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꼬농인태

인태의 농사일기-양배추,배추 돌보기

오늘은 일찍일어났습니다.

아빠도 일찍 밥을 드시더군요. 아빠가 먹는건 왜 다 맛있어보일까요? 아빠가 먹는 계란후라이 저도 먹고싶어하니 아빠가 크게 한 점 주셨습니다. 근데...먹다가 문지방에 밷었습니다. 아빠에게 혼났습니다. 먹는걸 함부로 버린다고...ㅠ.ㅠ

식사 후 아빠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나가시네요. 저도 나가고 싶습니다. 나가고 싶다고 문앞에서 애원하는데 아빠는 엄마에게 절 부탁합니다. 나가고 싶은 내 맘은 급한데 엄마는 그런 저의 마음을 너무 몰라줍니다.

 

기저귀 갈아야한다, 옷을 입어야한다, 양말을 신어야 한다...

엄마의 늦장때문에 아빠는 벌써 가시고 없습니다. 어휴...

오늘사진은 아니고요. 인태가 나가자고 할 때 혼자 모자쓰고 양말들고 계속 버팁니다. 이 사진은 벌써 지난 달 사진이되어버렸네요.

그래도 밖에나왔습니다.

왠일...엄마는 배추를 봐야한다며 밭으로 가십니다. 그것도 저를 꼬~옥 안고서...

여기다!!하고 저를 내려놓은 곳은 노지에 심은 배추밭. 엄마는 앉아 계속 배추를 들척거리십니다.

심심한 저는 비닐에 구멍을 내면서 놀고있는데...엄마가 하지 말랍니다.

치...

 

생강밭에 물을 줘야겠습니다.

근데 호수에는 물이 안나옵니다.

분명...엄마가 이 호수로 물을 줬었는데...이상합니다.

할일도 없고 다시 엄마옆으로 가려고 하는데...꾸당...풀밭에 뒹굴러 버렸습니다.

어휴...엄마가 빨리 달려오지 않았으면 저는 풀밭에서 헤맬 뻔 했습니다. 얼굴도 따갑고...

 

이 사진도 며칠 전 사진이네요. 마당에 물줄때는 인태가 합니다. 이젠 여기저기 혼자서도 잘 뿌려줍니다. 문제는...한 번 잡으면 안놓으려고 한다는...ㅠ.ㅠ

 

엄마는 저를 엄마 옆에 앉히시더니...

"인태야 얘들이 메뚜기야. 요녀석은 노린재고, 여기 배추애벌레도 있다. 오? 개미도 있네????"

순식간에 지나각는 애들을 보며 엄마는 자꾸 말해줍니다.

심지어 제 손바닥에 놓아주기도 하고요. 근데 너무 빠릅니다. 어느 새 사라져버립니다.

별로 재미 없습니다. 여기서 탈출해야겠습니다.

엄마 몰래 탈출을 시도했는데...또 풀밭에 뒹굴렀습니다.

어휴...여기는 비탈길기 너무 많습니다. 도저히 엄마몰래 빠져나갈 수가 없네요.

 

어쩔 수 없이 엄마 옆에서 독촉해야겠습니다.

"찌찌 주셔요. 찌찌. 엄마....엄마...엄마..." 엄마옷을 들추고 "아부바?"아며 등에 메달려도 엄마는 잠깐만...하면서 계속 배추만 봅니다. 저도 끝까지 엄마를 부르며 따라다니니...드디어 엄마가 나가자고 합니다.

신이나서 나오는데...아까 구른 그 비탈길이 보입니다.

"엄마..."

"엄마가 손 잡아줄께. 가자."

엄마 손을 잡고 걸으니 무섭지는 않네요. 밭에서 해방되니 완전 신이납니다. 너무 좋아 엄마랑 장난치다가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했습니다. 아차!!!! 제가 실수했군요. 너무 좋은 나머지 우리 하우스를 다 통과하지도 않았는데 엄마에게 안겼으니...ㅠ.ㅠ

엄마는 다시 다른 하우스로 들어가십니다. 

"인태야, 오이다 오이. 여기 오이가 있네. 배추랑 양배추, 당근도 있어요~."

 

엄마는 내 생각은 안하시는 것 같습니다.

다시 밭에 앉아 배추랑 양배추를 들썩들썩. 벌레가 너무 많다는 둥 어쩐다는 둥.

배고픈데...오이나 먹어야 하나봅니다.

