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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25개월 인태숑 충치 대량발견-찌찌 안뇽~

다시 인태가 치카를 즐겁게 합니다.

아니...칫솔질 하는 듯 하면서 신나게 치약을 먹습니다.

수산이모가 보내준 한살림 딸기맛 치약이 정말 맛있나봅니다.

 

태국에 깜빡 챙겨가지 못해 현지어린이치약으로 눈물의 칫솔질을 했던 인태는 한국에 돌아와 칫솔질을 훨씬 즐겁게 합니다. 물론 상대적인 것이지만요. 여전히 구석구석 이빨을 닦는것은 전쟁이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인태 앞니에 생긴 구멍이 점점 커지는 것이 눈에 띕니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는데 점점 커지는 것이 아무리 칫솔질을 잘 해줘도 소용없어 보입니다.

 

치과에 대한 불신이 많은 저희는 우선 보건소로 향했습니다.

지난 6월 구강검진을 받았을 때는 별 문제 없었는데 무슨 문제인가 싶어 다시 가게 된거죠.

성. 인의 경우 6개월에 한번 씩 검진을 받으니까요.

 

보건소는 무료검진은 했기때문에 비용이 1100원 발생하며 치료는 불가하다고 합니다. 검진이라도 받아보겠다며 선생님을 만났는데, 선생님은 저희에게 충치치료를 해야하니 어린이치과에 데리고 가보라고 하시더군요. 특히 어금니를 빨리 치료해야한다면서...저는 충치가 왜 이렇게 갑자기 생기냐고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의 경우 일주일 사이로 충치가 크게 번질 수 있다고 하더군요.

 

갑자기 뭔일인가 싶어 서둘러 강동구 어린이치과에 대한 정보들을 몽땅 수집해서 평이 좋은 길동의 한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엄마들의 추천대로 선생님이 아이를 무섭지 않게 잘 달래서 검진을 수훨하게 받았습니다. 허나 문제는 진단과 치료.

인태를 먼저 내보낸 선생님은 저에게 그림을 그리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지금 충치가 어금니 하나 그리고 앞니에 여러개 보여요. 어금니는 문제되지 않는데, 시급하게 치료해야 하는게 앞니예요. 앞니는 치료가 힘들어서 수면마취를 해야해요. 지금 보기에는 괜찮압이기는 하는데, 충치 하나가 이미 많이 진행이 되어서 자칫 신경치료를 해야할 수도 있어요. 앞니는 레진으로 하면 아이들 특성상 금방 부러져서 다시 오더라구요. 그래서 이를 깎고 씌워야 해요."

 

"네??? 꼭 그렇게 치료를 해야하는 건가요? 만일 그냥 두고 열심히 이를 닦아주면 안돼나요?"

 

"만일 아기가 4~5섯이라면 저도 그렇게 말씀드리겠는데, 너무 어려요. 그냥 방치하면 영구치에 영향을 줄 수가 있어요."

 

"그럼 꼭 수면마취를 해야하는건가요?"

 

"오늘처럼 아이가 잘 하면 어금니의 경우는 그냥 할 수도 있지만, 앞니는 어려워요."

 

"그럼 어금니만 레진으로 하고 앞니는 불소도포를 한다던지 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 어떨까요?"

 

"그건 저희가 마음이 좋지 않아요. 아이 이가 썪어가는걸 계속 봐야하잖아요. 어머니께서 수면마취에 대해서 불편하시면 다시 잘 알아보시고 결정해서 오세요. 자세한 금액은 실장님과 하시고요."

 

"근데 충치가 왜 이렇게 많이 생긴건가요?"

 

"인태의 경우 이가 밀착되어 있어요. 이러면 아무리 칫솔질을 잘 해줘도 치실을 하지 않으면 충치가 발생해요. 모유수유를 하고계신다니 그 영향도 크고요. 치료가 시작되면 모유수유도 중단하셔야해요."

 

정신이 멍~합니다. 앞니를 씌워야 한다는 것도, 모유수유를 중단하라는 것도 그렇고. 열심히 이를 닦아줬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대량의 충치가 발생해 인태에게 힘든 치료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거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충치치료 앞니는 레진으로 한개당 8만원, 어금니는 6만원, 수면치료비용 10만원, 앞니 씌우는데 드는 비용 12만원.

가격도 어마어마 하네요. 보험이 되는 아말강은 비추라고 합니다.

 

순간...

보건소진단과 왜 다를까?

국가에서는 왜 병원에서 추천하지 않는 제품을 지원하는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국가지원에 대한 불신마저 듭니다.

 

식은땀 줄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와 다시 수면마취, 충치치료 그리고 수면마취를 하지 않고 치료하는 치과를 불나게 검색했습니다. 수면마취로 치료한 엄마들의 후기들을 읽으니 마치 수면내시경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치료내내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깨어날 수도 있는데 다만 이렇게 치료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 엄마는 여러번에 나눠 치료하는게 아이에게 힘들까봐 수면마취를 했는데 아이를 치료하는 근 한시간동안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다시는 수면마취치료는 하지 않고싶다고 하더군요.

