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5편을 봤다.
분노, 감사, 미안함, 안타까움, 괴로움 등의 수많은 감정들이 찾아와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중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은 트로피 헌터들의 이야기였다.
트로피헌터들은 나이든 수컷만 사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그 숫컷의 아름다움?이 사라지지 않도록 박제를 해 놓는 것이 그들을 위한 배려라고 했다. 더불어 자신들이 사냥을 함으로 자연환경을 지키면서, 지역사회에 경제적으로 기여한다고 말했다.
나들이 나온 하마가족들이 여유롭게 수영하다가 트로피헌터의 한 발의 총으로 아빠하마가 죽었다. 아이의 눈에는 하마가족의 모습이 놀이공원에 놀러간 인간가족들과 동일하게 보이듯 이야기를 했다. 또 나이 든 사람들의 아름다움?(정확하게 뭐라고 표현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을 간직하기 위해 인간들을 박제해야 하냐는 질문에 생각만으로도 끔찍했다.
아이의 분노안에서 두려움이 보였다. 휴머니멀에 나오는 동물들이 자기와 같이 느껴지는 듯 함께 아파했다. 또 이미 멸종된 동물들이 하나 둘 나오면서 이대로 가게되면 코끼리도 멸종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아이는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동물들이 멸종되면 인간도 멸종되는거 아니예요?"
"그렇지. 그렇게 되지. 그러니 우리가 지금처럼 많은 것을 가지려고 욕심부리면 안되지."
아이에게 이 말을 하면서도 "이 분노의 마음과 공존의 삶을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계속 남는다.
현재 우리의 삶은 많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개인이 인지하기 어렵다. 내가 사용하는 물건이, 또 먹을거리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왔는지 그 과정을 고민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이 있나 없나만 생각하기에도 삶은 너무 빠듯하고 고단하다.
그러나 우리앞에 펼쳐진 지구의 문제들은 이미 소수의 사람들로는 해결이 불가능해 졌다. 구성원 개개인의 각성과 삶의 전환이 함께 되어야 한다. 이미 세계의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빼앗긴 미래로 인해 거리로 나올만큼 지구의 문제는 심각하다.
보다 적극적인 행동!
개인적인 실천을 넘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 본다.
우선은 나의 고민과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