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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거리의 예수들

MBC의 W는 오늘도 나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외롭고 서러운 상황에 놓여있는 LA의 노숙자들의 모습을 소개한 W의 시선은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돌로레스 성당에서 잠시 머무르며 느낀 따뜻한 공동체의 모습, 그리고 스스로를 그 상황에서 구해내고자 노력하는 모습들 더불어 최근 경제위기로 새롭게 길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이 내용을 보면서 내가 만났던 노숙자들이 떠올랐다.  난 그들을 잘 몰랐지만, 추운데서 자는 것이 안쓰러워 겨울에 컵라면을 나눠주고, 내가 살았던 스리랑카 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주위 친구들과 은혜를 나눈다고 음식을 포장해서 자고있는 그들 머리맡에 두고 돌아왔었다. 하지만 이런 행위들은 단순히 그들을 불쌍히 생각되는 불편한 나의 마음을 해소하기 위한 소극적인 행동이이었다. 단순히 현재의 배고픔을 해소하기위해 눈에 보이는 먹을 것을 건네주기 보다 그들과 손도 잡고 눈을 마주치고 또 마음을 나누는 것이 그들에겐 더 필요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W를 희망을 꿈꾸는 노숙자들을 만나게 됨을 감사한다. 그리고 돌로레스성당의 신부님, 자원활동가들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고기가 아닌 고기잡는 방법을 그리고 따뜻한 시선과 나눔을 배웠다. 언젠가는 나도 그분들처럼 따뜻한 사람이 되길 꿈꿔본다.

아래는 퍼온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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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빈민가에 위치한 돌로레스 성당은 저녁 8시만 되면 특이한 풍경이 펼쳐진다. 남루한 행색의 히스패닉 계 노숙자들이 성당 곳곳에 간이침대와 침낭을 놓고 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성당 신자들도 함부로 발을 올려놓을 수 없는 십자가 밑 제단까지 성큼 올라와 잠자리를 준비하는 노숙자들. 그 어느 장소보다도 성스러운 성당에 가장 초라한 행색의 노숙자들이 가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백만장자 25만 명이 거주하는 화려한 도시, 로스앤젤레스. 하지만 이곳은‘미국 노숙자의 수도’라는 오명을 쓴 곳이기도 하다. 미국 전체 노숙자 74만 명 중 약 10%인 7만 3천 명이 LA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 폐차, 폐가, 길거리, 터널 안 등 LA 도시 곳곳이 노숙자로 넘쳐나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LA의 골칫덩어리 노숙자들을 온 몸으로 환영해주는 곳이 있다. LA교구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보일 헤이츠(Boyle Heights)에 위치한 돌로레스 성당. 가장 낮은 곳에 자리 잡은 이 성당은 가장 낮은 사람들을 기꺼이 맞아준다.

 거룩한 노숙자들이 모이는 곳, 돌레로스 성당

LA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다니는 성당에서 어떻게 매일 60명의 노숙자들에게 거처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일까? 주임 신부인 산타로사 신부는 노숙자들이 성당을 더욱 거룩하게 만들어 준다며 입을 열었다. “어떤 분들은 제일 가난한 지역에 살아도 복 받았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자신보다 못 가진 자들을 돕는 거예요. 이것이 우리 성당의 비밀이랍니다.”돌레로스 안에서 학부모는 요리를 준비하고 학생들은 음료와 접시를 나누며 허물없이 노숙자들과 함께 어울린다.

 

돌레로스 성당의 아름다운 비밀은 1988년 12월에 시작되었다. 수천 명의 엘살바도르 사람들이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오갈 데 없는 망명자들을 돌레로스 성당이 돌보아 준 것. 시간이 지나면서 성당은 일자리를 찾아 국경을 넘어 온 히스패닉 계 불법체류자들의 거처가 되었다. 20년 동안 이렇게 거쳐 간 사람만 1만 5천 명이 넘는다. 최장 3개월 동안 머물 수 있는 이곳에서 노숙자들은 숙식뿐만 아니라 영어공부, 대중교통 이용법, 예금 저축 방법 등 실생활에 필요한 것을 배운다.

목숨을 걸고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왔다는 한 노숙자는 돌레로스 성당에서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다. “산 4개를 넘고 오는 도중, 동료를 잃었어요. 너무 힘든 길이었죠. 외로움과 체념, 마약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만 이곳에서 저는 다시 태어났어요.”피부색은 달라도 가족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행복하다는 파블로 씨. 이제 그는 가족과 함께 할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세상의 밑바닥이 아닌 밑받침인 사람들

노숙자들이 성당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노숙자들도 성당의 일부분이 되어 청소를 하고, 서로를 돕는다. 성당 운영을 돕고 있는 봉사자 라켈씨는 노숙자들도 아름다운 공동체의 구성원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분들 역시 능력이 많은 분들이고, 당신의 아버지, 삼촌, 혹은 사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해요.”

 이발사 후안, 폐품을 주워 생계를 잇는 그레고리, 레스토랑 매니저를 꿈꾸는 미구엘,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호세. 돌레로스 사람들은‘노숙자’라는 딱지 하나로 취급되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꿈을 응원해 준다. 오갈 곳 없는 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당장 먹을 한 끼가 아니라 따스한 말 한마디였음을 돌레로스 식구들은 잘 알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노숙자들을 ‘그들’이 아닌‘우리’의 일부분으로 껴안는 따스한 사람들을 W에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