 

예방접종도 안한 인태인데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그렇다고 치료를 해주지 않아 영구치에 영향을 주면 안되는 터라 우리 부부는 신경이 급 예민해졌습니다. 인터넷으로 뒤지고 뒤지고 또 뒤졌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엄마가 올려놓은 작은 글 하나!

 

"좋은 치과를 발견했어요~"

이 치과는 수면치료는 물론 과잉치료도 하지않고, 레진으로 치료했다가 떨어지면 무료로 다시 치료해주신다고 하더군요.

 

다시 검색 시작. 잠실 장미B상가에 있는 어린이치과를 검색해서 이곳이 "상가 5층에 있는 우리가족치과"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바로 전화해서 인태상황을 말씀드리고 수면치료를 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니 전화받으시는 선생님이 이러십니다.

 

"수면치료를 저희도 했었는데요,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하지 않아요. 특히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해서요. 먼저 오셔서 진단받으시고요 상황에 맞게 치료해보세요."

 

그리고 찾아간 우리가족치과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 치료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선생님 한 분이 하시는 작은 곳이었죠. 아이들을 위한 작은 방이 있고, 아이전용 키티침대도 있었습니다. 치료결과 앞니 총 6개, 어금니 하나에 충치가 발견이 되었고, 나머니 어금니 3개는 충치우려가 있어 실란트로 예방하기로 했습니다. 즉, 아랫 앞니를 제외한 모든 이를 치료해야 하는 거죠. 단, 앞니충치는 신경치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비용은 앞니 1개당 7만원, 어금니는 6만원(레진, 아말강은 1만원), 실란트 1개당 3만원.

 

레진치료한 곳이 떨어져 나가면 최소 6개월은 무료로 다시 치료해 주신다고 합니다. 치료기간은 인태의 컨디션에 따라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진단받은 첫날 간호사 선생님은 인태에게 썩쎤으로 물을 흡입하는 것을 보여주시고 잎에도 넣어보며 소리나 기구를 친숙하게 해 주셨습니다. 지루해 하면 "물나와라 뚝딱"을 외치며 재밌게 해 주시고...

 

"아이들이 치과치료를 무서워 하는건 소리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미리 소리를 들려주면 덜 무서워하죠. 그래서 저희 치과에서는 진단한 날 치료를 바로 시작하지 않아요. 만일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치료받으러 않오려고해요."

 

진단을 마친 인태는 선물로 자동차 하나를 받고 내일 다시 오겠다는 인사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약 3일에 걸쳐 치료를 끝냈습니다. 첫날에는 자다가 치료를 시작해서 앞니 4개를 모두 치료했고, 둘째날 부터는 치료와 동시에 울기는 했는데 몸부림 치질 않아 무사히 끝냈습니다. 치과를 그렇게 무서워하지도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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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치료를 시작하면서 인태에게 또다른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드디어 모유수유를 중단하는겁니다.

계획은 1달 후였습니다. 달력에 날짜를 하나씩 지워가면서 이별하는 날을 인식하고 있었는데, 충치발생으로 그만 3주나 빨리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태야 인태이빨이 아파서 찌찌가 안녕~하고 인사하고 멀리멀리간데. 찌찌가 인태아프지 말라고 안뇽~하네~"

 

가슴에 미리 간장과 식초를 섞어놓은 것을 발랐습니다. 인태는 평소처럼 찌찌를 먹으려 했다가 화들짝 놀라며 "찌찌 안뇽~" 하네요. 갑작스런 이별을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았나봅니다. 자다말고 울기도 하면서 하루 이틀을 보냈습니다. 삼일 째 되는 날 인태는 더 오랫동안 놀고 또 오랫동안 자네요. 

 

그렇게 일주일.

이제 인태는 가끔 찌찌를 생각하면서 "찌찌 안뇽~"합니다. 그리고 제 노래를 들으면서 잠이듭니다. 자면서 한 번정도 잉~하다가 토닥토닥해 주면 다시 잠이듭니다. 덕분에 저도 근 2년만에 푹~ 자네요. 아!! 인태가 먹던 모유는 며칠 동안은 제가 손으로 짜냈습니다. 너무 힘들때는 봉석씨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요. 물 대시 엿기름을 마셨더니 일주일 뒤 모유는 더이상 생기지 않네요. 모유수유를 끊은 우리 모자는 둘 다 아직은 싱숭생숭 한 것 같습니다.

 

젖을 말리기 위해 엿기름을 끓여마셨습니다. 시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시댁에 있으면 뭐가 먹고싶다...라는 생각이 날 겨를도 없이 시어머니께서 맛난음식을 해 주십니다. ㅋㅋ 저는 복터진 며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