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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마포청소년문화의집 [비전학교] 학생들의 농촌활동

펑펑펑~~화려한 불꽃놀이를 구경한 듯 멍~ 합니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차를 우리 모자는 멀끔히 바라만 봤습니다.

인태가 원할때마다 같이 눈 마주치고 노래부르고 놀던 현진이.

수줍은 듯, 폼잡는 듯 하면서도 늘 함께했던 준성이.

폭풍노동 후 골아떨어져버린 찬영이.

아이들이 모이면 주도하기보다는 옆에서 조력했던 모현서선생님

사진찍으랴 아이들챙기랴 바빴던 김숙현선생님

그리고 인태아빠이고, 내 신랑이고, 비전학교선생으로 장시간 운전했던 봉석씨까지.

떠나는 차를 바라보며 인태는 또 한번 눈물 쏙~빼며 헤어짐을 경험합니다. 

 

 

어제 반나절만에 서울 마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출발한 비전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장수 하늘소마을 "꼬농인태네 텃밭"으로 왔습니다. 

 

오늘길에 대전에 있는 맛집에 들렸다 오느랴 그랬다네요~^^;;;

순대국밥. 저때문에 잘 못먹는 음식인데...봉석씨가 좋았겠습니다. ^^:;;

 

 

예정보다 늦게 도착한 비전학교팀은 순식간에 짐을 풀고 따뜻한 차로 몸을 다 녹이기도 전에 김장채소가 있는 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일텐데 아이들은 커다란 배추와 무우를 번쩍번쩍 들어 나르더군요. 마치 영화 어벤져스 주인공들 처럼.

 

 

 

 

밭에있던 배추는 한쪽에 쌓아놓고, 무우는 혹시 모를 날씨때문에 별채안으로 들여놓았습니다.

 

 

해 질때까지 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참 잘했습니다. *^^*

 

 

수확한 무우와 쪽파, 그리고 미리 준비한 마늘, 생강 등 "꼬농인태네 텃밭"에서 자란 유기농 채소들로 무채김치를 만들었습니다. 걱정과는 다르게 이제 중학교1,2학년 그리고 고등학교1학년 아이들이 제법 속도있게 잘 일을 해 줬습니다. 제가 이들 나이때에는 이런건 모두 엄마가 하는 거라 생각하고 그냥 공부만 했었는데...참...제 자신이 부끄럽고 또 이렇게 시골에 와서 우리가족과 함께 해 준 학생들이 대견하더군요.  ^^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인태와 비전학교 선생님, 학생들은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인태가 자기만한 기타를 질질 끌고 와서 기타를 꺼내고 케이스를 바닥에 펼쳐놓더군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넣으라고 강요하고...^^:;;(지하철 역에서 기타케이스에 돈을 넣고 공연을 본 것이 기억났나봅니다.) 또 노래부르라고 하면서 시작되었죠. 4살 어린아이의 부탁에 선생님과 학생들은 인태의 작은 악기들 그리고 차를 마신 컵을 활용해 훌륭한 연주를 했습니다. 예전 스리랑카에서 만났던 친구 Ben가족들이 벽난로주변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하나 둘 악기를 갖고와 합주를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벽난로도 좋은 악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참 흐믓한 광경이었고 신나는 음악회였습니다.

 

 

 

 

시장했던 배는 우리집에서 난 채소, 또 다른 장수의 산동네 대성리에서 방목해 키운 꺼먹돼지로 보쌈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들에게 드리는 장수 숯불구이 삼겹살까지. *^^* 든든하게 배를 체우고 화목보일러에서 구워낸 군고구마와 함께 자박자박 우리가족이 시골로 이사 온 이야기들을 꺼냈습니다. 농사이야기, 환경이야기 그리고 나의 검정고시 시설까지. 그렇게 밤은 깊어깊어 갔고 별도 빛났습니다.

 

 

아침 기상과 함께 차가운 기운이 있는 마을을 다 같이 산책했습니다. 그리고 현진이의 프렌치토스트로 아침을 먹고, 준성이와 모현서선생님이 점심을 위한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갈길이 멀기에,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며 우리는 손을 흔들었습니다.

 

안녕~ 또 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