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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책

태아는 알고있다.


6개월 된 태아가 의식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생리학적, 신경학적, 생화학적, 심리학적 연구에 의하여 밝혀졌다. 이때가 바로 태아가 인간이 되는 신비로운 순간인 것이다. 태아는 이미 기억할 수 있고 심지어 학습까지 할 수 있다.


이 책은 반신반의하며 읽었다.
또 한편으로는 내 감정, 생각, 의식들이 내 배속 아이에게 고스란이 전달된다고 하는 그 사실이 부담스러워 덮어버리고도 싶었다.
모르는게 약이야~라는 생각에...하지만, 어느 부모나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싶지 않겠나...싶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순간순간 갖게되는 생각, 감정들을 신랑에게 이야기를 하고,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는 신랑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실 아이가 생기기 전 나는 상담치료를 시작했다.

마음에서 시작한 병은 마음을 치료하는게 우선

결혼 전 나의 가장 큰 오류는 "결혼하면 왕비처럼 살꺼야"이다. 물론 우리 신랑이 결혼 전에 이런것들을 약속한 적도 없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내가 갖고있는 결혼환상이라고 해야할까? 혹은 그런것이 이상적인 결혼생활이라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내가 왕비처럼 대우받고자 한다면, 나 또한 내 신랑을 왕처럼 대우해야 하는건데... 그래야 부부인것임을 내 깊은 속에서는 마님을 모시는 머슴과 함께 살고자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따져보면 말도 안되는 생각들이 내 안에 너무도 많이 있었다. 바보같이.

그래서 나의 신혼기간...설레이고 신나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답답하고 괴롭기도 했다. 나와 함께 살고있는 사람이 정말 내가 알고있던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그러나 내 속에 있는 생각, 감정, 말들을 잘 표현하지 않고 또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화를 낸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미숙한행동이라 여겼기에 나의 마음은 병이 들어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쩜 가장 큰 문제는 "상대가 나와 다르다 ."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던것 같다. 그래서 자꾸 몸이 아팠다. 뭐...하루이틀일도 아니고, 다니는 한의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데, 어느날 부터 약도, 침도 잘 듣지 않는다. 선생님이 이상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나를 방으로 부르셨다.

"요즘 뭐 힘든일 있으세요?"
"네? 뭐...제가 하는 일이 그렇잖아요. 맘대로 안되죠 뭐~"
"신혼생활은 어때요? 혹시 맘대로 안되는게 있나요?"
"네? 아뇨. 다 좋은데요~"
그런데...말이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내 눈에 눈물이 뚝뚝...떨어졌다. 선생님은 일이 고단하고 힘든것은 그 일을 때려지면 그만이지만 사람과의 관계가 생각대로 안되면 그 스트레스가 커서 몸이 아플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나의 체질은 스트레스가 생기면 모든 기운을 다 막아버리면서 노폐물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살도찌고, 변비, 생리통 등등의 이상현상들이 발생한다고 한다. 약을 먹자고 하셨다. 그리고 약을 먹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을 신랑에게도 알렸다.

신랑은 매우 놀라했다. 그리고...점점 먹는 양이 늘어나는것도 불편했다. 그러다가 교회에서 "알투르사"라는 무료상담소를 운영하시는 문 선생님과 이야기를 먼저 나누고 그분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마음에서 생긴 문제는 마음에서 풀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선생님과 상담하는 날은 머리가 터질 듯 아팠다. 내가 갖고있는 틀에 생각할 것들을 계속 던져주시기 때문일까? 또 특별히 내게 무언가 지침을 주시지도 않는다. 다만 하나하나 질문을 하실 뿐...그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하면서 나는 어떤 틀에 갇아놓은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틀에서 조금씩 나오기 위해 상담한 내용, 그래서 신랑과 관계에서 서로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 나의 아픔 모든것을 신랑과 나누기 시작했다. 지금가지 2번의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이후 크게 달라지는 내 자신을 느낀다. 그리고 상담해 주시는 선생님이 있다면 내 옆에서 내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내 손을 잡고 한발짝씩 걸어나가는 신랑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내 스스로 억눌렀던 수많은 감정들에서 자유로워지있다. 책의 내용을 소개하기 전 나의 이야기를 길게 적은 것은 태아를 품고있는 엄마의 마음이 태아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마음의 평정, 또 감정의 자유로움을 얻을 때까지 아이가 날 기다려 준 것은 아닌가 싶다. 마음의 변화가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고질적으로 아팠던 부분들이 사라지고 한의원에 갈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태아는 듣고, 이해한다.

