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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집나가는 인태숑~

정말 저에게 독립할 때가 왔나봅니다.

에너지 넘쳐나는 인태는 요즘 동네 형들의 목소리가 들리면 바로 반응을 합니다.

 

"누구야? 현민형이야?"

그리고 사라집니다. 

 

심지어 낮에 마을 오매떡방으로 학생들이 체험하러 오면 주변에서 계속 바라봅니다. 그러다가 제가 일하는 틈을 타서 바로 마을 언니들에게로 가버립니다. 심지어 한 번 형들과 놀기 시작하면 저의 눈을 피하고 집에 가자고 해도 오는 것을 싫어합니다.

 

요즘 인태가 자주 따라가는 윗집 현민이의 엄마이자 무려 아들 넷이나 키우고 있는 진영언니에게 인태가 집에있는 걸 싫어하고 자꾸 형, 누나들을 따라가려고 한다고 걱정하니 언니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이제 엄마랑 있을만큼 있어서 그래. 이제 나가면 그냥 둬. 자기가 한참 놀아야 다시 집에도 오고싶어하지."

 

"형들 따라간다고 하는데...애들은 나름 자기들 하고싶은게 있을꺼잖아요. 인태가 아직은 자기고집대로 하고싶어서 애들이 인태때문에 힘들어할까봐 그러죠."

 

"여자애들은 아이돌보는 것도 놀이라서 인태를 돌보는 걸 재밌어할꺼야. 남자애들이야 자기 하고싶은 걸 하고싶어하기는 하는데...그래도 그렇게 따라다니면서 인태도 적응할꺼야. 너무 걱정하지마." 

 

인태가 원하는 만큼 함께 놀지도 못하기에 저는 인태의 행동을 보면서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하고, 또 기쁘기도 합니다.

 

 

약간 떫은 맛이 나는 보리수열매. 윗집언니의 허락을 받고 한바구니 따서 효소담았습니다. 맛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집안에서 놀기. 흙이랑 물을 섞어 범벅을 만들어놓고 "김치만들어요"합니다.

할머니따라 시장가서는 모자하나 들고와 매일매일 쓰고다니고... 긴옷대신 토시를 하겠다고 하고...31개월 인태숑은 이제 제 맘대로 하지는 못하겠네요~

 

 

이제 풀뽑는 건 선수가 되었습니다. 풀을 뽑아 흙을 툭툭 털고 한쪽으로 던져놓죠.

 

 

그러다가 주변에서 나무를 주으면 특탬했다는 표정으로 그걸갖고 신나게 놉니다.

 

 

제 농사단짝 인태숑~

이제는 자기생각이 분명해서 저를 많이 어렵게 만드는 사랑스런 아들입니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했었는데...한해 한해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자꾸만 욕심이 생깁니다. 그런데 왠지 그 욕심을 빨리 버려야 우리가 더 즐거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작년에는 이곳을 기어다니며 놀았는데말이죠. 정말 많이 자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