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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얼마만큼의 물발자국을남기고 있나요?

 입추가 지났지만, 햇볕은 여전히 뜨겁다. 밖에서 1시간만 일해도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 그 상태로 오래 있으면 어느새 내 몸은 벌레들의 밥이 된다. 서둘러 집으로 들어와 더러워진 옷을 세탁기에 맡기고 샤워를 한다. 시원한 물 아래 서 있으면 행복하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 곳에 산다는 현실이 참으로 감사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깨끗한 물을 쉽고 편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도 될까?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물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심각한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란다캘리포니아의 많은 농가가 농사를 포기하고 있고이로 인해 실업률 증가와 농산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캘리포니아에 사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물 부족으로 인해 주 정부가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물청소와 세차를 제한하고 잔디밭에 주는 물도 자제시키는 명령을 내렸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물리고 있다고 한다아무리 물을 아껴도 물값으로 나가는 비용이 상당하다고 한다그런데 물 부족으로 인한 고통은 비단 미국에서만 겪는 상황은 아니다. 2020년 9월 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자원연구소(WRI)의 조사결과 17개 국가가 극심한 물 문제에 직면했으며, 20억 명이 물과 관련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혀졌다또 전 세계 어린이의 25%는 2040년까지 물 문제가 심각한 지역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고 WRI는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물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탄소 발자국이란 개념으로 정리하여 사람들에게 온실가스 발생 현황을 보여준 것처럼, 네덜란드의 아르연 훅스트라(Arjen Hoekstra)교수가 물의 소비와 오염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아 물 발자국 개념을 도입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상품을 생산, 사용,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쓰이는 물의 양을 물 발자국(Water Footprint)이라 한다. 예를 들어 커피 한 잔은 132L, 피자 한 판은 1,200L, 햄버거 하나는 2,500L, 소고기 1kg 15,000L, 돼지고기 1kg 5,900L의 물 발자국을 남긴다고 한다. 한국은 2015년 기준 일인당 하루 물 사용량이 282L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물을 많이 사용하는 국가라고 환경부는 보고했다. 기후위기로 물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요즘 오늘 내가 남긴 물발자국의 크기를 살펴보고, 물발자국의 크기를 줄이는 생활을 실천하면 어떨까?

이 글은 사단법인 한국알트루사 소식지 2021년 9월호[241호] 기후응급시대 꼭지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