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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마을

펌]행복을 나눠주는 <농촌 사회복지사>

 

강화도로 귀농한 사회복지사 김동설씨는 아직 부천의 사회복지센터로 출퇴근한다. 출근하면 팀장으로서 책임감과 업무량 때문에 그만한 피로와 스트레스쯤은 각오하며 일한다. 부천시 직장에서 얻은 피로와 스트레스는 강화도 집으로 퇴근하면 사라진다.

주말은 온전히 생태농장을 일구는 데 바친다. 주중에는 지역 밖으로 출퇴근하는 5도2촌 생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내에서 사회복지사 노릇을 하려는 생각이다. 생활이라는 만만치 않은 현실과 더 싸울 일이 아직 남아있기는 하다.

영광군 묘량면 소재지에는 지역일체형 농촌공동체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여민동락 노인복지센터’를 함께 꾸리며 모여 산다.‘공경과 나눔의 농촌복지공동체’를 표방하고 있다.

이곳이 고향인 강위원원장을 비롯해 권혁범팀장, 이영훈사무국장 등 농촌복지 삼총사는 이른바 한총련세대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젊은 날의 세파와 우여곡절을 딛도 사회복지를 공부한 후 가족들과 함께 복지공동체마을 건설을 위해 귀농을 단행했다.

국가보조 없이 사재를 털어 시설을 지었다. 보조를 받으면 하고 싶은대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1백명이 넘는 면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간보호, 물리치료, 급식, 목욕, 차량운행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여민동락은‘여럿이 함께 만드는 즐거운 세상’이라는 뜻이다. 말그대로 여민동락의 당당한 사회복지사들은 사람들이 돌아오는 농촌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려고 한다. 나아가 전국적 네트워크를 이루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한다.

 

사회복지사를 원하는 농촌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의 노인인구는 이미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노인인구가 40%를 넘는 면 지역도 적지 않다. 지역과 농촌은 거대한 자생적 양로원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노인 뿐 아니다. 여성, 청소년, 장애인 등도 농촌복지의 취약지대에 함께 놓여있다. 농촌은 가히 사회복지의 취약지대,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그런 농촌지역에서는 그만큼 사회복지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노인복지센터, 요양원, 지역자활센터, 지역아동센터, 방과후학교 등 농촌사회복지사를 원하는 복지사업체는 농촌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에 젊은이가 없듯이 농촌 사회복지시설에는 사회복지사가 별로 없다.

특히 농촌지역의 지역아동센터는 사회복지사의 손길과 윤리가 더욱 요구되는 현장이다. 생활고로 해체된 가정, 부모의 자리가 비어있는 조손가정 등, 농촌의 빈곤․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한 생존권 보호의 장, 공부방, 그리고 쉼터이기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의 생활지도사들은 교육, 양육 등 단순한 지원에서 벗어나,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의 정서 함양을 위한 교육, 음악․ 미술 ․공동체놀이 등의 문화 활동을 도와주어야 한다. 농촌지역 아이들에게 인성은 물론 지적 성장을 도와주는 책임감과 소명의식까지 요구된다.

처우는 열악하지만, 다양한 심성훈련, 상담과 권익보호 활동, 학부모 교육과 지역연계 활동 등 해야할 일은 산적하다. 농촌에서 적절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구조적 이유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 10인 미만은 시설장 1인, 아동 10∼30인 미만은 시설장 1인, 생활복지사 1인, 아동 30인 이상은 시설장 1인, 생활복지사 2인(아동 50명 초과시 1인 추가), 영양사 1인(아동 50인 이상인 시설의 경우)으로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생활지도사는 사회복지사 2급 이상, 보육교사 1급 이상 등의 법정자격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활동에 즐거이 참여할 수 있는 마음과 열정을 먼저 갖추고 있어야 한다.

농촌 사회복지의 현주소

농촌지역에서 사회복지 지원수준은 해당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대개 낮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예산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히 중앙정부의 복지부분 예산이 삭감되면 해당 지자체에서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 사회복지사업 전반이 위축될 불안정성이 상존하는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요양원이나 노인관련 기관들에게 생활지도사의 요건을 갖추라고 요구한다. 현실적으로 자립도가 떨어지는 대다수 농촌지역의 사회복지법인들은 외부의 지원이 없이 요건조건을 갖추기는 사실 어렵다.