생리학적으로 엄마의 몸이 다른사람의 눈에 특별히 달라진것을 보이기 이전에 아이의 중요한 부위는 다 만들어진다. 임신 2달인 5주가 (난 이때 아이가 생긴 줄 알았다) 지나면 아이가 복잡한 조건반사 활동을 시작하고, 8주가 지나면 머리,팔,몸통을 움직인다고 한다. 심지어 4개월인 16주가 지나면 얼굴 표정이 또렷해지고 기본적인 조건반사를 습득하는데 자궁 속에 있는 태아의 눈커풀을 어루만지면서 몸통 전체를 움츠리거나 눈웃음도 짓고 입술을 만지면서 빨기도 한다고 한다.
  • 촉각발달 : 4~8주 태아는 찬물을 싫어해서 엄마가 냉수를 마시면 태아는 엄마의 배를 차면서 불쾌감을 표시한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아이가 배속에서부터 맛을 알기 시작해서 엄마가 먹은 음식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태어나 서구에서 자란 입양아들도 매운 한국음식을 먹으면서 그 맛을 느끼고 감동받는다고 말한다.
  • 청각발달: 24주가 지난 태아의 세계를 지배하는 소리는 두근두근거리는 엄마의 율정적인 심장소리이다. 그 리듬이 규칙적이면 태아는 모든 것이 이상없다는 것을 안고 자신도 안전하다고 느끼며 안도감에 젖는다. 그런데 엄마의 감정,심리상태가 불안하면 이 심장뛰는 정도가 달라지게된다. 때문에 태교음악과같이 엄마가 스스로 자신의 심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태교음악은 늘 클레식을 들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없다. 엄마의 기운이 떨어져 심박이 늦어질 때는 좀 신나는 음악을 듣고, 또 너무 격한 상황에서는 차분한 음악을 들어 감정을 평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시력발달: 16주가 지나면 태아는 빛에 민감해진다. 그래서 엄마들에게 밝은색깔 혹은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어 아이에게 색을 가르쳐주라고 임신교실에서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태아의 시야는 신생아때까지 30~40cm이내인데 그 이유는 아이가 머물렀던 자궁의 크기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엄마의 감정이 태아에 미친영향에 대한 증거로 여러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언급하고 있다. 최면치료를 통해서 혹은 이런저런 상담내용을 통해서...특별히 출산에 대한 엄마의 태도들이 태아심리에 반영하는데, 엄마가 적극적으로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고 축복하는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겉으로는 행복해하지만 속으로는 다른생각을 갖고있는지 반면 겉으로는 원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원한다던지...때문에 이중적인 마음을 갖고있는 엄마의 경우 태아는 두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받으면서 정신적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고 한다.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엄마가 태아를 품고있는 동안 건강한 생각, 긍정적인 사고 또 아이와 만날것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이 아닐까 싶다.

엄마가 되기위한 준비

"분만은 병리학에서 말하는 질병 상태가 아니다. 아기는 '받아 내는 것'이지 외과적으로 '태어나게'하는 것이 아니며 산모를 환자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다루어야 한다. 산모는 어머니로서 권리가 있다."

이 책에서 얻은 것 중 또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 지지받는 느낌을 받은 부분은 바로 이 내용부분이었다. 임신에서 출산까지. 이것은 새로운 세계이기 때문에 나로서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내 몸안에서 새로운 생명이 자라고 있다고 알게 된 것은 5주 4일째. 보건소를 찾아가고 또 우리 동네에서 가장 크고 좋다는 산부인과도 찾아갔자. 보건소에서는 임신확인검사를 해 주고 어느 병원으로 갈건지 계속 물었다. 병원을 꼭 정해서 다니라는 것이다. 임신확인증은 보건소의 역할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신랑이 퇴근할 시간을 기다려 병원에 갔다. 저녁시간이라 야간특진료가 붙고 또 의사선생님이 많은 환자를 봐야하기때문에 상담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임신진단과 상담은 5분도 채 안되서 끝났다. 6주 미만은 질초음파를 통해 임신확인을 한다. 물론 그 병원의 기계는 좋아보였다. 의사도 굉장히 능숙하게 그 기계를 다루면서 순식간에 애기집을 찾아 내게 알려주었다.

"아기가 자리를 잘 잡았네요? 됐어요. 옷 갈아입고 오세요."
딱딱한 그 말투에 아기집을 보면서 놀라고 감탄하며 입을 벌린 순간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의사앞에 앉았다. 기다리던 신랑은 입도 뻥긋 할 새도 없이 의사는 종이에 "여기여기 약 사서 드시고요 다음주에 오세요~"하고 우리와 이별했다. 간호사의 인도를 받으며 밖으로 나와 수납창구에서 3만6천원을 내고 병원밖으로 나왔다. 이건 아니지 않나??

기계적인 관계속에서 난 방금 만난 의사에게 어떤 신뢰도 갖지못했다. 저 사람이 지금 내 몸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처방한 영양제가 내게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조차 모르면서 어떻게 저렇게 자신있는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이런 감정은 옆에있던 신랑도 동일하게 느낀 부분이었다. 이 병원을 다시 가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면서...."농부와 산과의사" 책을 읽으면서 출산산업이라는 것에 눈이 띄이고 먼저 아이를 출산한 선배들의 조언을 얻으면서 난 결국 조산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이를 품은 나는 병자도 아니고 출산은 나와 태아가 힘을 합쳐야 하는 일이며 옆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를 돕는 이들이다. 라는 생각이 명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조산원(난 답십리에 있는 일신조산원에 다닌다. 집이랑 가깝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고 처음 조산원에 가서 상담받았을 때 나을 대하는 원장선생님과 다른 조산사선생님이 따뜻했기 때문이다. 한달에 한번 조산원에가서 상담받으며 태아와 내가 건강하기 위한 조언을 얻었다.) "일본할머니가 들려주는 생태육아일기"에서 생활속에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알고 태아에게 보다 건강하고 또 태아의 환경인 나의 자궁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노력들을 시작했다.

  • 유기농음식먹기 : 독성화학물질인 농약과 멀리하기 위해 임신중 가장 신경쓴 부분이다. 물론 그 전 부터 우리가 살고있는 땅의 건강을 위해 난 농부들이 유기농사를 적극지지하는 한 사람이기도 하다.
  • 계면활성제피하기 : 세제에 무척많다. 계면활성제에 대한 궁금한 부분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기 바란다.
  • 산책하기, 신랑과 아이맞을 준비하기: 어떤 책의 제목처럼 우리 아이의 첫번째 선생님은 우리 부부이기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우리의 철학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했다. 때문에 신랑과 주변 공원이나 동네산책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모르는 것 투성이다. 선배들과 책들을 통해 많은 조언을 얻고있다. 물론 얻게되는 조언들을 내게 얼마나 수용하고 적용할지는 나와 신랑의 몫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얻은 정보들도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만큼 내가 받아들일 것이다. 다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 상담들을 소개해 준 저자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