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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책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저자와의대화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정수복 (생각의나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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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만 읽고 저자인 정수복선생님과 대화하는 모임에 참여했다.

사실 난 이분이 어떤분인지 조차 몰랐다.

 

내용 전반적인 부분의 큰 틀은 한국의 문화적 문법은 12가지 구성요소들로 나눠지는데,

그 구성요소는 다시 크게 우리나라의 근본적 문법 - 1)현세적 물질주의 2) 감정우선주의 3) 가족주의 4)연고주의 5) 권위주의 6) 갈등회피주의 - 과 그 근분족 문법으로 부터 파생되어 일제시대등을 지내면서 우리의 역사적 상황과 함께 맞물려 나타나는 파생적 문법 - 1)감상적 민족주의, 2)국가중심주의, 3) 속도지상주의, 4)근거없는 낙관주의, 5)수단방법 중심주의, 6)이중규범주의 - 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맞아 맞아" 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들이 문제라고 제기되는 것은 세계화라는 시대적흐름이 반영이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위에서 문제라고 언급한 부분들은 독특한 한국인만의 고유성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며, 6년이란 시간을 떠돌며 지내는 나에게는 그 한국인의 고유성이 그리워 다시 고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밖에서 보았을때는 그토록 좋아보였던 한국인만의 고유성은 그 안으로 들어왔을때, 어느정도 고유성이 사라져버린 내겐 숨통을 조여오는 "문제"들로 다가왔다.

 

비단, 시민단체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많이 깨어있고,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임에도 불구하고, 내겐 똑같은 제도권이었다.

속도있게 일처리를 해야하고, 다른사람들의 시간에 맞춰 일을 진행시켜야하고, 내 시간보다는 조직의 시간에 맞게 살아야하는...

 

또한 나이가 꽉찬 여성의 입장에서, 외국에서는 정서가 같은 한국인 남자가 그토록 그리웠지만, 돌아와보니, 어느 새 이 사회에 찌들어버린(?) 사람들이 답답해보이고, 왠지 나는 이들의 문화에 참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외국인이 되어버린...그래서 내 세계관과 사회의 세계관이 부딪혀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는 허공속에 살고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의 이러한 이야기에 정수복선생님은 그래서 이 책을 읽고 한번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라고 말씀하셨다. 저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이해되고, 또 다른지 생각하고, 그 생각의 고리들을 타인들과 대화하면서 새로운 것들의 창조를 맛보라고 하셨다.

 

보편적으로 종교, 자연, 심미적 그리고 인간적인 체험들을 통해서 새로운 것들을 느끼지만, 실질적으로 소수와 다수와의 실험에서는 대체적으로 소수가 옳고 그른것을 떠나서 다수의 의견에 동조해 버리는 현상이 이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소수로 있는 사람들은 늘 힘들지만, 그 소수 즉, 개인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개인이 자신만의 규범과 원칙들을 정확히 만들기 위해서는 세상과의 단절을 통해서 혼자만의 독립적인 자아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서 자신이 확고해졌을때, 부정을 행하는 다수와 부딪혀 싸울 수 있으며, 스스로 뿜어내는 내적에너지를 통해 다수는 그 개인(즉, 소수)의 행복한 모습을 궁금해 하며, 변화를 꾀할 수 있다그 하셨다.

 

The more is better인 것을 강조하는 세상에 살고있지만, 그것만에 좋은 것이 아니다.

Less but better(행복한 소수자), 꼭 필요한 것만 갖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덧붙여 말씀하셨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것은, 독립적인 자아가 만들어지까지 세상과의 단절된 시간이 필요하지만, 세상으로 고립된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현재 시민운동을 하고있는 내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