가령 진안군 같은 경우에는 노인병상도 없어 수발보험 등이 시행되어도 타 지역의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복지대책이 취약한 정도를 넘어 부재한 경우다.

근본적으로 농촌에서도 사회복지분야에서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사회복지분야도 사회보장 체계로 일정한 보조금 수혜 방식에서 탈피해 사회보험 체계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보험으로 전환하면서 결국 경쟁유발, 경쟁을 통해 강자가 살아남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시장논리가 접목될 수밖에 없다.

갈수록 노인인구비율은 높아지고 그에 따른 사회적 부담 때문에 국가가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지역복지의 활성화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지역의 사회복지단체들이 연대해서 서로 협력하고 힘을 나누는 길이다. 지역의 특성과 처지에 맞는 마을 중심의 지역복지 모델을 찾아 함께 실천해나갈 필요가 있다.

가령 2005년도 참여정부가 사회복지분야에서 지역복지협의체가 구성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든 것은 혁신적이었다는 평가다. 다만 전국 234개 시․군․구 마다 지역복지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는 법률적 여건을 만들어 놓고도, 행정기관도, 민간단체도 준비도 덜 되고 의지도 부실해 문제를 풀지 못 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이렇듯 사회복지 지원에 취약한 농촌의 현실은 절박하다. 진안을 예로 들자면 65세 이상이 27.2%, 60세 이상이 34%, 50세 이상 41.4%다. 실제로 농촌마을에 들어가면 60세 이상 노인이 60~70%를 차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전국 고령화 비율 기준에만 잣대를 맞춰서 노인 복지사업을 하고 있는듯하다. 전국의 표본지역이 아닌 특정 지역과 농촌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부가 복지예산을 배정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현재 진안군에서는 기초 노령연금 70세 이상 노인에게 평균 6만6천원을 지급한다. 85세 이상 노인에게는 장수수당이 월 3만원씩 지급된다. 또 경로당 연료비를 20% 인상해 최저 2백42만원씩 경로당마다 지원한다. 진안군 재정자립도로 보면 결코 소홀하지 않은 수치라 할 수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운영의 문제가 여전히 지적된다. 독거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경로당 같은 곳에 마땅한 운영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체력단련, 레크리에이션 등을 할 수 있도록 강사 지원, 급식비 인상 등을 원하기도 한다.

또 진안군에는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2천4백여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노인인구에 비해 1/5 수준이라 그런지 노인복지에 비해 후순위로 취급되는 경향도 있다.

청소년수련관의 유소년 축구단은 공설운동장을 이용하지 못한다. 초등학교 운동장을 이용하려면 관리비를 내야한다. 면단위에서 체육대회를 할만한 공간도 돈을 요구한다.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경기를 하는 공간이 한 군데도 마련돼 있지 않다. 결손가정 아이들을 보살펴줄 쉼터도 전무하다.

진안의 지역자활센터에서는 조손가정이나 소년소녀가정에 재가 가사서비스와 급식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노인복지와 마찬가지로 이 예산도 진안군에서 10% 정도밖에 부담을 못한다.

그나마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복지시설 보다는 고용을 지원해주고 일자리를 창출해 주는 곳으로 지역자활센터를 규정해 버렸다. 복지적인 가치보다는 사람을 많이 취직시키고 기술도 가르쳐서 창업을 지원하는 창구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사회복지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수련관들은 서로 연계되거나 제휴하지 않고 서로 따로 돌아가비효율적이다.

진안군 같은 전형적 농촌지역 조차 농업인구 비율보다 일반산업 종사자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잠재적 위기요인이다. 여성이 가사만 전담했던 전통적 가정경제 구조가 맞벌이 형태의 구조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농촌지역 여성들의 일자리는 도시여성들의 전문직, 사무직이 아니라, 농공단지의 단순생산직, 요식업소의 서비스직 등에 종사자가 대부분이라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

이러한 농촌의 여성들은 스스로 자신의 임금이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게 마련이다. 진안군 같은 군소 지자체에는 일하는 농촌여성을 대상으로 한 상담센터나 여성쉼터, 여성단체가 전무하다.

장애인의 경우에도 복지현실은 각박하다. 지역자활센터에서는 지원하는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는 해당자의 10% 정도 밖에 지원을 받지 못 한다. 자기부담금을 낼 능력이 없어서 그렇다.

