외봉사를 가셨었다.
어찌할까 고민하다 칫솔질 잘 해 주면 되지 뭐~하며 그냥 장수로 내려왔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급하게 서울에 갔다.
다시 충치발생.
스트레스 지수가 확~ 올라간다.
"선생님. 어떻게해야 충치가 안생길 수 있어요?"
".......
"음식을 먹을 때마다 칫솔질을 해 줘야 하는건가요?"
"그게 최선이기는 한데, 현실적으로 어렵잖아요. 인태 치아는 꽉 붙어있는것도 또 떨어져있는것도 아니라서 충치가 잘 발생해요."
이미 치료했던 치아의 반대쪽에 발생한 충치다. 선생님은 치료비를 반값만 받으셨지만, 또 인태의 치아관리를 잘 못했다는 사실에 난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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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로 돌아와 피곤하다는 이유로 오미자절임을 바로 하지 않았다.
다음날...헉~
오미자에 곰팡이 발생! 물로 씻는 것 보다 붓으로 털어 하려고 했는데...
또 스트레스 지수 확~올라간다.
서둘러 물로 씻어 절임을 했다. 씻는시간이 배나 걸리고 소량이지만, 그래도 구입한 것에 일부는 버려야했다.
나의 게으름으로 나태함으로 귀한것을 버렸다는 사실에서 난 피할 수 없다.
설탕과 오미자를 켜켜이 넣었어야 했는데 실수했다. 오미자와 설탕이 만나지 못하고 있다. 쩝. 굴려서 설탕을 녹이는 수 밖에. 다행이 인태가 통을 굴리면서 논다. "앞으로 뒤로"라는 말도 배우면서. 인태가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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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무우와 배추가 그새 많이 자랐다.
무우는 빨리 솎아 줘야 하고, 배추는 벌래를 잡아줘야 하는데...
또 늦었다.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애벌래가 엄청나게 커 있었다.
ㅠ.ㅠ
솎은 무우는 김치를 담아야 한다. 김치가 똑 떨어졌는데 잘 됐다 싶다.
근데 몸이 천근만근. 인태는 자기랑 놀아달라하고...
한 번 삐끗해서 어그러진 것이 도미노처럼 마구마구 쓰러져 날 덮어버리는 것 같다.
김치담그는 것도 인태에게는 놀이이다. 나도 모든것이 놀이처럼 즐거우면 좋겠다.
아~~~~~~~~~~~~~
내가 또 주제파악을 못했구나!
내가 게으르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욕심을 냈구나!
그동안 봉석씨가 막아주던 부분들이 뻥뻥뻥 뚫려버리고 있다.
자신있다 걱정말라 했던 나의 거만함들에 자신감이 하나 둘 무너진다.
쩝!!!!!!!!!!!
봉석씨는 이럴 줄 알았다고 하겠지.
괜찮으니 인태랑 충분히 놀아주라 하겠지.
그래도 난 또 욕심을 부리겠지?
그럼 싸움이 나겠지. ㅠ.ㅠ
그러니 내 게으름을 바꿀 수 없다면 욕심을 버리자.
수없이 다짐한 것이지만, 그래도 잊지않게 또 각인시켜보자.
그리고 지금보다 조금만 더 부지런해 지고, 조금만 더 욕심을 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