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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자료모음

읽고싶은 글]스마트폰으로 갈아타기 전


 

 


 1. 아이폰을 사기 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얼리어답터’와는 거리가 멀어야 할 환경운동가지만 아이폰님 영접에 눈이 멀었었다.

그래서 확인하고 자시고 간에 전자파 따위, 고려대상도 아니었다.

휴대폰 전자파가 위험해봤자 귀에 화상 입는 정도라고, 정보통신부 공무원도 아닌데 무슨 수로 그걸 확인하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7급 공무원’쯤 되지 않아도 누구나 자기 휴대폰의 전자파를 확인할 수 있다. ‘전자파인체보호기준’에 따라 휴대폰 제조업체는 전자파 흡수율(SAR)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사고 난 후에 알아본 아이폰의 전자파는 1.19W/kg이었다.

 

소비자는 언제든지 온라인에 접속해 휴대폰 제품 사양이나 스펙을 설명하는 페이지에서 전자파를 찾아볼 수 있다.

 

-> 전자파 흡수율이 낮은 휴대폰 10, 전자파 흡수율이 높은 휴대폰 10  휴대폰 전자파를 줄이는 방법  보기

 

 

 2. 휴대폰 전자파의 건강영향  

 

 

 

 

 

휴대폰 가격과 기능에 비해 전자파는 별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이폰을 사기 전에 외국 동영상까지 찾아가며 그 기능을 학습했지만, 홈페이지에 전자파가 나와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 자체 조사한 결과, 국내 휴대폰 전자파의 평균은 국제기준인 1.6 W/kg을 밑도는 0.94 W/kg이었다. 

 

전자파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도 명확치 않다. 지금까지 스웨덴, 덴마크, 영국, 핀란드, 한국 등에서 나온 연구는 휴대폰 전자파가 뇌종양의 일종인 청신경초종, 뇌수막종, 신경교종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하고 관련이 없다고도 하는 등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 10년간 하루 한 시간씩 휴대폰을 사용하면 뇌종양 위험률이 최소 100% 증가하고 휴대폰 통화부위와 종양발생부위가 일치하는 등, 휴대폰 사용기간과 총통화량을 고려한 추가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기 전에는 조금이라도 전자파가 낮은 휴대폰을 고르는 것이 좋다. 보통 암은 10~30년에 걸쳐 천천히 발전하며 휴대폰도 평생 동안 사용하니까 말이다.

 

 

 3. 어린이와 여성은 더욱 주의해야  

 

 

 

 

연세대 연구팀에 따르면 휴대폰 전자파에 청소년과 성인을 15~30분간씩 노출하고 혈압, 맥박수, 호흡수, 땀 분비 등을 측정한 결과, 청소년의 피부저항이 변했다고 한다. 이들은 청소년의 경우 체내 면역체계가 완벽하게 형성되지 않아 전자파의 유해성이 직접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청소년의 뇌는 성인의 뇌보다 더 많은 전자파를 흡수하는데, 스웨덴 연구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휴대폰을 쓰기 시작한 집단의 뇌종양 위험률이 가장 높았다. 덴마크에서 13,15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휴대폰을 사용한 어린이들이 과잉행동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80% 높다고 결론 내렸다.

 

그런가하면 여성 무선전화교환수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2배 높다는 노르웨이 연구와 여성 뇌수종 발생률이 남성의 2배라는 사실은 전자파가 여성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나타낸다.

 

현재 영국과 호주에서는 청소년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는 권고를 내렸고, 프랑스에서는 학교에 휴대폰을 가져오는 것과 14세 이하용 휴대폰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4. 건강을 넘어, 휴대폰에 담긴 나머지 진실  

 

 

 

고릴라는 휴대폰이 밉다고 했다. 

휴대폰에 쓰이는 콜탄을 캐기 위해 콩고 동부에 위치한 고릴라의 마지막 서식지인 '카후지-비에가(Kahuzi-Biega)국립공원'이 파헤쳐지고 있고, 숲에서 먹고 살아야 하는 광산 노동자들은 코끼리를 비롯한 야생동물을 사냥한다. 그러나 숲과 고릴라가 죽어가는 현실은 보조금이 잔뜩 얹어진 최신폰과 스마트폰 앞에서 떨이 취급도 받지 못한다. ‘공짜폰’과 보조금 앞에서, 회사에서 공짜로 지급해 주는 최신폰 앞에서 고릴라쯤이야.    

 

노동자도 휴대폰이 미울 것이다.  

휴대폰에는 납, 구리, 카드뮴, 수은 등의 유해물질이 사용된다. 2003년 조사에서 실험대상인 33대의 휴대폰 중 23대에서 미국의 납 안전 기준치를 초과하는 양이 검출되었다. 전자제품이 분해되지 않는 한 유독물질은 흘러나오지 않으므로 소비자의 건강은 괜찮다.

그러나 휴대폰을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은 노동자를 병들게 한다. 우유 1 티스푼보다 가벼운 칩 하나를 생산하는 데 26kg의 산업 폐기물이 나오고, 이 중 일부는 독성이 매우 강하다.백혈병과 림프종에 걸린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도 현재 산재 인정을 위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 따르면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4~5배가 높다고 한다.

 

제 3 세계도, 휴대폰이 밉다. 

“유독성 폐기물은 늘 가장 저항이 적은 경제적 경로를 따라 흘러내릴 것이다”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세계 각지의 전자제품 폐기물이 중국, 인도 등으로 흘러들어와 그 곳의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허영과 욕망과 쾌락은 정치적 올바름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나는 카푸치노 우유거품보다 풍성한 보조금이 얹어진 아이폰을 구매했다. 그래서 “참으로 안타깝지만 엄격한 규제만이 우리가 섬기는 욕망이라는 신이 초래한 파멸을 막을 수 있다”는 말에 동감한다.

노동자의 건강, 고릴라의 숲, 오염된 지하수와 토양, 폐기물 처리장이 된 제 3세계는 ‘착한 재활용’으로 복구할 수 없다.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한 제품설계, 재활용과 폐기물 비용이 포함된 가격, 유해물질의 사용과 폐기물 수출입을 금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미 유럽연합의 전기제품폐기물처리(WEEE)와 특정유해물질사용제한(RoHS), 바젤협약, 생산자책임확대제도(EPR) 등이 이런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가 할 일은 이러한 제도에 관심과 지지를 쏟는 것, 그리고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신주단지 모시듯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이다.

 

>> 글_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팀 금자

>> 첨부파일을 보시면 각 문장별로 참고문헌이 나와 있습니다.

 

>> 참고문헌

여성환경연대. (2006). 「전자파와 여성건강」, 『성인지적 관점에서 바라본 환경과 여성건강 기초연구』. 환경부. 110-111 

Yanar Alkayat. (2009. 7.21). “Mobile phones and health: what do we know?”

http://www.theecologist.org/investigations/health/290192/mobile_phones_and_health_what_do_we_know.html. (2010.1.12 서치)

김윤명, 유호상, 주영준. 최석환, 왕종훈. (2006). 『한국인의 휴대폰 사용 패턴에 관한 연구』. 전파연구소, 한국전자파학회. 

 EWG. (2009.7). Cell Phone Radiation : Science Review on Cancer Risks and Children's Health

http://www.ewg.org/cellphone-radiation/fullreport (2009.12.21 서치)

박경화. (2006).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서울:북센스.

엘리자베스 그로스만. (2008).  『디지털 쓰레기 - 하이테크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 송광자 역. 서울:팜파스. 42.

임지선 기자. (2010.1.25). “삼성이 가린 백혈병 진실, 법정에서 가린다”. 한겨레 21. 3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