정신지체가 있는 아이들은 마을마다 집 방치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읍에 장애인복지관이 신축됐지만 문제는 프로그램과 컨텐츠, 그리고 사회복지사인 것이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방법

 

사회복지사(Social Worker)로 일을 하려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자격증 등급은 1․2․3급으로 구분한다. 1급 자격은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취득할 수 있다.

우선 사회복지사는 관공서 등 관련 공공기관에 의무화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비롯, 의료사회복지사, 정신보건사회복지사 등의 보건의료 분야를 비롯해 학교사회복지사, 자원봉사활동관리 전문가, 교정사회복지사, 산업사회복지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같은 곳에서는 농어촌복지활동가를 적극 양성하고 있다.

농어촌복지활동가란 기존 농어촌주민 중에서 복지사업에 관심있는 사람, 이장, 새마을지도자, 청년회와 부녀회 활동가, 귀농인, 종교인 등과 같이 복지활동가로 참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사회복지의 기초를 가르쳐 생활 속에서 복지활동가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대학생이나 대학을 졸업한 청년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농어촌사회복지사를 양성하는 교육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예비농촌사회복지사 양성과정은 전국 사회복지학과 대학생의 사회복지현장실습과 연계하여 농산어촌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추고 헌신적인 농촌사회복지사가 있는 곳을 지정해, 여름방학, 겨울방학 중에 한번 5주 동안 실습을 받는 교육과정이다.

현재 섬 사회사업가, 농촌 사회사업가 등을 양성하는 체계와 유사하게 농촌복지에 관심있는 대학생이나 청년 사회복지사가 농촌복지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에 가서 실습을 하고, 실습지도자에게 체계적인 지도를 받게 한다.

이때 실습비는 물론 교재 등 현장실습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구, 자료 등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한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 ‘농촌사회복지사’로 등록되고 본인이 원할 경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하는 농어촌행복플러스 사업의 실무자로 우선 추천된다. 전국의 농산어촌에 사회복지사로 일하고자 할 때 우선 추천되는 특전도 부여된다.

농촌복지활동가는 일차적으로 이장, 반장, 새마을지도자, 귀농인, 농어촌에서 활동하는 성직자 등 이른바‘비 사회복지사’, ‘농촌에 근거를 두고 있거나 농촌복지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농촌복지에 대한 기본과정을 실시한다. 이를 이수한 사회복지사를 위해 전문과정을 실시하는 것이다.

기본과정은‘농촌복지의 이해’ 정도의 교육내용을 오프라인으로 실시하고, 온라인 교육으로 연결시겨 기본과정을 이수시키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이수한 사람은 본인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농어촌에서 복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발굴하고 복지자원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가령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잘 알게 되면 마을에 사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하도록 안내할 수 있는 것이다.

기본과정을 이수한 사람 중 사회복지사라면 ‘전문과정’을 이수해 농촌사회복지사로 일하거나 농촌에서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할 수 있다.

전문과정은 농어촌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기, 농어촌에서 노인요양시설을 설치하여 운영하기, 농어촌에서 경로당을 복지공동체의 산실로 활용하기, 농어촌에서 마을 공금을 모금하고 잘 활용하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이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이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이해, 노인이 행복한 마을 만들기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모든 참가자에게는 교재를 실비나 무료로 제공하고 이수한 사람에게는 수료증을 수여한다.

그리고 현재 사회복지사라면 누구든지 뜻과 약간의 준비자금만 있으면 지역아동센터를 신고하여 설립할 수 있다. 노인요양시설을 신고하여 설립하고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정받아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수가를 받을 수도 있다.

또 아동복지법상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 노인복지법상 노인공동생활가정(그룹홈), 노인복지법상 노인복지시설인 ‘경로당'을 주민을 위한 복지공동체의 산실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귀농인이라면 자신이 터로 삼고 있는 마을을 노인이 살기좋은 마을로 만들 수 있다. 큰 돈을 들여야 할 수 있는 게 복지사업이 아니라는 말이다.

근본적으로 농촌의 사회복지사업은 기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 마을에 있는 사람이 함께 풀어간다는 지역의 공감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사회복지는 인간에 대한 예의다. 서로 공감하고 서로 존중하는 덕목이야야말로 사회복지사로 내딛는 첫걸음에 준비해 두어야하는 출사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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