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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고추

고추농사~연애하듯~아기돌보듯~

고추농사

작년 한 해 연애하듯 돌봤던 고추농사.

생각보다 생산량이 괜찮았습니다.

전국토종고추 모종을 150주 구입해서 약 20주(병이오거나 죽은 것13주, 종자를 받기위해 따로 퇴비없이 맨땅에서 키운모종 6주 그리고 이웃에게 나눈 1주)를 제외한 130주에서 고추가루 66근이 나왔습니다. 우리 고추가루를 받은 분들은 모두 색깔, 향 그리고 맛이 모두 좋다고 하시더군요. 히히히 정말 기뻤습니다.

 

대신, 진딧물, 담배나방에 대처하느랴 난황유, 비눗물을 비롯해서 재충국과 나방캅과 같은 유기농약제를 넣어주는 등 손이 많이 갔었죠. 고추를 수확해서 하나하나 행주로 닦아주고 볕좋은 날에는 밖에서 비오는  날에는 방에서 불을때며 말려주고 하나하나 꼭지따서 고추가루가 되기까지 참 손이 많이 가더군요. 이렇게 한 번 키워보니 김치국물도 아까워 못버리겠습니다. 

 

올해는 작년에 노지에서 퇴비없이 키운 고추에서 받은 씨로 키웁니다.

잘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빠른 분들은 1월에 파종을 하기도 하더군요. 저희집은 해발 500M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곳보다 기온이 약 3도 떨어집니다. 꽃샘추위까지 감안해서 조금 늦은 2월 말에 씨를 파종했습니다. 약 10시간 물에 담궈둔 씨를 면수건에 넣고 비닐봉투에 담아 방바닥에 넣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2틀 넣어두면 된다던데, 저희가 춥게 살아서 그런지 발아가 늦어 4일 묻어뒀습니다.

 

 

 

받아놓은 씨가 많아 넉넉하게 발아시켰더니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포트에 하나씩 옮겨심고 남은건 스티로폼상자에 그냥 뿌렸습니다. 포트에 옮긴 지 3일이 지나니 이렇게 예쁜 떡잎이 나오네요~

 

 

올해 고추가 들어갈 밭입니다. 올해는 퇴비대신 녹비보리를 키워 갈아엎을 예정입니다. 잘 자라고 있네요~

 

 

볕이 좋을때는 마당에 있는 모종하우스로 옮겨줍니다. 한낮에는 온도가 40도에 가까워지네요. 일교차가 큰 만큼 아침저녁으로 고추를 들여놨다 내놨다 정신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로 방안에서 키운 우리 고추는 키가 커다랗게 웃자라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중요한 사실 하나를 몰랐더군요. 상토의 영양분이 20일정도 간다는 것을. 즉, 고추는 모종을 키우는데 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큰 포트에 심는게 아니라 작은곳에 심었다가 본잎까지 4잎이 나오고 나면 그때 큰 포트에 옮겨준답니다. 그리고 최대한 떡잎을 상토가까이 심어야 한다는 군요. 우리 윗집언니가 오늘 토마토모종 가식하면서 제게 하나하나 자세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또 온도조절을 할 수 있는 육묘장 한쪽을 빌려주시기도 하고요. 언니는 모판이 아닌 땅에서도 키워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땅강아지들이 자꾸 고추를 쓰러뜨려 모판에서 키운다고 하시더군요. 우리마을은 약을 치지 않으니 ^^;;;;;;

 

 

이렇게 조금씩 배우면서 키웁니다. 그래도 이렇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인 것 같습니다.   저와 함께 농사짓고 있는 인태는 서투르지만 저를 따라 고추를 옮겨심습니다. ㅋㅋㅋ 물론 모두 다시해야하지만요~ 그래도 하나하나 시도하는 인태가 참 예쁩니다.

 

 

물을 흠뻑 먹은 상토에 고추를 옮겨심고 그늘진 곳에 두었습니다. 이렇게 3일정도 두고 조금씩 햇빛에 적응시켜야 한다고 하네요. 많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좋은 육모장을 저희에게 나눠주신 저희 윗집 견우농장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