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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임신

태명 - 랑이/ 랑이를 만나기 까지


"태명을 뭐라할까?"
"태명이 꼭 필요해?"

"그래도 있음 좋잖아. 생각한거 있어? 난 있는데..."
"사실 나도 생각한게 있긴 한데..."

"랑이"

둘이 같은 이름을 불렀다.
난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왜 랑이야?"
"호랑이 랑이"
"난 스리랑카의 랑이"
하하하하하하

둘이 다른생각이긴 하지만, 우리는 같은 이름을 생각해 냈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특별한 꿈을 꾸었냐고 묻는데...
난 한달 전쯤 내 발가락이 이상하게 커지면서, 그 발가락을 들어보니 다섯개의 발가락이 더 있는 꿈을 꾼적은 있었다.
그런데 어쩜 우리는 작년에 이미 다 꾼걸까?

태몽

노무현대통령 서거이후, 한참을 우울해 하던 신랑이 특별한 꿈을 꿨다고 신기하다고 들떠있었다.
뭐냐고 물었더니 글쎄
"아니 돌아가신 그분이 우리집에 와계시는 거야. 그리고 우리집에서 주무시는 거지. 한참을 주무시다가 일어나시더니 우리둘에게 '임신을 축하합니다.'라고 하시는거야. 아니 돌아가신분이 꿈에 나온것도 대단한데, 그 분이 우리 임신축하까지 해 주니 대단한거 아냐?"

난 먼산 바라기였지만,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다 같이 접경지역에 갔었다.
강 너머에 북쪽이 보이는 그 곳에서 2마리의 호랑이가 있었다.
"어! 저기 호랑이있다!" 그리고 깼는데...
어른들 말씀은 태몽일 경우 그 호랑이가 내게 찾아온다거나 안긴다거나 하는 건데, 먼 곳에서 바라봤으니, 아무꿈도 아닐꺼라 하셨다. 뭐...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데, 우리신랑은 그 꿈도 자기 소망으로 갖고있는 것인지...올해 우리 아이가 쌍둥이가 태어나는거 아니냐고 한참 들떠있었다.

우리 랑이를 만나기까지

별 피임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이가 없으니, 올 해는 기후에너지국으로 옮긴만큼 활기차게 활동을 해 보리라 생각했다. 결혼 할 때도 "난 혼자살꺼야!" 라고 선언하고 한달만에 하게 되더니, 열심히 일해보자 결심하고 한달만에 아이가 찾아왔다. 마음을 비우면 찾아오는 건가?

비우는 마음으로

아이가 찾아오면 엄마가 생각난다더니 아기집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엄마생각이 났다. 한참 스트레스와 이런저런 나의 모난 성격들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나, 원인을 찾다가 어린시절 나의 성장기의 이상들을 발견했었다. 어린시절을 수많은 책임감으로 보내고, 재대로 놀지 못한 것들! 그런 어린시절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보니, 엄마가 밉기까지 했는데...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를 위한 나의 마음을 바라보니..."우리 엄마도 나를 갖고 이러셨겠구나!" 싶으니 모든것이 다 정리되고 그냥 신비로움만 가슴에 가득 남았다. "엄마한테 잘해야겠다!" 라고 말하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신랑과 손을 꼭 잡고 길을 걷는데, 이보다 더 평안할 수 있으랴! 싶다.

또 하나 달라지는 것은...여전히 예쁜 것을 갖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했는데, 이상하게도 랑이가 내게 말해주는 것인지..."비우자"라는 마음이 계속 찾아온다. 생명을 잉태하고, 또 다른 생명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 이외에 욕심을 갖게되면서 수많은 파괴들을 맞이한다는 것을 내게 자꾸 이야기 한다. 아바타, 아마존의 눈물, 북극의 눈물 그리고...지금도 어디에선가 개발의 압력으로 자신들의 살 곳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 동식물들이 자꾸 생각이 난다. 어쩌면 우리 랑이가 태어나서 살게 될 세상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금보다 더 많은 생명파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부터 조금씩 생명을 존중하며 비워내는 삶을 살아야 겠다 신랑과 이야기를 나눈다.

랑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우리의 교육철학)
생명 그리고 그 생명이 이 세상에서 왜 사는지, 어떻게 살지 우리는 그것을 랑이에게 알려주기로 했다. 수많은 교육학자들이 있지만, 그 학자들의 것을 단순히 따라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교육철학을 세우고, 필요한 것을 배우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우리도 천천히 공부를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