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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고추

고추 꽃 따기

고추 요녀석...

신경이 참 많이 쓰입니다.

씨를 받아 키운거라 더 신경쓰이고 또 걱정됩니다.

 

오늘은 고랑에 제초용부직포를 깔았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풀들이 무섭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풀들과 잘 지내고 싶기는 한데, 아무래도 제가 키우는 작물들과 양분&자리경쟁이 심하다보니 제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추들은 모종 이식 후 제법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아다리가 2번째 까지 올라오고, 초록잎도 더 진해지고 있습니다.

고추를 키우기 위해서 두번째 방아다리까지 피는 꽃을 따주고, 겻가지도 제거하고 있습니다. 인태가 옆에서 말 걸어올 때까지 이 작업을 하다보면 "아이고 허리야..."소리가 절로납니다. 허리를 펼 때면 인태에게 꽃 하나 따서 귀에 꽃아줬더니, 이제 인태도 제 옆에서 고추꽃을 같이 따네요. 

 

고추를 돌볼 때마다 할머니들의 굽은 허리가 존경스러워집니다. 고작 농사 2년 차인데, 게다가 그 어르신들처럼 생계형이 아니라 조금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무리 애를써도 농사는 하늘에 맡겨야 하는 일이라 좋은 결과만을 낼 수 없습니다. 들어가는 비용은 증가하고, 자녀돌봄에, 살림살이에 매일매일이 버거운 요즘, 이렇게 평생을 살아온 분들의 삶이 정말 존경스럽더군요.

 

다시 고추재배로 돌아와서 올해 특이한 점은 작년과는 다르게 파리와 사마귀가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사마귀 주변에는 파리의 잔해가 남아있는 걸로 봐서 파리를 먹으려고 온 것 같은데...

파리는 왜 왔을까요? 작년에 보이지 않던 파리라 왜 왔는지 궁금하더군요.

윗집 언니에게 물어봤더니 "굴파리"가 있다고 하네요.

작물에 큰 피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잎에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보면 알을 제거하는 수 밖에 없다고...^^:;;;

 

내일은 고추밭 돌아보면서 굴파리 알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겻가지와 고추 꽃몽우리 제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