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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실천 우리부터 시작하자!

 2년 전 겨울 어느 날 새벽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느낌으로 눈을 뜬 적이 있다. 죽음이 눈앞에 왔다고 생각하니 내 옆에 누워 자는 남편과 아들이 떠올랐다. 내가 떠나면 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지 궁금해졌는데 딱히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게 하루가 더 주어진다면 이 둘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루만 건강하게 살게 해 달라고 간절히 바랐다. 다행히 난 아직 살아있고, 지난 2년 동안 몸과 마음의 건강을 우선순위에 놓고 최선을 다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장애물을 건너야 했다.

  체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약을 먹고,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병행하면서 나는 꼼짝하기 싫어하는 나의 본모습을 발견했다. 밭에서 일하는 노동이 운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꾀가 생겼다. 몸이 조금씩 좋아진 듯하면 노력을 멈추고 싶기도 했다. 그럼 꼭 탈이 났다. 내 몸 하나 돌보지 못하면서 지구를 돌보자고 말하는 내가 참 형편없다 느껴졌고 다시 도망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내가 도망치고 숨어 살 수 있는 시간이 있기는 할까? 하루만 더 살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던 그 날을 다시 기억해 냈다. 도망칠 시간도, 자책할 시간도 없으니 나는 몸과 마음의 회복에 다시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아프면 아픈 만큼 울고 다시 집중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 알트루사 모임을 병행하며 오랫동안 나를 가뒀던 방어벽을 허물어 냈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만큼의 체력도 생겼다.

 내 몸의 아픔과 치료 그리고 회복을 경험하며 지구가 2년 전 내 몸같이 느껴졌다. 현재 지구의 여러 국가가 기후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몸살의 해결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 친구들과 재밌게 놀며 추억을 쌓기도 바쁜 어린이 청소년들까지 길거리에 나와 자신의 미래를 빼앗지 말라고 대안 모색을 외쳐야 할 정도이다. 최근 환경부는 탄소 중립 생활 실천서를 발간했다. 단계별로 실천할 수 있는 수칙을 제시했다. 그것부터 실천해보자. 실천의 근력이 생기면 지인들과 같이하고, 알트루사에서도 하고, 지자체장 선거나 대통령선거 때도 제안하자. 지구에 거주하는 모든 지구인이 함께한다면 이 기후 위기에서 벗어나 어린 친구들에게는 미래를 되찾아주고, 동식물의 멸종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함께하자.

이 글은 사단법인 한국알트루사 소식지 2021년 12월, 2022년 1월호[244호] 기후응급시대 꼭지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