"오이...오이..."엄마에게 부탁했더니 하나를 따서 저에게 주십니다. "씨서여 씨서..." 엄마가 또 못알아듣습니다. 그냥 제가 해야하나봅니다. 집안 마당 수돗가에 오이씻으러 갔는데 엄마가 뒤늦게 따라오십니다. 수돗가까지는 저 혼자서 잘 왔는데, 오이를 씻어려다 물에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습니다. 엄마가 잡아줘서 다행이었습니다. 엄마는 오이를 씻어 제게 주고 다시 저를 안고 하우스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이 하나를 다 먹을 때까지 계속 배추와 양배추 브로콜리를 들추셨습니다. 배고픈 저는 오이 하나를 더 먹어야겠어서 혼자 따먹으러 갔습니다. 잘 안따지네요. 결국 엄마가 달려와 큰걸로 따주셨습니다.  

 

하우스 안이 점점 더워집니다. 저도 엄마따라 양배추를 들춰보는데 엄마가 뭘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오이도 두 개째 먹으니 맛도 없습니다. 다시 엄마를 독촉했습니다. 다행이...제 얼굴을 본 엄마는 하우스에서 저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휴... 집에 돌아오니 엄마는 꼬꼬들에게 물과 밥을 줘야 한답니다. 통에 꼬꼬들이 먹을꺼를 갖고오셨습니다. 제게 주라고 해서 제가 여기저기 뿌리고 있는데 엄마는 그렇게 하면 안됀다고 제게서 먹이통을 빼앗았습니다. 물도 제가 못주게 하고...엄마의 태도에 너무 화가나서 앙~ 울어버렸습니다. 동네 사람들 다 듣게 점점 목청을 높여서...

엄마는 뒤늦게 저를 위로했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이미 제 마음은 상했고 저도 배고프고 졸립고...그렇습니다. 엄마 미워요~힝

 

봉석씨가 어제부터 집짓는 곳에 일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종일 밖에 있으니 이제 작물돌보는 것은 저와 인태가 해야합니다. 고추는 얼추 수확을 해서 말리고 있고, 생강은 마르지 않게 물주고 액비를 한 번정도 더 주면 될 것 같습니다.

 

마당밭을 정리해야하고, 양파모종 심을 밭도 만들어야합니다. 그 전에 양배추와 배추 그리고 브로콜리에 있는 벌레들을 잡아야합니다. 이 작물들에는 벌레가 참 많이꼬입니다. 오가닉골드라는 친환경약을 2번 뿌려줬는데 살충제가 아니니 벌레들을 다 처리하지는 못하나봅니다. 네점박이 노린재들은 배추잎 사이사이에 들어가 교미하고있더군요. 어떤잎에는 알집도 있고... 메뚜기들도 엄청나게 들랑달랑. 배추흰나비애벌레도 어찌나 많은지요. 톡톡 뛰어다녀 톡톡이라고 부르는 벌레까지.

제 손에 잡히는 대로 죽였습니다. 왜 내 먹을꺼에 손을대????하면서... 그래도 옆에있는 인태가 안보도록 몰래 죽이려니 여간 힘들지 않더군요. 인태는 지루해하니 제 맘이 더 급해집니다. 작물에 있는 벌레들을 모른척 하자니 대만 앙상하게 남아버린 작물들이 눈에 아른거려 그럴수도 없더군요. 잡아도 잡아도 계속나올텐데...싶어 더더욱 벌레잡기에 몰두했죠.

 

7월 24일 브로콜리와 양배추 모종을 냈습니다. 브로콜리는 씨앗값이 비쌌는데 발아율도 낮았습니다. 아쉽지만 양배추로 대신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파종한 지 5주차에 하우스에 아주심기를 하고 8주차에 오가닉골드를 뿌렸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 확인해보니 애벌레가 엄청나게 많더군요. 그래서 오가닉골드를 한차례 더 뿌려주고 오늘로 2번 째 손으로 애벌레를 잡고있습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파종한지 4주 되었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그러는 동안 인태는 비탈진 풀밭에서 몇 번을 구르고, 생강밭앞에서 호스를 붙잡고 한참 서있더니 제 옆에와서 비닐을 뜯더군요. 풀뽑기 물주기는 엄청 잘 하는데 오늘작업은 인태가 어떻게 도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이먹고 흙장난하면서 제 옆에 앉아있어주니 고마울 따름이죠. 하지만...하우스안에서 일할 때는 인태 얼굴을 유심히 보게됩니다. 감자수확할 때 더위먹은 적이 있으니...조금이라도 덥거나 인태얼굴이 아니다 싶으면 빨리 데리고 나가야 합니다. 결국 오늘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뭐...먹을거리도 중요하지만 인태가 더 중요하니까요. *^^* 

 

이런저런 일이 많은 요즘은 사진기를 들고다닐 맘의 여유가 없네요. 배추흰나비애벌레, 메뚜기들은 쉽게 구분하실테고...노린재사진만 찾아서 올립니다. 

 

 출처 : 야생화 상수사진 (네점박이노린재)

출처 : 네이버지식백과 : 북쪽비단노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