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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녹색연합

[녹색연합 신입활동가] 지구를 살리는 유산균이 되겠습니다!

신념과 직업을 일치시키고자 녹색연합에 지원하여 환경운동을 시작한 신입활동가들이
환경운동가로서 잘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앞으로 신명나는 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녹색연합의 새싹들이 잘 뿌리내려, 지구 지킴이로 활약할 수 있도록 격려 부탁드립니다.







녹색연합은 본부 외 8개의 지역조직과 6개의 전문기구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에 본부가 있고,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원주, 공주, 설악에 지역 녹색연합이 있다. 그렇다면 올해 녹색연합에서 환경운동의 길에 첫 발을 내딛은 신입활동가들은 몇 명일까?

전국의 녹색연합 신입활동가들이 모여 그들만의 시간을 가졌다. 같은 듯 다른 이유로 녹색연합에 들어와 다른 듯 같은 꿈을 꾸는 새내기들의 진중하면서도 발랄했던 현장으로 고고씽!

지금, 만나러갑니다 (2004,일본)

2008년에 활동을 시작한 친구들은 모두 23명. 그 중 15명이 참석했다. 신입활동가들은 워크숍에 참여하기 전에 간단한 자기소개 항목을 작성했다. ‘나’는 누구인가. 녹색연합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본인과 단체의 비전은 무엇인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등.



안근호(인천/연안보전부)님은 귀농을 고민하다 도시를 벗어나 혼자만의 꿈을 꾸는 것이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 녹색연합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했다. 녹색연합 활동으로 아버지와의 소원해진 관계가 고민이란다. 본인의 이름이 싫어 ‘넝쿨’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박정희(인천/시민참여부)님. 넝쿨님은 같이 활동하는 활동가 나이의 딸이 있는 주부이시다. 어머니가 변해야 아버지도 변하고, 아이들도 바뀔 수 있다는 신념으로 녹색연합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했다. ‘주 5일, 하루 8시간 탄력적 근무’라는 문구에 혹해 지원했다는 김희정(본부/정책팀)님의 말은 좌중의 가장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속았다는 중평과 함께. 황민혁(본부/녹색사회국)님은 자신을 개똥벌레에 비유했다. 낮에는 개똥이나 굴리고 볼품없지만 밤에는 반딧불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밤하늘을 아름답게 하는 개똥벌레. 우재희(대전충남/대안사회국)님은 자신을 ‘엿’이라고 했다. 엿이라. 순간 경직되어버린 분위기. 그러나 우재희님은 “엿은 달콤하기도 하고, 때론 딱딱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좌중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한 번 써 먹어보라. “저는 엿 같은 사람입니다.” (주의사항 : 부연 설명할 시간은 목숨 걸고 확보하라)

아름다운 비행 (1996,미국)

자기소개 후 신입활동가들은 녹색연합 공채 1기이자 현재 유엔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에서 환경담당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남상민 선배님으로부터 녹색연합의 지난 발자취에 대해 들었다. 국내에서 환경문제가 크게 주목받게 된 계기는 1991년의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이었다고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녹색연합의 모태인 푸른한반도되찾기시민의모임, 배달환경연합이 생겼고, 이 두 단체와 녹색당창당준비위원회가 합쳐져 1994년 4월 배달녹색연합이 탄생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5년부터 녹색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녹색연합은 활동 초기부터 대안을 제시해야하겠다는 목적으로 전문성에 방점을 찍었다. 독자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으며 왕피천 보전지역 지정, 백두대간 개념 확립 등의 성과도 이뤄냈다. 그러나 녹색연합은 사회운동 주변부의 사람들이 모여 단체였기 때문에 전문가 활용에 있어 한계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생적 특징은 오히려 기존 운동의 흐름과 구별된 창발적인 운동을 가능하게 하였다. 녹색연합 창발성의 발현은 ‘대중성의 확보’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활동 초기부터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대중적인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대기오염 모니터링, 서울시 대기질 환경지도 작성, 샛강을 살립시다 캠페인(1993) 등을 진행하였다. 또한 그린씰 판매, 환경창작가곡제, 초록학회 등을 개최하여 환경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노력하였다.





녹색연합의 활동영역은 1994년 습지, 1997년 백두대간으로 점차 확대되어갔고, 1998년부터 진행해온 반핵운동도 꾸준히 지속해갔다. 또한 푸른한반도되찾기시민의모임과의 결합으로 시작된 미군기지 대응운동은 2000년 맥팔랜드 사건 등으로 녹색연합의 대표적인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미군기지 대응운동은 ‘녹색’의 영역을 환경뿐만 아니라 ‘평화’까지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한국 환경운동의 지평을 크게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미군기지 평화운동과 2000년 낙선운동은 우리가 추구하는 환경이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하며, 협소하게 머무를 수 없다는 의미를 부여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남상민 선배님은 다음과 같은 당부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기후변화 자체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환경사회를 크게 변화시키는데 녹색연합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기후변화는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생태적 근대주의, 녹색의 주류화로 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방식 자체가 어떻게 녹색으로 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자신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회로 국제환경을 어떻게 활용한 것인가를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루를 있더라도 본인이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일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밀리언달러베이비 (2004,미국)

밤새 비가 내렸다. 아침까지 이어진 비는 신입활동가들이 수목원으로 출발할 즈음 그쳤다. 국립수목원 곳곳에서 죽은 나무를 볼 수 있었다. 안내를 해 주신 숲해설가 아치아빠님은 “죽은 나무에는 애벌레, 버섯 등이 삽니다. 죽음이 삶과 분리되지 않는 삶이죠. 즉 공존하는 삶입니다. 반대로 지금의 현대사회는 병원에 가서야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분리된 삶이죠. 어떤 삶이 더 나은 삶일까요.”



수목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체험은 ‘낮은 곳에 있는 곤충의 눈으로 세상 보기‘였다. 우리는 손바닥만한 거울을 눈 바로 밑에 대고, 앞 사람 어깨에 손을 얹고 50여 미터를 걸었다. 중간 중간 비명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늘에도 길이 있었고, 그들 시각에서 본 세상은 우리의 것보다 넓고, 높았다.





아치아빠님은 이 놀이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은 시각에 크게 의존합니다. 그래서 다른 감각은 많이 둔화되어버렸죠. 눈을 감고 여기에서 저기, 약 5m가량도 제대로 가지 못합니다. 그러니 숲에 오면 손과 귀, 마음으로 보시고 다양한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지현(대전충남/생태도시국)님은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임창곤(광주전남/녹색사회부)님은 인간이 지구의 HIV 바이러스가 아닌 유산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심히 자라자. 열심히 자라 희망이 되고 지구를 살리는 유산균이 되자.