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나라살이/필리핀이야기

마닐라에서 CLSU로 가는 길

2월 6일 0시

필리핀 마닐라지역 Malate에 있는 Executive plaza hotel도착. 노랑택시를 타려했으나 차가 워낙 작아 큰 하얀색 밴을 이용해 호텔까지 이동했다. 한국에서 제주항공을 이용해 필리핀으로 도착하기까지 정말 기체가 많이도 흔들려 무슨 일 일어나는 거 아닌지 머릿속이 여러 차례 하얗게 되었다. 옆에 앉은 인표와 집, 적정기술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려 했는데……. 순간순간 세월호 생각도 나고,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인표는 옆에 있어 어떻게 해 보겠는데 저 앞에 있는 혜원이랑 정현 이는 어떠하나? 문이랑 가까우니 먼저 구조되겠지?’하며 혼자 여러 편의 소설을 썼다. 인표가 사줬던 커피를 비행기 타느라 다 못 마시고 버린 커피도 자꾸 생각나고 가족 이외에 누군가의 보호자가 되고 보니 기우가 많아지네.

 

오전 9시

인표가 아침 일찍 호텔주변을 돌아보며 우리의 아침식사 장소를 알아봐줬다. 해산물을 못 먹는 혜원이를 위해 다양한식당을 알아봐준 인표에게 감사. 식사를 한 곳은 인근 한 호텔식당. 가격도 저렴하고 한가해서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제 CLSU로 가야한다. 혜원이가 Google의 안내를 받아 우리를 안내했다. Executive plaza hotel에서 pedro 길을 따라 약 700m를 걸었다. 출근길이라 사람들도 많고 길이 평탄하지 않아 꽤 멀게 느껴진다.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먼저 지상철을 타야하는데, 지상철 역입구에서는 짐가방을 검색. 잘 열리지 않는 짐가방을 열어 검사를 다 받고 표를 사려는데 매표소에서 우리는 건너편에서 타야 한다고 한다.

 

 

긴 한숨과 함께 땀뻘뻘 흘리며 건너편으로 올라가 다시 검사받고, 매표소에서 LRT 1번 라인에서 발리따왕역 도착. 역 앞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렸다.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했는데 그제야 우리가 쿠바오 버스터미널로 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났다. 사라진 줄 알았던 기억들과 함께 나의 실수를 깨달았지만,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 같다. 이미 터미널에서 어느 정도 사람들을 태우고 떠난 버스들이라 우리가 타야하는 버스는 이미 만석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냥 CLSU에서 1시간 떨어진 Cabanatuan까지 가는 버스에 탑승. 간밤에 잠도 설치고 더운 날씨에 오래 걸어 힘들 텐데 걱정하는 내게 이친구들은 재밌다며 웃어준다. 고맙게도.

 

또 버스정류장에서 자신이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가 버스를 탈 때까지 기다려주신 아저씨와 비록 오랫동안 왔지만, CLSU를 지나가는 버스로 바로 환승할 수 있게 도와준 버스차장에게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