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바다거북의 코에서 빨대를 빼내는 모습을 봤다. 그 이후 또 다른 바다거북의 코에 박힌 플라스틱 포크도 꺼내는 모습을 봤다. 코에서 플라스틱 이물질을 빼낸 후 이들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지만, 금세 또다시 이물질로 인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고통을 겪는 동물들이 바다거북뿐이겠는가! 바다에 사는 동물들이 플라스틱을 해파리로 착각해서 먹이로 먹는다는 정보는 꽤 오래전부터 들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바다 속에 들어간 플라스틱은 일주일만 지나도 표면에 플랑크톤 등 미생물이 쌓여서 먹이와 비슷한 냄새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접했다. 이러다 정말 바다에 플라스틱만 가득하게 되는 건 아닌가 싶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 바다가 온실가스로 인해 갇힌 열의 90% 이상을 흡수했다는 최근 연구를 소개했다. 바다가 열을 흡수하면서 산소함유량이 적어졌고 이 또한 해양생물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환경관리공단은 5월 31일 바다의 날을 기념하여 5월을 일회용품 없는 달이라고 홍보한다. 바다의 날은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국민의 해양산업사상을 높이며 관계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할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그런데 수많은 폐기물과 기후변화로 바다가 위험에 빠져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고 바다로 유입되는 썩지 않는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서로 선물과 함께 마음을 주고받는 날이 많다. 우선 썩지 않는 포장재부터 줄이면 어떨까? 알맹이만 주고받는 문화를 만들고, 선물도 탄소발자국이 작은 것들로 준비해 보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상대에게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줄 수도 있고, 가족들은 생활 세제를 만들면서 함께하는 시간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혹은 쓰레기 산이었던 서울 월드컵공원 내의 노을공원에서 다른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가족 나무, 친구 나무, 연인 나무를 심는 것도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우리의 삶이 다른 생명과 상생할 수 있는 삶이길 간절히 바란다.
이 글은 사단법인 한국알트루사 소식지 2021년 5월호[238호] 기후응급시대 꼭지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